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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그 봄날의 황매산

2004년 7월 10일,

어쩌면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는 블로깅을 하지 못한채

차가운 땅 속에 있었을 수도 있었던 끔찍한 사고가 났었다.

 

너무 많이 마신 술로 인해

몰던 차는 벽 모서리를 쳐 박고 나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간신히

차린 정신으로 어찌 어찌 수습하여 병원으로..

 

혀 아랫쪽이 터져서 무려 24바늘을 꿰매었고,

양 무릎은 충돌 때 밀고 들어 온 차체에 거의 연골이 아작난 상태..

미간과 콧등은 부어 올라 왼쪽 눈은 거의 감긴 상태에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다행히 치명상은 아니라서 이렇게 웃고 있다..

 

며칠 후 차를 찾으러 간 나는 기겁을 했다..

차 앞쪽은 완전히 우그러져 있고 핸들은 내 머리가 받힌 부위가

앞쪽으로 구부러져 있고 운전석과 창문까지 엉겨붙은 핏자욱이

검붉게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차를 견인한 기사와 정비소 사람 모두 이 안에 탔던 사람은

죽었을거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었단다..

 

무릎은 관절경 수술을 하자는 것을 억지로 고집을 피워서 하지 않았고..

 

남들은 믿기 어려운 재활과정을 거쳐 지금 이렇게 산을 즐기고 있다.

 

그 다음해 회사 동료들과 감암산을 다녀 왔고 하도 좋았던 기억에

집사람과 2009년 봄에 다시 다녀온 황매산 사진이다.

 

통풍에다가 무릎이 아작 난 내가 이렇게 산을 즐길 수 있는 것..

분명 신비한 일이다..내가 그리되기를 원했고 하늘도 도와 주었으리라는 것..확신한다..

 

 

 

 확실히 몇 년전 사진이라 지금보다는 얼굴 떼깔이 좋다..ㅎㅎㅎ

 

 

 감암산을 오르면서 나타나는 황매산 자락의 빼어난 암릉들..

 

 일명 매바위라 하는데 나는 거북이가 뭔가에 단단히 삐친 상태에서 목을 빼죽히 낸 것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초반부터 저런 경사의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하지만 실제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오를 수 있다..

 

 당시 나는 생산팀장이었고 옆의 김병상 차장은 가공부서장이었다..지금은 다른 사업부의 부서장을 맡아 잘 해나가고 있다...

 

 나는 죽어도 폼생폼사이다..헐..

 

 내가 보기에는 개코원숭이 같은 형상인데 코끼리 바위라 한다..보는 시각이 다른가 보다..^^

 

황매산 코스의 명품 누룩덤이다..

 

 

아래 사진부터는 집사람과 함께 했던 너무나 행복한 사진들이다.. 

 황매산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봄철 철쭉군락지로 실제 그 군락지에 빠져 들면 그야말로 황홍경이다..

 

 아기자기한 돌산의 모습이 그다지 매섭지 않고 푸근한 공기돌 같이 다가온다..

 

 지난 겨울 그 혹독했던 추위에서 새로이 녹색의 향연을 펼쳐내는 자연의 힘..그래서 대단함을 넘어선 경외의 대상이기도 하다..

 

 

  

날카롭지 않고 두리뭉실한 바위들이 친근감을 더하고 아기자기한 형상들이 여간 즐거운 것이 아니다..

 

 

 

설악의 바위와는 사뭇 다른 정겨움..그러면서도 포근함을 주는 느낌이다..

 

 

 

 

 

 

 애써 두어시간을 올라갔더니 곳곳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장수들이 즐비하다..근데 비쌌지만 참 맛있었다..

 

 그 유명한 황매평전이다..지리산의 세석평전이나 제석봉과는 사뭇 다른 느낌..

 

 화려하게 봄이 왔음을 알리는 철쭉의 합창이자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 곳 모산재에서 당시 내가 가입했던 서울의 모산악회 사람들을 기다리느라 한시간 이상을 지체했다..

 그 산악회 사람들은 결국 만나지 못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곳..한폭의 절경이 펼쳐진다..

 

 이름하여 하늘과 구름과 바위와 꽃..그리고 와송들..너무 멋있고 아름다운 경치였다..

 

 

내년 봄에는 또 한번 가서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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