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여만에 다시 찾은 백두대간..실제 한 번을
빼먹었을 뿐인데..매월 2,4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대간산행이 어떤 달은 5주씩 있게 되면
한 달을 꼬박 대간산행을 놓치게 된다..
오랜만에 나선 대간 산행이 꽤나 기다려지기도 하고
여타 개인적인 산행이나 국선도 도장의 월간산행, 친목모임의 산행과는
차원이 다른 장거리에 난이도도 꽤나 높은 편이라 늘 긴장하게 되는 산행이기도 하다.
오늘 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산행은 고치령- 마구령 - 갈곶산- 늦은목이재 - 생달리로 이어지는
마루금 13.9킬로, 접속거리 3.3킬로(총 거리 17.2킬로)의 비교적 쉬운 코스이다..
모두 여덟개의 높고 더 높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데
소요시간은 점심시간 포함 5시간 20분이 걸렸다.
거리에 비해 소요시간이 비교적 짧은 것은 모두들 오늘 뭐가 씌였는지 꽤나 쾌속의 진군속도를
보였고, 실제 이번 구간의 조망이나 전망이 별다를 게 없어서 사진찍는데 소요되는 적지않은
시간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사진을 영 안 찍는 덕분에 나도 거의 선두권 근처에서 놀았다..^^
출발시간 : 연화교 10시 (봉고트럭 짐칸을 타고 이동-고치령까지)
고치령 10시 20분
마구령 12시 20분 (점심시간 30분)
생달리 15시 40분
고치령 고개의 산령각이다..영험이 좋아 대간꾼들은 꼭 인사를 하고 저 문을 여는 아저씨가 아침에 열고 저녁에 닫는다고 한다..
사실 저 산령각은 조선시대 비운의 역사이자 피해자였던 금성대군과 단종을 모신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럭 짐칸에 마치 무슨 가축동물처럼 켜켜이 고치령으로 이동하기 직전의 모습이다..연화교 에서 고치령까지는 아스팔트 길로 약 4.7킬로인데
경사도 있고 길도 걷기에는 좋지 않아서 저렇게 인당 3천원을 주고 이동하는 것이 대간주행의 기본사항처럼 되어 있다..
원래의 고유이름은 관적령串赤嶺이다..관적을 소리 옮김표기법으로 적으면 곶치가 되고 그것이 고치로 바뀌었다.
단종애사와 연관이 깊기도 한 이 길을 따라 수 많은 연락담당들이 단종과 금성대군, 그리고 수양대군과 관련된
사람들의 피어린 배반과 음모 ..그리고 참혹한 결말이 얼키고 섥힌 곳으로 산객의 마음을 아스라히 아프게 한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34명의 산꾼들..약 10여명이 새로 오신 분들이지만 탁월한 산행능력을 보여 주었다..
우리 한국의 왠만한 분들은 한 산 하신다..^^
10시 20분..드디어 출발한다..햇볕은 따사로웠으나 그늘은 겨울기분이 완연한 전형적인 초겨울 날씨였다..
한시간 정도 힘차게 내닫고 나니 오늘 산행구간중 가장 높은 높이의 헬기장(1,096미터)에 도착해서 다같이 한 컷..
보무도 당당히 덕연처자가 내려오고 있었으나, 산행 길에 먼산을 팔거나 다른 곳에 신경을 쓰다보면..
반드시 저렇게 미끄러지거나 발목을 접질러거나 원치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된다.
덕연씨는 그래도 나뭇뿌리를 잘 못밟아서 미끄러지는데 그쳤으나 항상 주의하고 주의할 일이다..
고치령에서 마구령까지 산길 8킬로였는데 전망도 조망도 아무것도 볼 것이 없어 사진도 찍지 않고 내리 달렸더니만 2시간만에 도착했다..
마구령은 이 고개를 말과 소를 이용해서 교역을 하는 사람들이 오고 다녔다고 해서 마구령이라 한다..
백두대간 개념도이다..언제고 남북의 문화교류가 시작되어 백두대간만이라도 우선 개통되어 저 백두산까지 북한의 험준한 산을 넘어
내리 달려가고 싶다..아..아..
점심식사를 마치고 뒤에 합류한 팀들과 단체사진을 찍는다..다들 여유가 넘치는 표정들이다.
