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 들면서 그동안 너무 혼자서만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집사람과 함께 영남알프스의 알짜배기 코스
간월산 - 신불산 산행을 초가을의 따스한 태양과 신선한 바람을 함께 하며
다녀 왔다..코스는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신불재에서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약 12킬로 조금 못미치는 거리에 순수산행시간은
약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영남 알프스는 재약산, 천황산, 가지산,영축산,신불산,간월산,운문산등 밀양과 언양 사이에 있는
일련의 산군들을 전부 포함하여 일컫는 말로 수려한 산세와 깊은 계곡..그리고 탁트인 정상에서
내려보는 장쾌한 조망이 아주 일품인 산군들이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까지는 약 1.4킬로로 약간 급경사 된비알을 포함해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배내봉에서 간월산으로 가는 능선길..조망도 좋고..시원한 공기가 압권이다..
꽃 이름은 잘 모르지만 용담꽃인가 뭔가이다..깊은 색감으로 보아 사색을 즐겨 하는 것 같다..
맨 뒷편의 산이 신불산..그 앞의 높은 산이 간월산이다..
멀리 재약산 천황산, 향로산 방향의 산군들이 고즈넉하다..
마침 조금 흐릿한 날이라 갈대와 역광의 미학을 꿈꾸면서..
사통으로 뻥 뚤린 조망이 흐린 날씨로 다소 아쉽긴 하지만 실루엣으로도 만족한다..
간월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능선..뼈대가 아주 튼실하다..
간월산과 신불산 정상이 까마득하게 보이지만 실제 거리는 오킬로 내외다..
변함없는 셀카질..구도가 완벽하는 것이 고도로 숙달된 기술이다..ㅎㅎ
그 산속에서 늘 자유롭고 만사의 탐진치를 툴툴 털어내니 이만한 수행이 없다..
산아래 계곡이 마치 손가락 마주 잡듯이 교차하면서 멋지게 조화롭다..
설악의 공룡에 비하면 아주 갓난 어린아이 같은 간월공룡의 머리부분..^^
가지산 방향으로 멋지게 조망이 이루어지니 이코스가 영알의 알짜배기임을 다시 알게 된다..
이러한 산들이 수십여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 바로 지리산이다..
드디어 나타난 햇님에 더욱 멋지게 폼을 잡는 가지산..운문산..
오랜만의 산행인데도 별 무리없이 잘 따라 오는 집사람..
간월산 직전의 가파른 된비알에 다소 앓는 소리를 하더니만 맨먼저 인증샷을 요청한다..
나도 가볍게 인증샷을..^^
다소곳하게..
파란 하늘의 구름이 마치 플라즈마 덩어리 처럼 우주의 향연을 꿈꾼다..
간월재에서 바람을 타고 솟아오른 패러글라이더..멋진 폼으로 쏴악 하고 지나간다..
발아래 간월재..많은 사람들과 패러글라이딩 대회 참가자들이 북적댄다..
하늘을 수놓으며 창공의 자유를 만끽하는 글라이더들..
마치 독수리 떼가 유영하듯이 하늘을 춤춘다..
저 통쾌하고 짜릿한 희열을 위해 그들도 수많은 시간을 땀과 노력으로 버무렸으리..
간월공룡이 고개를 쭈삣 내민다..
앗 싸루비아 띵호아..
간월평전에 한들거리는 억새들의 군무..
한마리 독수리가 호버링을 하듯이..
그들의 모습에 집사람이 부러움으로 넋이 빠졋다..ㅎㅎ
한 십여분을 지켜 보았는데 애를 쓰다가 몇 번 실패하고는 기어이 성공해서 날아간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인조人鳥가 부드럽게 착지하고..
쾌청한 날씨 덕분일까..간월산에서 신불산을 오르내리는 산객들이 많다..
억새는 억시기 멋있다..가을에 마치 전령처럼 다가 와 있다..
간월재에서 신불산으로 오르는 계단길..다소 지겹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쉬운 코스..
신불릿지..신불공룡이다..산객들의 모습이 아련하다..
아직까지는 체력오케이..
영남 알프스의 장점은 어디에 서건 제대로 된 조망과 더불어 사진빨이 잘나온다는 것이다..
신불공룡을 경유해서 신불산을 오르려면 저런 경사도를 치고 올라야 한다..
중간중간 밧줄도 타고..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다..
언양시내의 모습이 성냥곽처럼 아기자기 하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산행능력이 넘치는 탓일까..여유롭다..
왼쪽 멀리 신불산 정상이 보인다..
신불산 삼거리에서 조망되는 영축산..장관이다..
지금부터 11월까지가 아주 멋진 산행코스이다..
영축산과 멀리 영수산 자락..
오늘의 하일라이트 사진..
신불산 정상에서 아이스께끼 하나를 입에 물고..하나에 이천원을 받는데 지고 온
노동과 땀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나는 커피맛..집사람은 멜론 맛..^^
신불공룡인데..가끔씩 이곳에서 안전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리 위험하지 않은 곳인데 정상주랍시고 하는 분들이나 체력안배에 실패해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반려견이 집사람을 아주 반긴다..짜식 이쁜 것은 알아 가지고..ㅎㅎ
억새가 숨을 고른다..바람에 몸을 맡겨도 하늘을 그리는 마음으로..
신불재에서 하산하는 길에 사람들이 뜸하니 억새가 만산이다..
올 겨울에 채비 단단히 해서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산객들이 뜸한 시점에서 이 황량할 경치에서 나는 느끼고 싶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계곡사이의 바람이 알차고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듯 소리치고 있다..
억새..하늘..그리고 구름과 바람이 가을을 풍성하게 산객과 고독한 도인의 가슴을 아릿하게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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