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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적멸보궁 산행-구봉대산

오늘의 산행은 구봉대산이라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명산과

전국의 5대 적멸보궁중의 하나인 사자산 법흥사의 보궁을

다녀오는 산행 + 불교성지 답사를 겸한 목적이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구봉대산의 아홉 개 암봉 마다

양이봉 ~ 윤회봉에 이르는 아홉단계의 삶의 흥망성쇠, 그리고

겸허한 삶에 대한 철학을 품고 있기에 불교에서 얘기하는

탐진치로부터의 자유로운 인생, 윤회의 틀에서 우리 인간이

마음속에 가지고 살아야 할 철학들을 제법 아우르게 담고

있기에 불법佛法과 어찌보면 아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통상 출발은 법흥사를 끼고 늘목재를 경유하는 1~9봉 산행이지만

우리는 일주문에서 출발하여 9 봉 -> 1 봉을 타고 다시 법흥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어느 것이던 소요시간이나 거리는 똑 같지만

내가 선택한 이 코스가 조금 더 처음부터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산행코스가 마치 연잎이 펼쳐진 형상이다..총 길이는 약 7킬로..산악회에서는 다섯 시간 30분을 주었다.

 

 

급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계곡의 손실과 피해를 막기 위해 사방공사를 잘 해 두었다..

자연스러운 맛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의 미적 감각을 갖추고 있다..

 

 

약 40분 정도 생땀을 흘리면서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나니 구봉대산 정상이란다..

하지만 실질적인 구봉대산의 주봉은 제 6 봉이 그 역할을 한다..

날씨는 바람 한 점 없고 습도가 매우 높아서 굵은 땀을 한바가지 흘렸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길이 이런 형상이고 오르막 내리막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초보자들은 체력안배를 적절하게 해야만 산행의 묘미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코스도 짧고 시간은 넉넉해서 등산로 아니더라도 조금 괜찮다 싶은 곳은 다 올랐다..

바위가 마치 상형문자를 나타내는 듯, 거북이 등짝처럼 우주의 진리를 담고 있는듯 하다..

 

 

오전에 안개비가 계속 내린 탓인지 날카로운 바윗길의 미끄러움은 조심해야 하고..한눈 팔다가는

사고를 당하기 쉬운 길이다..지난주 너무 많이 마신 것일까..벌써 배고프고 지친다..

 

 

저멀리 치악산 비로봉이 안개 사이에 모습을 쌜쭉이 내민다..이 구봉대산이나 사자산 모두 치악산 권역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산행하는 코스나 길의 형태가 치악산과 매우 흡사하게 되어 있다..

 

 

마치 한편의 지옥도를 보는 느낌이랄까..얽히고 섥힌 가지와 줄기..그 흐름들이

복잡한 우리네 인생..하지만 단순하게 보면 그 가지에 그 줄기인 것인데..

 

 

내가 지금 어떤 삶을 사는 것으로 나의 미래..비단 그것이 다음생의 모습이라도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불교 철학의 핵심인 카르마..윤회..등가교환의 논리가 베여있는 제 9봉 윤회봉이다..

 

 

고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주변 산세와 풍광들이 역시 강원도 자락임을 알 수 있다..

 

 

구봉대산..아홉개 봉우리가 일렬로 한줄기 형상을 갖추고 있다는 것..인생도 이런 연속식 선형으로

펼쳐지는 것일까?..아니면 나뭇가지가 펼쳐지듯이 매순간의 선택으로 갈라지는 것일까?..

결국 선택과 준비..아주 희미하나마 숙명이란 것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북망산을 넘으면 그 곳은 사후세계..연옥과 심판..그리고 구원과 환생이 이어지는 곳..불교에서 보는

육도윤회의 그림인데..사실 확인할 길은 없으나 그렇게 믿는다고 해가 될 것은 없으니 고타마 붓다가

직접 보고 체험한 그 진리를 존중하고 한번쯤은 삶의 기로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좋은 바로미터나

랜드마크가 되지는 않을까..

 

 

혼자 오다 니..그리고 느긋하게 찍을 것 다 찍고 즐기면서 가다 보니 인증샷도 홀로 셀카..ㅎㅎ

 

 

오고 가는 산객들이 제법 틀을 잡아서 이렇게 아주 미니산성처럼 돌탑을 쌓았다..제 7봉이다..