워낙에들 빠른 속도로 진군하는지라 얼굴보기가 마땅찮은데 이렇게라도 중간에 모여서 찍은 적이 있었나 싶다..
정상석도 표지석도 없이 안내표시석이 아니라면 이곳이 갈곶산인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산이다..정상이 협소해서 잠시
물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했다..
함께 한 대간 식구들..대단한 건각들이자 진정 산꾼들이시다..
변함없는 셀카질..이제 주저하지 않고 막찍어도 이런수준으로 나온다..ㅋ
잠시만 쉬면 멀리 뒤쳐저 있는 분들이 속속 합류한다..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10분이 채 되지 않는 엄청난 속도이다..
변함없는 포스..나는 청허로소이다..^^
출발하기전 다시 합류한 팀들과 함께..
오늘 백두대간 마루금의 종점 늦은목이재..
여기서 우회전하여 생달리로 하산한다..
다시 함께 모여서 늦은목이재에 도착한 기념촬영..
이 길은 소백산 자락길의 한 코스로 포함되기도 한다..
늦은목이재에서 생달리로 내려가는 제법 운치가 있고 걷는맛이 아주 좋은 전형적인 트레킹 코스였다..
늦은목이재에서 목재계단을 접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샘터이다..
갈수기라 물이 전혀 없었지만 수질이나 물맛은 아주 뛰어난 듯하다..
생달리로 내려가는 길에 여유가 넘치고 넘쳐서 잣나무 군락지에서 한참을 쉬었다..
사탕 하나 무라카이..
댔어예..
그카지 말고 한 개 무바라..
그라마 하나 줘보이소..
두 사람의 대화내용이다..--;;
아따 사탕 하나 멕이기 우째 이리 힘드노..^^
저 푹신한 솔밭에 누워 한숨 크게 자도 어색할 것이 없을듯하다..
늘 다른 사람들 사진만 찍어준다고 고생하시는 지기님..저 통발미소가 압권이다..
저 두쌍의 나뭇잎이 바람에 마치 싱크로나이즈를 보는 듯 일사불란하게 나풀거리고 있다..
바람이 분다면 저 나무 숲속에 누워 오감을 다 차단하고 그저 귀만 열어서 결국엔 마음까지 활짝 깨이는 체험을 하고 싶다..
드디어 임도가 나오고 오뎅이 펄펄 끓고 있는 주차장으로 가야 한다..
다음 백두대간 코스는 선달산을 거쳐 상봉 박달령 옥돌봉을 거쳐 도래기재로 하산한다..
내려오다 보니 멋진 펜션이 있었다..정갈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펜션이 다음에 이곳을 다시한번 찾을 것 같다..
정작 오늘의 산행코스는 별로 볼 것이 없었으나 마지막 접속구간의 집들이 너무 이뻤다..
돈만 있다면 이런 곳에 전원주택 지어놓고 산을 벗하면서 살 수 있다면..아..아..
커다란 반구에 조그만 인공폭포까지 운치가 넘치는 주인장임이 틀림없을게다..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가지를 뽐내는 저 나무에는 실제 영험한 기운들이 서려 있어 간절함 실린 기도에 반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격이 아주 높은 신들은 아니라서 대접과 매조지를 잘 해야 한다..
한 여름 물이 많을 때에는 제법 볼만한 경치, 소, 계곡의 모습이 될 것 같다..
다음에 올라야 할 선달산 자락..
산에 둘러싸인 마을의 전경이 너무 아름답고 차분하다..너무 조용한 것이 흠이 되긴 할까나..??
나와 덕연처자의 대화내용은?
한국의 마티즈가 독일 자동차 시장을 평정한 사유와 동기가 된 사건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마치 지리산 벽소령, 또는 세석 대피소 같은 형태를 한 전원주택이자 펜션하우스..
진도개 같지는 않고 일본의 명견 아키다(秋田) 같은데 성질머리가 있어 얌전히 있다가 내가 지나가니 짖어댄다..
하기야 개는 짖어야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니..^^
그리고 도착해서 이병호 사장님과 그 일당들이 친히 끓여주신 맛나디 맛난 오뎅탕에 소주와 탁주 한 잔씩..
참으로 훌륭한 배려요..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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