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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봉정암 사색 명상

 

              새벽의 푸르디 푸른 공기와 맑은 하늘과 천진석가여래상..비종교인인 저도 엄숙해지는 신비경험을..^^

 

              저 바위턱에 걸터 앉아 세월을 음미하고 우주와 인간..그리고 창조와 영멸을 사색하고 싶다는..

 

              실재하는 아름다운 것을 가리는 것이 바로 구름과 비와 인간의 좁은 시야와 탐욕 때문이리니..

              보이지 않는다고 믿지 않는 옹졸함과 현실 지상주의의 무력함을 다시금 깨닫고..

 

              비록 내 안의 틀에서라도 저 푸르름을 노래하고 진실와 진리를 가리는 구름이라도 이토록

              아름답게 여겨가면서 한 숨 제대로 쉬어 간다면..

 

              본류의 흐름과 자아 깊은 곳에 나만의 법을 수호하는 공간과 무소유의 진리가 담겨 있음을 알아가면서..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우리에게 주는 작은 깨달음이라도 실천하며 낮은 곳으로 흘러보며..

 

              인위적이라 하더라도 주위와 조화롭게 엉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경건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네..

 

              나 죽어 저 바라차에 실려 영혼의 쉼터를 향해 가는 그 날까지..

 

              굳굳하게 억겁의 세월을 바람과 비와 세파에 나 자신을 던지듯이 맡겨 둔다면..

              그 고통스러움이 오히려 나를 본 모습에 가깝게 깍아주고 다음어 주며

              완성의 틀로 인도하리니..

 

               부처님의 정수리 진신사리가 담긴 저 성스러운 사리탑이나 수백년의 세월을 버티며 자라나는

               저 소나무나 다를바 진배 없는 녹임과 융합과 토출의 연속되는 구도의 길일지라..

 

              먼 발치의 저 형상이 나의 반경이 되어 비추고 내가 저 삼라만상의 업경이 되어..

 

              흙 한줌없이도 바위가 흙이 되어 인내로운 소나무의 양분이 될 수 있음을 실제로 알아 간다면..

 

              장엄하고 헌걸찬 인간의 기상과 기백이 곧 나의 바램이로다..

 

              산은 산이되 물은 물이로다..내가 나를 알게되고 너가 너임을 알게됨이 바로 반야의 진리로다..

 

              관점에 따라 망부석이 되고 성기석이 되는 상대적 진리가 판치는 현세의 물리적 현상에 순응하되..

 

              내 가슴 속 옹골진 바램 하나를 끝끝내 놓지 않고 매달려 간다면..

 

              나도 언젠가는 저 절경의 한 부분이 되어 전체도 되고 한 부분으로도 늠름히 존재하네..

 

              바위와 구름과 나무 한 줄기라도 어울려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로 도와가며 이끌어 내는 것이

              이 세상에 몸을 빌어 서로 엉키게 하는 구도적 진리가 담겨 있네..

 

              비로소 관조하는 내가 인드라의 그물처럼 무량수로 얽힌 세상의 운행원리 속의 당당한 힘이 되었음을..

 

              내려서는 구름이라 탓하지 말고..개여지는 하늘에 탄복하지 말며..어둠에도 진리는 그대로 있음을 자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