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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들어야 할 글귀

남녀 간의 결혼 궁합에 대하여 (2)

[ 결혼 궁합에 대하여(2) ]

 

  샤르트르는 인생을 BCD라고 정의했는데 B = Birth(출생), D = Death(죽음)이고 그 중간의 삶은 C = Choice(선택)이라는 의미이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인간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매번,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내려야 하는 선택에 따라 그다음에 벌어지는 자신의 인생 여정이 사뭇 다르게 전개되기 마련이다.

 

  미국의 저명한 시인이었던 Robert Frost의 시에서 나오는 것처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내가 가지 않은 길이 되기 마련이고 대부분 내가 선택한 길의 결과가 과정의 힘든 정도에 따라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를 할 수도 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도 있으며 못내 아쉬움에 젖어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내가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데 고차원의 양자역학에서 이야기하는 다중우주의 개념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인간이 가지는 매순간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내릴 수 있는 선택은 무한하겠지만 크게 분류하자면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 학과, 직장, 여행지, 금융상품, 술의 종류, 음식, 의류, 신발, 자동차, 보험 등 직접적인 선택에 따라 바로 또는 이후에 결과가 나타나는 항목이나 순간적 선택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기에서 청허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선택은 자신의 진로적성과 직업 그리고 바로 자신의 배우자일 것이다.

 

  학교나 전공도 사실상 대한민국의 교육 형편을 보면 진정한 그 사람의 장점과 특징을 잘 살려서 인생 자체를 즐겁고 보람차며 경제적이며 대외 명예, 입신양명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고등학교의 성적에 따라 수시나 정시를 통해 선택하기 마련이며 부모의 교육수준이나 가정형편에 따라 울며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분야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 속한 국가 사회 정치적 영향이나 홉스테드가 언급한 차원 모형에 따라 선호하는 직업군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 실제 선택의 순간에 선 한 인간이 정말 자신을 이해하고 적성에 맞는 선택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독신주의를 제외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께할 배우자(반려인)에 대한 선택이다. 어쩌면 적합 적성을 살린 직업의 선택보다 형이상학적이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배우자를 선택할 때 보통 어떤 기준을 가지게 결정을 하게 될까? 배우자의 외모, 성격, 직업, 교육수준, 상대방 가정의 수준, 배경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기준들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에게 이성으로 서로 이끌리는 매력도 매우 중요한 선택요인이 될 것이다.

 

  평생을 아저씨나 동네 오빠 또는 무덤덤한 감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영화나 드라마 특히 아침 드라마에 보면 고위직이나 초 호화급 부자들은 그 격에 맞는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이성적인 매력이나 사랑이라는 감정 없이 맺어져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비극적 상황들을 소재로 많이 다루곤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근래 주변 상황들을 보면 비슷한 경우를 많이 접하곤 한다.

 

  청허를 찾아오시는 많은 수의 부부들과 예비부부들이 결혼 전이나 결혼 후에 이런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갈등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문제를 호소하고 있고 삼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기막힌 경우들도 많이 접하곤 한다.

 

  그리고 정말 단연코 70% 이상의 경우가 성격 차이를 호소하고 있고 나머지는 배우자의 외도, 변심, 경제적인 문제, 무관심, 애정의 소멸 등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혼했거나 이혼을 결정한 부부, 결혼 직전에 이별을 선택한 커플들의 궁합이 무조건 서로가 맞지 않고 사주팔자에 뚜렷하게 이혼 가능성이 있었던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못지않게 많았다.

 

