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선도 범어수련원 7월 정기산행수련을 7월22일 아침 새로 생긴
화원자연휴양림 인근의 비슬산 지맥에서 가졌다.
새로 오신 회원, 신옥희님과 김상정님 두분이 함께 하셨고
높거나 험하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한 오르막과 아주 편한 산길이
너무나 인상 깊었던, 그러나 짙은 운무로 인해 조망이 막히고
높은 습도로 땀깨나 쏟았던 알찬 수련산행이었다.
8시 수련원 앞에 집합하여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약 8시 40분..조금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여유가 넘쳤다..
그렇게 주의를 주건만 오늘도 눈을 감는 분이 있다..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아..아..
조금은 엉성하게 만들어진 등산 안내도 때문에 원래 계획했던 등산로가 아닌 하산길로 치고 올라가는 길에
장마비로 생긴 아주 시원한 계곡이 풍부한 수량으로 오가는 산객과 휴양객을 즐겁게 한다..
이 곳 용문산 자락 최고의 절경 용문폭포..수량도 많고 굽이쳐 도는 모양새가 용추폭포라 해도 괜찮을듯 하다..
아마 하산길이었으면 그냥 풍덩 뛰어들고 싶은 맑은 물..시원함도 좋았고..
계곡을 역으로 치고 오르면서 간헐적으로 이런 아름다운 물흐름이 오가는 이의 시름을 잊게 한다..
그냥 이곳에서 퍼질러고 앉아서 걸사하니 막걸리나 마셔도 괜찮을 길..
오름새도 평이하고 완만했으나 바람이 전혀 없었고 습도가 아주 높아서 모두들 진한 땀을 흘린다..
땀이 줄줄 흐를 때는 머리에 두건형태로 매어주는 것이 땀닦는 노고를 줄일 수 있는 지혜다..
능선 갈림길..산대장의 일시적인 착각으로 인해 오른쪽 까치봉으로 가야 할 것을 왼쪽 비슬산 가는 길로 접어 들면서
산대장의 알바고행은 시작된다..덕분에 좋은 산길을 더 밟게 되는 여유로움은 넘쳤지만..^^
중간 중간 아주 멋진 바위와 아찔한 절벽이 만들어내는 절경도 즐기고..
모두들 표정이 즐겁기 그지 없다..산행은 즐기면서..땀은 기분 좋게..음식은 맛있게 그리고 게걸스럽게..
희뿌연 연무가 온 산을 감싸안고 물러설줄 모른다..산신들이 역사를 펼치는 것인가..
이렇게 알몽달몽한 바위들이 산길을 더욱 정겹고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가끔씩은 가파른 경사길로 이 곳이 힘을 써야 하는 산행길임을 알려주고..
드디어 잠시 호흡수련을 할만한 멋진 암릉지대를 만나서 이 산의 지기와 나의 기운..그리고 하늘을 이어내는 시간을 가진다..
연무때문에 고도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으나 맑은 날은 아주 빼어난 절경을 가질게다..
법사님과 사모님..이제 잠시 적경의 시간을 가진다..
오늘 처음 오신 신옥희 여사님과 김상정님..대환영이다..산행실력도 매우 출중하여..고정멤버화 하는 별도의 작업을..^^
바윗 틈에 저렇게 고고하게 자리잡은 어린 나무 한그루..그 고독과 힘듦을 마다하지 않고..천년을 자라나길..
아주 멋지고 고요한 사색과 나를 관청하는 시간..
뉘라서 이런 호사를 누릴 것인가..이 곳 자연 깊은 곳에서 들숨과 날숨의 경계는 사라지고..
나의 절대의식만 우주와 함께 존재하는 시간..
국선도와 산행은 정말 찰떡 궁합이다..내공위주의 수련과 근력과 심폐력..그리고 자연과의 동화감을 한껏 올려주는
산행은 내외공의 힘과 파워..그리고 심적인 안정감을 함께 준다..
