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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건강

제주 올레길 6코스 - 홀로 아리랑

 

 

꽃 피는 춘삼월, 제주 홍암가에서 근무하기 위해 제주에

건너온지도 벌써 한 달의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춥디 추웠던 지난 겨울이 힘들수록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더욱 반갑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토요일 근무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원래 예정했던 일정을

바꾸어 부득이 일요일 올레길 제 6코스 쇠소깍 - 외돌개 코스를

시작했는데 지난 밤 제주 특유의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새벽에 잠이 깨서는 뒤척이는 바람에 생각보다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외돌개..

처음 보는 순간, 옛날 맹인가수였던 이 용복 씨의

달맞이 꽃이라는 가요가 생각이 났다.

얼마나 긴 기다림을 안았기에 이토록 아련한 그리움이

저런 바위로 투박스럽게 투영되었을까..

 

 

쇠소깍까지 가는데 일주동로에서 내려 약 1킬로를 걸어가야 한다.

그래도 이정도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차를 따로 세워둘 필요가 없으니..

여기는 생이돌이라고 하여 철새나 갈매기가 잠시 쉬는 곳이다.

생이는 새를 뜻하는 제주방언이고, 꼭대기 부분은 새똥으로 온통 하얗다..

새들은 싸세식인가 보다..ㅎㅎ

 

 

차분하면서도 잔잔한 감동과 잠시 숨을 멈추고 하늘을 문득 바라보게 만드는

클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감응을 불러 일으키는 바다..물색깔이 너무 좋다..

 

 

게우지코지라고 하여, 전복의 내장을 게옷이라 하는데 형상이 마치

전복의 내장을 풀어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저 새들은 쉬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조물주가 대단한 것은 수준에 맞는 사고능력과 본능을 골고루

안겨 주었다는 것인데, 저 새들이 사람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면

바위에 온통 싯구를 새기느라 바빴을 것이다..

 

 

범섬이라고 불리우는 자그마한 첨탑같은 섬인데..제주 남단의 바다와 잘 어울린다..

 

 

6코스의 또다른 매력 비록 높지는 않지만 바닷길과 산길을 같이 탈 수 있다는 것..

제지기 오름길이다..그다기 험하지 않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길인데, 오르면서

펼쳐지는 한라산의 위용과 탁트인 바다의 조망이 아주 좋다..

 

 

제지기 오름의 정상부 모습..시민들이 운동을 할 수 있게 갖가지 운동기구와

평이한 산책길이 닦여져 있다..여기서 물 한모금 마시고 한라봉 하나 까먹고,

구름과자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내려다 본 조그마한 항구와 범섬..그리고 급할 것 없는 전경들..

제주의 매력은 서둘러 갈 것없이 그냥 애둘러 가면 된다는 것..

 

 

내려가는 길, 나무 끝에 야광칠을 해 놓아서 헛디딜 위험을 줄여 놓았다..

 

 

어느덧 제주의 봄, 그 상징이 되어버린 유채꽃과 태평양 바다의 어울림..

수수하지만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주의 해안을 걷노라면, 특히 저 바윗길은 매우 상그럽다..

뽀쪽한 날카로움도 그렇고 무작위로 박혀 있는 돌을 잘못밟다가는

다치기 십상이다..하지만 그런 첨예함이 보는 사람에게는

아주 멋진 형상들을 지어내고 있으니..세상만사도 그닥 다르지 않은듯 하다..

 

 

이렇게 돌담길과 숲이 어우러진 멋진 코스도 지나고..

 

 

 

제주항이 멀리 조망되는 View Point..선녀들이 능히 달빛 교교한 밤에

살포시 내려와 투명한 그니들의 몸을 적셔내었을 법한 아름다운 해수탕도 있고..

 

 

호젓함에 잠시 심신을 내려 놓아도 좋을 곳..숲을 터벅 터벅 걸어내면서

번잡한 고민들을 내려놓을 곳도 있다..이런 길이 너무 좋다..

 

 

숲 길이 끝나는 곳에 우리나라 전통 활인 국궁 사격장이 있다..

 

 

잠시 옆에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지켜 보았는데 화살의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타겟에 꽂히는 위력에 새삼 놀랐다..

 

 

몽알 몽알..마치 아기가 칭얼대는 느낌으로 소담스럽게 펼쳐낸 모습에

절로 미소가 어린다..참 귀엽고도 아름답다..걸어내는 피곤함보다

이런 자연의 모습에 가슴을 누르는 압박감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아주 멋드러진 정원과 자체 연못을 갖춘 제주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칼 호텔이다..

 

 

한 때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간첩단 사건과 그들의 무기가 은닉된 드보크..

 

 

사람들은 정방폭포는 알아도 이 곳 소정방폭포는 잘 모르고 지나간다..

규모면에서야 정방폭포에 비길바는 아니지만 나름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뭇 행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소정방 폭포 앞의 절경..파도소리 정겹고, 하늘은 눈부시며 어설픈 행자의

가슴에 또 다시 자연을 사색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제주 올레길을 처음 기획하고 만든 분이 운영하는 올레길의 총본부이다..

친절하신 안내원 덕분에 목도 축이고 가져온 사과 한쪽으로 잠시

허기진 뱃속을 달래주었다..

 

 

정방폭포의 위용이다..23미터 높이에서 내려 오는 물길이 시원하고

그 물보라가 그려내는 만상의 형질에서 잠시 바다를 보고, 하늘을 보며

이 걸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날씨가 추울거라 예상하고 고어텍스 자켓까지 챙겼지만 너무 맑고 따뜻했다..

현미김치, 보리김치의 덕일까?..배는 고픈데 체력은 여유가 넘친다..세시간이상을 빡세게

걸었는데도 멀쩡하니..^^

 

 

제주에서 홀로 지내는 심심함..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을 모두 보상이라도 하려는듯이

세찬 정방폭포의 물줄기는 시원스레 물보라를 일으킨다..

 

 

 

정방폭포를 뒤로 하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내려다 본 정방폭포의 전경..멋진 곳이다..

 

 

한라산이 머금고 있던 물이 이렇게 하천을 이루고 이 물이 떨어지면서

정방폭포의 유려한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라고 하는데 물회, 옥돔, 갈치, 고등어를 빼고 나면 그다지 먹을게 없다..

 

 

걸어 걸어 다시 내려 선 곳..천지연 폭포 입구이다..천지연 폭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통과..

 

 

걸음 내내 희뿌였던 한라산이 드디어 그 장엄한 자태를 있는 그대로 내 보인다..

 

 

외돌개 가는 시인계곡을 지나면서 바라 본 천지연 폭포..물은 사람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적시며 영혼을 평안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오늘이 하일라이트 외돌개..근 이십여킬로를 걸었는데도 별도 피곤할줄도 모르는 것은

현미 김치와 보리김치의 옥타코사놀 힘이런가..

 

 

쾌청한 날씨에 여흔을 가득 묻어내는 외돌개의 심정..

비록 무생물이긴 하지만 그 아련한 기다림과 그리움에

가슴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

 

 

이 곳..걸어서 온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서정의 파노라마를 본다..

 

 

물 빛깔이 영롱함과 신비함을 버무려 놓은듯 감탄사를 절로 낸다..

 

 

 

한라산은 더욱 청명한 모습으로 조만간 한번 오시지 않겠나 하면서 우움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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