  즉, 무조건 사주팔자에 이혼이나 이별이 강하게 있다고 이혼하고 그렇지 않다고 이혼하지 않거나 이별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무난하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서로 간의 성격 차이나 외도, 변심, 애정의 식음, 경제적 이슈도 중요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결혼 전과 결혼을 전제로 한 상태 또는 결혼 이후의 상대방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에서 그 원인이 시작되고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남자나 여자나 서로에 대한 강한 이끌림으로 세상의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순수하고도 강렬한 믿음이 있었겠지만 결혼을 하고 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상대방의 단점이나 차이를 좁히기 힘든 차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청허가 나름대로 내린 신뢰성 있는 통계를 보면 이 문제가 남녀의 이혼이나 이별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즉, 쉽게 말해서 연애를 할 때는 하루에 몇 번을 봐도 지겹지 않고 옆에 있어도 그리울 정도로 강렬했던 서로에 대한 감정 뒷면에 숨어 있는 성격의 차이, 소비관점의 차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수준이나 양가 집안의 갈등적 요인들에 대한 감정들이 결혼 이후에 하나씩 둘씩 나타나게 마련이고 이렇게 쌓인 감정의 골들이 최악의 경우 원수 관계로 서로를 증오하게 만드는 감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단언하건대 이 문제는 단순한 일반적 궁합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가진 선천적 특질이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허는 오행 상의 궁합을 중심으로 서로의 천간, 지지, 명궁, 불상성, 원진, 공망, 현재의 직업도 살펴보고 향후의 대운의 흐름도 중요시하게 보지만 두 사람의 사주팔자 상에 나타나는 숨겨진 특성이나 성격, 기질을 보고 궁합을 보러오는 두 사람이나 가족들에게 이런 부분을 미리 알려주고 서로 간의 배려와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궁합은 가장 흔히들 사용하는 것이 바로 띠 궁합이라고 해서 地支(지지) 간의 冲(충)이나 害(해)를 중심으로 보거나 띠로 보는 怨嗔煞(원진살)이다.

 

  뱀띠와 돼지띠, 범띠와 원숭이띠, 용띠와 개띠, 쥐띠와 말띠, 토끼띠와 닭띠가 지지의 충에서 보는 좋지 않은 궁합이고

 

  원진살을 형성하는 띠는 쥐띠와 양띠, 소띠와 말띠, 범띠와 닭띠, 토끼띠와 원숭이띠, 용띠와 돼지띠, 뱀띠와 개띠가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얼핏 맞는 것 같으나 한 띠가 최소 2개의 궁합이 맞지 않는 띠를 가지는 것이니 확률로 따지면 거의 20%의 경우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 식이다.

 

  심지어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이런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들이대서 해석하는 명리학자나 역술인들이 주변에 즐비하니 이런 미신에 가까운 설에 귀가 솔깃한 어르신들 때문에 결혼 전부터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단연코 현대 시대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나쁜 미신수준의 역학적 내용이다.

 

  5년 전에 나온 역학 관련 논문을 조사해보면 이혼한 부부 200명을 대상으로 구태적인 명리학적 관점에서 궁합이 맞지 않는 경우는 절반이 되지 못했다.

 

  양가 집안 간의 갈등이나 사고(?)로 결혼하여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결혼한 경우를 제외하면 청허가 보는 남녀 간의 궁합에 대한 철학은 이렇다.

 

  첫째, 두 사람 모두 남자와 여자 간의 사랑, 애정, 매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오행 궁합이 좋으면 좋겠지만 좋지 않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초기, 중기, 정기 생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정밀하게 따져보아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 사주 간명 방법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 한 사람이 강하면 한 사람은 그 강함을 품을 수 있는 아량이나 배려심이 충분하게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둘 다 강력한 金(금) 일간을 갖추고 있다면 한 사람이 상대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에서 배려하고 양보를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인지하게끔 도와주어야 한다.

 

  넷째, 두 사람 모두 세상을 진지하게 자신의 적합 적성에 맞는 일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핵심적 조언을 해주어야 한다.

 

  다섯째, 천간, 지지, 명궁, 불상성, 원진, 공망을 정밀하게 따져서 어떤 부분이 잠재적인 문제의 불씨가 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짚어주고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여섯째, 부부의 인연으로 맺어 졌을 때 미래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주의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인지시켜 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 문제가 금전적인 문제든, 자식 문제가 되었든, 직장 문제가 되었든, 사업상의 문제가 되었든, 외도의 문제가 되었든 그 시기를 알려주고 서로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고 단도리 할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명리학자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을 아름답게 이어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이자 의무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중요한 선택(Choice)의 하나인 결혼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궁합만 가지고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도 무모한 일이다.

 

  서로 다른 성장배경과 가정환경을 거쳐 형성된 인격의 뒷면에 있는 무의식적 성향을 정밀하게 따져보고 알려주고 이해하게끔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부부로서의 인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혼이 가져오는 폐해는 두 당사자의 정신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식이 있다면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 지는 아픔이 되기 쉬우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전혀 인연이 아닌 부부가 억지로 참고 결혼생활을 지옥처럼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차라리 이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건전한 사회생활을 통해 자식들과 함께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지혜로운 명리학자의 역할이자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