법사님의 호흡에는 깊은 시름을 떨쳐 내는 자연회귀의 본성이 있을 것이고..우리네 호흡에는 거친 삶을 중화시키는 힘을 지닌다..
최고의 명당자리를 잡고 제대로 입산수도하시는 강지님..^^
타이스의 명상곡과 함께 하는 산행의 맛..그런 느낌은 여느 산행에서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다..
서로 마주보되, 대립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으로 서로를 버텨주며..
긴 세월풍파에 너와 내가 갈라져도 그 뿌리나 고유의 성상은 변치 않는 것이니..비로소 엔트로피는 증가하나..
중력이 안고 있는 무게감은 나뉘어 지는 것이니..물리학과 자연의 조화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바람에 불어 쌓인 낙엽을 옥토삼아 나는 그저 한줌 비라도 달고 맛있게 나의 근질로 삼을 것이니..
깊디 깊은 명상의 시간을 털고 다시 출발한다..나는 자연인이로소이다..
대구 근교에 아직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수많은 산행지가 있다는 것..놀랍고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잠시의 호흡명상으로 더욱 또렷해진 나의 심신과 똘망한 눈..
산아래 조망은 볼 수 없으나 그 곳에 항상 있을 것이다..어리석음과 욕심의 안개에 가려져
저너머에 실재하는 진리와 실체를 보지 못할 뿐
변함없는 산신령 포즈..오늘 따라 미소에 자비심마저 흐른다..
이런 바위끝 조망이 날이 맑았으면 더욱 아찔한 즐거움으로 남았을터..
거의 용연사 약수터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용문산 정상..표정의 순수함에 즐거움과 아쉬움이 같이 묻어난다..
비록 화려한 정상석은 없지만 그러면 어떠한가..이렇게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데..
정겨운 저 표정에 또 한달을 버텨낼 힘과 에너지를 가득 채워가시기를..
역시 단체사진의 한계..필1인의 눈감기..ㅋㅋ
은은하게 비춰지는 산능선의 실루엣이 요염하고 능글스럽기까지 하다..올터면 오라..뭐 이런 메시지..
저 바위와 돌들도 세월과 비바람에 풍화되어 다시 흙으로 ..그렇게 돌아간다..
매순간을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면 탐진치 인간의 헛되고 삿된 욕심을 조금은 사라지게 할터인데..
가로로 세로로 나뉘어 지고 분위되는 매순간을 우리는 산행에서 보고 느낀다..그래서 무위자연주의는 아니더라도
저 아래 속세에서 조금은 덜 날카로운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늘을 향해 간들한들 꼬리를 치는 나무..
원래 홍어와 탁주로 하산주를 하려고 했으나 식당이 문을 닫는 바람에 고산골 장날시장으로 와서 간단하지만
푸짐했고 알찼던 하산주..다음달 산행은 좀 더 쉽고 알찬 곳으로..^^
< 아래 사진은 오늘 같이 산행하신 김주영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이다 >
뭐 한 것도 없는데 개선장군 같은 이포즈와 약간의 허전함은 무엇이란 말인가?
혹시나 이 폭포를 역으로 치고 오르는 길은 없을까 해서 올라가 봤으나 조금 위험해 보여서 다시 돌아온다..
벼랑 끝에서 오로지 오늘 산행하신 분들의 멋진 사진을 담겠다는 신념 하나로 아찔한 바위 끝에서..^^
보기에는 저렇게 보여도 겨우 발끝으로 지탱하고 있다..한마디로 백조의 우아함 아래에는 허벌나게 움직이는
두 발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
나도 잠시 눈을 감고 호흡명상에 빠진다..
정각도원, 체지체능, 불도일화, 구활창생, 상선약수 수선리만물불이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라..
여기서 되돌아 갔다..비슬산 정상까지는 한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다소 껄렁해 보이는 석경원님과 막가파의 포즈로 보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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