 

 

흥망성쇠..흥하는 것은 반드시 쇠하고 쇠하는 것은 다시 정리와 도약을 거쳐 다시 흥할 수 있다는 것..

오욕칠정이 다 허상임을 옛부터 고승대덕과 선인들이 그토록 설파했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현실과 주변의 상황을 무시하고 도피하는 것도 일종의 귀차니즘이 아닌가 말이다..

 

 

누구나 지나가면서 자신의 돌은 가장 윗쪽에 놓는다..하지만 아주 특별한 몇 몇은 아래쪽에 허술한 곳이 있으면

그 곳에 돌을 박아 넣는 사람도 있다..특출하지만 존경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청허도 그렇다..^^

 

 

털레 털레 그렇게 즐기면서 걷고 있는데 왼쪽에서 스멀스멀 안개비가 주르륵 흐른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잠시 불어주니 마음이 한결 느긋하다..

 

 

6봉으로 넘어가는 곳에 이렇게 기암괴석이 절벽을 이루는 곳도 보이고..잠시 멍하니 바라보면서

마음이란 무형의 매질이 몸이라는 유형의 매질에게 어떤 영향을 어떤 역학구조로 지배하는지

또 그 반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사색해 보았다..답은?..

 

 

누군가 올라타서 구른다면 천리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듯한 시루바위..언듯 보기에는 개코원숭이를 닮았다..

 

 

왼쪽의 바위는 마치 닌자거북이 같고 오른쪽은 그냥 패스~~~

 

 

어떤 곳은 이렇게 빗물에 젖어 미끄러운 암릉길인데 그래도 밧줄을 엮어 놓아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파르고 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제 6봉의 정상바위다..조망이 트이질 않아서 아쉬웠지만 아주 멋진 곳이다..

 

 

바위가 아주 다정하게 꼬물꼬물 모여있다..웃음이 나온다..오늘 이곳에서는 그렇게 흥겨운 멋으로 걷는다..

 

 

정상바위 옆에 말라 고사한 나무..어쩌면 기둥부터 회전을 먹으면서 꼬여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바위산에서 토출되는 Vortex 기운 탓일까..기운으로 짚어 본

6봉의 느낌은 다정한 친구 같았는데..꽈베기를 나누어 먹은 것인가?

 

 

KJ 산악회의 변상철 대장께서 찍어준 오늘의 유일한 남이 찍어준 사진..

 

 

바위 틈사이로 바라본 조망..장대한 맛은 없어도 압약된 맛이 있다..

 

 

내다 보이는 사자산獅子山..동양권에서는 곰이나 호랑이의 이름을 딴 산이 대부분인데

사자산이라 부르는 것은 그만큼 특이한 것인데..법흥사를 창건할 당시 스님이 사자를 타고

와서 그리 부른다고 하고..산삼, 옻나무, 흰진흙과 물..이 네 가지가 많아서 사재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느낌으로는 사재산이 더 적합할 것 같고..아마 사자산이라 부르는 것은

그 옛날 부처님 진신사리를 가져 온 인도의 스님이 인도사자의 그림을 가져 와서

그 특이한 (호랑이와는 다른) 모습에 감동을 받은 탓에 그리 불렀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추측해 본다..

 

 

멀리 백덕산과 그 주위의 산군들이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이 곳 6봉에서 옥수수와 과일로 점심을 해결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6봉에는 좌우 끝에 이렇게 고사목이 독특한 형태로 좌우시립을 하고 있다..실질적인 구봉대산의 주산이다..

 

 

길은 계속 아기자기하게 이어지고 땀은 멈출줄을 모른다..온도는 높지 않으나 습도가 너무 높다..바람도 없고..

 

 

오늘 산행의 중간지점이다..

 

 

더 이상 높이 솟아오르지 못하니 횡으로 펼쳐 뻗은 가지로 또 다른 삶을 이어가네..

 

 

작은 강아지가 주인을 기다리나..목을 길게 빼고 하염없다..

 

 

또 올라 본다..미끄러워도 오늘은 여유가 넘치니 몸은 힘들어도 갈 곳 까지 가 본다..^^

 

 

깍아지른 절벽과 나란히 솟아오른 소나무..아찔함 속에 당당함을 나타내는 기상이 대단하다..

