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 춘천보충대를 거쳐서 자대에 배치 받고서 제일 당황스러웠던 것이
태권도였다.
중학교 때 이미 단증은 따 놓았는데 이 놈의 단증을 찾을 길이 없었고
가지고 있던 합기도 단증은 군대에서는 인증 불가..
(나중에 특공무술에서도 써 먹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사이즈도 맞지 않는 고참 하사품 도복을 입고 흰 띠 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강원도의 8월은 아침저녁으로 벌써 서늘한 바람이 부는데
일요일 하루종일 발차기, 품새동작 연습하다 보면 온 몸이 땀으로 젖어
팬티만 입고 일주일 남은 승단심사 준비를 했었다.
몇 번 연습만 하면 옆차기는 그냥 왠만한 고참 유단자보다 더 자세가
잘 나왔었는데 문제는 그 넘의 단증..단증..
최소 심사에서 첫 번에 합격하고 그 이후 상병 달 때까지
무려 아홉명을 합격시켜 줬다..대리였지..군번 암기하고, 이름 기억하고
그래도 한번도 안 들키고 대리시험 잘 쳐줘서 군생활 좀 풀리게 했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