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color-gray post-type-text paging-view-more">
본문 바로가기

> 독백

후배의 죽음

 

 

내가 지난 토요일 백두대간 황장산 코스를 타고 있는 바로 그날,

근 2개월여만에 구름은 높고 전망이 너무나 좋아 희희낙낙하면서

그 빼어난 전망을 즐기고 있던 바로 그날 이른 오후에

 

구미지역의 한 중견섬유업체에서 연구생산부장으로 근무하던

고등학교와 대학교 3년 후배가 저 사진에 보이는 폭발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 했다.

 

함께 근무하던 다른 여섯 명중 네 명도 현장에서 숨지고 다른 두 명은 중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에는 다섯 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져 있고

고인들의 사진만이 그들의 평소 모습을 보여줄 뿐 회사의 동료들이 근조 리본을

달고 조문객들을 맞이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친가족들은 망연자실 고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고 있었고..울먹거리는 제수씨의 "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라는

독백은 변변치 않은 이 선배의 가슴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같이 조문을 간 고등학교 동창회 식구들 모두 할 말을 잃은채..접견실에서

잠시 앉아 있다가 분위기가 너무 침울하여 나와 버렸다..

 

46세..큰 아이가 대학교 1학년, 둘째가 초등학교 6학년..그리고 가족들..

차라리 병이나 앓다가 죽었다면 뭐라고 말이나 남겼겠지만 갑작스러운

폭발로 인한 죽음이라 남겨진 말도, 흔적도 구할 수 가 없어서 더욱 가슴이

아련한 것이다..

 

 

삶과 죽음..그 옛날 우리가 지성을 갖추기 시작한 시점부터 끊임없이

수 많은 현인들과 고승들과 동서양의 모든 철학적 대가들이 궁금해하고

풀어 내려고 애썼지만 아직도 명쾌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화두..

 

어쩌면 인간의 지성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신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고 죽어도 영혼은 저 세상에서 다시 삶을

이어가며 다시 이세상으로 태어난다는 환생의 믿음이 나오고,

육도윤회와 하늘천국과 부처님의 세계와 피안의 서방정토가 나오고

율여의 세계까지 언급되는지도 모르겠다.

 

인도의 파드마 삼바가 만든 티벳 사자의 서와 이집트 사자의 서..그리고

신지학에서 지금도 주창하고 있는 에너지 차원의 전이에 의한 의식의

이동이라는 머케니즘으로 죽음의 과정을 설명하는 동서고금의 책들이

있을지는 몰라도

 

정작, 죽음을 맞이하는 친구와 가족과 본인 자신의 서러운 아픔을 노래하고

달래줄 수 있는 위력을 갖춘 길라잡이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논하고 진리의 생멸을 언급한다고 해도..

 

당장의 이별과 영원한 이별의 차이는 너무나 크고 순간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이다..나 자신도 아버님을 하루에 잃고, 군대에서 또 사회에서 먼저 떠나간

친구들을 접하면서 마음으로 달래질 수 없는 어려운 영역이 바로 죽음을 맞이하는

그 사실이다..

 

후배의 죽음을 두고 긴 글, 문장으로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마음적 부담이 너무 크다.

정작 죽음의 정의를 고민할 수도 없고 그 죽음에 나 자신부터 너무 송연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후배의 명복을 빈다..

 

 

12

'>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13일..누군가의 생일  (0) 2011.10.13
마음..그 머케니즘..(1)  (0) 2011.09.14
어떤 후유증  (0) 2011.08.24
우주창조의 신비가 밝혀지나?  (0) 2011.06.09
[스크랩] 영월의 동강에 나타난 <신기한 풍경>  (0) 201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