 

등산로쪽으로 튀어 나온 소나무 줄기를 어느 산객께서 해학적으로 깍아 놓으셨다..위트와 재치..그리고 안전산행에 대한

기원이 듬뿍 담겨 있다..한참을 웃었다..^^

 

 

강원도 산자락은 다른 지역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그 위용과 골의 깊이가 주는

위압감..강원도의 힘이 이런 것일까..곳곳의 계곡에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고,

힘든 산행코스 마다 보람과 기백을 가득 얻어갈 수 있는곳..강원도다..

 

내가 이름붙여 주기를 자라모가지 바위..^^

 

조고각하는 송나라 시대에 법연스님과 세 명의 제자가 어두운 밤길을 가다가 의지해 오던 등불이 바람에 꺼지자

세 제자에게 자, 이제 어떡하겠느냐라고 묻자 세명의 제자가 각기 다른 대답을 했는데,

첫번째 제자는 바람의 색이 노을에 따라 춤을 추면 어지러이 색을 입힌다고 했고,

두번째 제자는 무쇠배암이 옛길을 가로 질러 간다고 했으며

세번째 제자는 발뒷꿈치를 뒤돌아 세심하게 살펴보라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도 유명한 절에 가면 스님들이 벗어 놓은 고무신 들대 옆이나 요사채 옆에 조고각하라는 글을

붙여 놓은 곳이 많은데 매사에 세심하게 주변을 잘 살피고 실수를 금하라는 뜻이다..

 

바위가 나무로 변했는가 나무가 바위를 뿌리삼아 근저하는가..

 

허리를 두텁게 하라는 뜻인데 기초를 잘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저 맞은 편 산의 능선을 내가 타고 있다면..그 모습을 내가 본다면..

또 건너편 산의 내가 지금 이산을 타고 있는 나를 본다면..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각 봉우리의 이름과 아래에 달린 주석이 참 맞지를 않는다..

태어나서 스스로를 성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기리는 뜻인데..왠 두려움?

그러나 그래도 저렇게 정성을 들여서 만든 뜻과 마음씀씀이가 기특할 따름이다..

 

 

뒤돌아 본 5봉..아주 깊고 장대하지는 않으나 구봉대산의 아홉봉우리의 요철이 제법 산타는 맛을 내게 한다..

실제 봉우리 수는 훨씬 많은 스무개쯤 된다..

 

 

풀이야 어찌 되었던 두번째 봉우리 아이봉이다..태아시절을 벗어나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하게

만물을 대하고 그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조금씩 알아 간다는 뜻이다..

 

 

그나마 가장 잘 풀이된 봉..제 1 봉이다..양이봉..

 

 

이 곳 늘목재에서 법흥사 방향을 내려간다..조금은 급한 경사가 오백미터정도 이어지고 다음부터는 계곡을 끼고

완만하고 아름다운 산책길이 펼쳐진다..

 

 

주변에 가득한 소나무들..수령 이백년이 채 되지를 않았지만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이 곳을 금강송 군락지로 보호하며 그 굳센 기상을 흠모하게 될 것이다..

 

 

우리 나라를 산수갑산..금수강산이라 했다..깊은 산 어느 곳에던 이렇게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고

공기는 맑고 투명하며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을 품어내리는 곳..가히 지구행성의 보석같은 곳이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 걸어도 즐겁기만 할 터인데..

인생이 그렇듯이 결코 쉽게 그리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산 길 끝물에 보는 시원한 계곡..맑고 시원했다..

 

 

온갖 번뇌 망상이 사라진 귀한 곳이라는 것이 더 어울리겠다..

 

멋지고 아름다운 모양으로 산속의 계미를 적시는 듯..

 

 

물에 차별을 두니 흐르는 물이 오히려 슬퍼할 지경이다..

 

 

적멸보궁으로 올라가는 한적한 길..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고요한 적경의 세계에서 아우른다..적멸보궁..

해탈이요..구원이요..성불이요..견성이요..탈각이요..득도요..진리를 깨우치는 그 것..

 

 

봉정암이나 중대사자암의 적멸보궁에서는 진신사리를 탑으로 모셔 두었는데 이 곳은 이렇게 석빙고 형태로

모셔 두었다..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진신사리..그야말로 정신적 투명함이 고체의 형태로 응고된

절대적 진리의 표상이라 할 만 하다..

 

 

어느 스님의 사리(승사리라 부른다)를 모셔 놓은 부도탑..

 

 

모든 코스를 다 마치고 그대로 계곡물에 풍덩~!! 완벽한 알탕후에 완전 뽀송뽀송하게 거듭난 청허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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