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광복절..회사에 일이 있어 출근했다가 문득 연휴가 3일이라는 생각..
이럴 때 장거리 산 한번 타지 않으면 아쉽겠다는 생각..
지리산 무박종주를 두번 할 때 이용했던 산악회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설악산 무박종주행 버스가 저녁 9시에 출발한단다..
에라이껏..일단 가보자 해서..집에 도착하자 마자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 날 대구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기에 어머님과 집사람이 죽자고 반대를 한다..
그래도 굿굿(Good, Good) 하게 버스를 타고 새벽 세시에 오색약수터 도착..
제법 굵은 비가 세찬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랜턴을 켜고 출발~!
고어텍스 자켓이 물에 흠뻑 젖을 정도로 많은 비를 맞으면서 결국 10시간만에
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양폭-비선대를 거쳐 종주를 완료했다.
버스 출발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어서 너무 많은 시간동안 이리저리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고..소주도 한잔 하고..
제일 큰 불편은 혼자 산행이라 10시간 동안 말 한마디 못했다는 것..외로움..처량함..^^
계속되는 비에 손가락이 시릴 정도로 추웠던 대청봉 정상..
계속 내리던 비가 희운각 대피소에 다다를 즈음 구름이 걷히면서 설악의 장관미를 살짝 내놓는다..
명불허전..설악미가 가장 두드러지는 천불동 방향..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팔 앞으로 길게 빼서 셀프모드 작동..ㅋㅋ
천불동 계곡에는 물이 넘쳐난다..최고의 수량으로 굉음을 토해내는 폭포..폭포..
또 다른 셀프모드..고어자켓을 벗으니 역한 땀냄새가 진동을 했다..모자도 바꿔쓰고..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이 엄청난 장관을 인간의 눈만큼 담아낼 수는 없었다..
줌으로 댕겨보니 다소 몽환적 신비함이 더하다..
장쾌한 물의 향연..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옛날 같으면 감히 접근조차 못했을 계곡에 철다리가 놓이면서 왕래가 가능하다..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부탁해서 한 컷..개기름과..땀..빗물이 어우러져 영 자세가 나오질 않는다..
천하제일경..비선대..자세히 보면 원효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금강굴이 보인다..
신흥사 큰 부처님도 하루종일 비에 젖어 상념에 잠기셨네..
산행을 마치고 뒤돌아 본 설악의 우아한 자태..정말 설악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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