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개 우주에 각각 똑같이 생긴 한 사람씩이 살고 있다. 그중 다른 우주에 사는 사람을 모두 죽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모든 우주의 전능한 최강자가 된다. 주인공(리롄제 분)은 우주를 넘나들며 123명을 죽이고, 마지막 남은 한 사람과 최후 대결을 펼친다.”
2002년 개봉된 중국 배우 리롄제(李連杰·이연걸) 주연 ‘더 원(The one)’의 줄거리 일부다. 우리 우주 외에 수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다중우주(多重宇宙·multiverse)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영화다.
우리 우주는 420억 광년(光年·light year)까지밖에 관측할 수 없다. 허블 등 아무리 좋은 천체망원경을 동원해도 그렇다.
그 관측 한계선인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더 원’에 나오는 것과 같은 우주가 있을까.
일부 과학자들은 그 경계 너머에 우리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다중우주 가설을 내놓고 있다.
우리 우주를 거대한 거품에 비교하면 그런 거품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2 . 다중우주론 자들이 지지하는 모델들. 왼쪽은 거품같은 원 안에 갇힌 우주가 수없이 연이어 있다.
오른쪽은 작은 우주 몇 개씩이 하나의 커다란 우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런 큰 우주가 수없이 많이 있다.
3 . 영국 등지의 과학자들이 최근 우주배경복사를 분석해 우주끼리 부닥친 듯한 흔적을 찾았다. 둥그런 작은 원이 그 흔적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과 맥스 테그마크 교수,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UCL) 천체물리학과 히라냐 페이리스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데니스 시아마 교수 등이 다중우주 가설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최근 들어 페이리스 교수와 캐나다 페리미터이론물리학연구소(PITP) 매튜 존슨 박사 연구팀이 우리 우주가 다른 우주와 충돌한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또 충돌 흔적을 효과적으로 찾는 컴퓨터 프로그램도 개발했다고 주장해 다중우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연구 결과는 미국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우주 빅뱅(Big Bang·대폭발) 때 처음 발생한 ‘태초의 빛’인 ‘우주배경복사(CMB)’를 7년간 관측한 자료를 활용해
컴퓨터로 우주끼리 충돌한 흔적을 찾았다.
사람끼리 부딪칠 때 멍이 들 듯 우주끼리 충돌할 때도 우주배경복사에 영향을 미치고, 그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착안점이었다.
페이리스 교수팀은 우주배경복사 지도상에 온도 분포가 달라진 원형 자국 두 곳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유럽우주국(ESA)의 CMB 관측용 플랑크 위성이 보내오는 자료를 더 연구해보면
이번 발견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중우주론 지지자들은 다중우주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첫째는 거품 형태의 우주가 수없이 있고, 서로 연이어 붙어 있다는 이론이다.
다중우주론 중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가설이다.
우리 우주도 하나의 거품 형태로 존재한다고 본다.
각각의 우주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 우주가 하나의 샘플로 보일 만큼 서로 비슷할 것으로 예측한다.
각각의 우주는 따로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리법칙은 엇비슷하다고 가정한다.
현재 우리 우주는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빅뱅이 일어난 약 137억 년 전 우리 우주가 그렇듯 여러 다른 우주도
팽창하다가 그중 어떤 우주가 우리 우주와 충돌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페이리스 교수팀이 찾는 흔적도 이것이다.
둘째는 여러 개의 작은 거품우주가 더 큰 거품우주에 갇혀 있고, 그런 큰 거품우주가 수없이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이 우주론은 다중우주론자들한테도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큰 거품우주 한 개 안에 갇힌 작은 거품우주끼리는 서로 관측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큰 거품우주끼리는 완전히 단절돼 관측이 불가능하다.
물론 큰 거품우주는 물리법칙 등 모든 것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이런 다중우주론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 조지 엘리스 교수는
“우리 우주의 끝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고, 우리 우주에서 다른 우주를 관측했다고 해도 그 결과가
맞는지 틀리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티븐 호킹 박사와 『시공간의 거대한 구조』라는 책을 함께 쓴 인물이다.
어쩌면 페이리스 교수팀이 앞으로 플랑크 위성 관측자료로 이번에 발견한 충돌 흔적을 확인한다 해도
그 역시 우주끼리의 충돌 흔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다중우주를 입증하는 것은 현대 과학으로는 지금이나 앞으로나 쉽지 않다는 것이 엘리스 교수 등 여러 과학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다중우주론은 우리 우주가 수많은 우주 중 ‘변방의 한 개 우주’일 뿐이라는 지적 상상력을 펼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주론 전문가인 경희대 물리학과 남순건 교수는 “다중우주론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세계관을 바꾸어 놓았듯이
인류가 더 큰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 첫걸음” 이라고 평가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우주배경복사(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
빅뱅 직후 우주 전체에 퍼졌던 ‘태초의 빛’이다. 그 빛은 점차 온도가 낮아지고 파장이 길어져 이제는 지구에서 전파 형태로 관측된다.
1964년 미국의 로버트 윌슨 등이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 전파가 우주 모든 곳에서 날아와 마치
우주의 배경과 같다고 해서 ‘배경복사’라는 말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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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의견과 해석 >
다중우주, 평행우주등은 양자역학의 구성원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이다.
왜냐하면 양자역학을 가장 함축적인 말로 풀이하면
" 모든 현상의 실재는 확률 " 이기 때문이다.
나는 비록 지금 내가 보고 겪고 체험하고 있는 모든 것이 결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의 극초미시세계에서는 양자역학의 저 확률적 발생분포 논리로만 가장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다.
생활의 예를 들어보면,
내가 아침에 늦잠을 자서..
- 자가용을 몰고 출근하게 되었는데 차량이 많이 밀리고 시간이 늦어져서 이를 회복하기 위해
비 오는 길을 고속으로 역주행하다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누워 있다.
- 하지만 이왕 늦은 것 싶어서 그래도 안전한 대중교통을 선택했더니 비록 지각은 했지만
그런대로 아무 탈없이 근무 잘 하고 있다.
위의 두 경우는 사실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확율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지만
두 세계를 결정짓는 것은 집 밖을 나서면서 자가용을 모느냐,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냐 하는
선택-결심의 바로 그 순간이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 해서 내가 겪지 않는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다만 A를 선택한 내가 또 다른 선택으로 일어날 수 있는 B의 세계에 가 보지 못할 뿐이다.
태초의 우주가 창조될 때 이러한 무작위적 선택적 요소에 따라 얼마든지 조금씩 다르거나 아주 판이하게
다른 여러형태의 우주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양자역학은 웅변으로 설명하고 있다.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마술적 세계와 같아서 희대의 석학 아인슈타인 조차도
"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 " 라면서 양자역학에 대해 매우 불편해 했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말년에는 양자역학의 우수성, 정확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실은
받아 들이기 껄끄럽고 어렵고 사기스럽더라도 우리의 우주는 실제 우리의 상상보다 더 허구적인
SF적 요소를 많이 띄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블랙홀이 그렇고 SuperNova, HyperSuperNova등의 현상도 실제 이론적으로 먼저 예측된 사실들이고
나중에 광학 및 광학정보분석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지금은 당당한 우주적 현상으로 인정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
우리의 삶에 있어서 스스로를 이런 사고의 대전환의 바다에 푹 빠져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그런 신선한 자유..인간이기에 가능한 대단한 지적 향유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어딘가 다른 우주세계와 나와 유사하거나 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
비록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가슴 설레이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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