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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한라산..그 감동의 산행

 

오늘은 현충일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래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숭고한 영령들을

기억하고 우리의 미래를 굳건하게 다시 세워야 하는

사명감을 다시금 느끼고 다짐하는 날이다.

 

 

모처럼만의 공휴일, 이런 날 집안에서 궁상을 떨고 있기에는

청허, 나자신의 꿈틀거림이 도저히 견녀낼 수가 없어서

 

간단하게 아침밥 지어 먹고 행낭 꾸려서 길을 나섰다.

 

오늘의 목표지는 제주도와 등식관계로 항상 성립되는

한라산. 높이 1950미터로 남한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며 백두산과 함께 우리 대한민국 전체의

영기서린 산으로 숭상받는 곳.

 

 

 

 

 

아침 여덟시 반에 성판악에 도착해서 열두시 반에 도착한 백록담..천하을 담을

그릇인양 물기를 머금고 수천만년을 한반도 남쪽 자락에서 그 위용을 지녀온 곳.

 

 

 

성판악 출발지점에서 물을 한 통 가득 담았다.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감로수가 될 수 있는 맑고 달달한 물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고 수많은 산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체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오늘의 산행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출발점인 성판악이 해발 750미터인데 울창한 숲길이

이른 아침 산객과 행자들의 마음을 담아내는 듯 하다.

 

 

 

한라산 등산을 결코 가벼이 보아서는 안되는 이유중 하나가,

대부분의 등산로가 단단한 현무암으로 되어 있다는 것..

쉽게 보고 접근했다가는 무릎 나가기 딱 좋은 곳이다.

 

 

 

한 오십여분을 묵묵히 걷기만 하니 첫번째 대피소 속밭이 나온다.

주변에는 뱀도 많고 습기찬 곳이 많아서 몰래 다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아직까지 쉴 정도로 피곤하거나 체력상의 문제는 없어서 그냥 패스한다..뱀주의라는 팻말이 좀 그렇다..흐흐..

 

 

지난번 올레길 3코스에서 캡을 쓰고 반팔도 갔더니 온 몸이 벌겋게 익어서 오늘은

챙넓은 햇과 긴팔로 완전무장..그런데 좀 덥다..ㅎㅎ

 

 

 

코스별로 난이도 표시를 해 놓았는데 나중에 이것이 책상에서 그린 것임이 뽀록난다..

 

 

 

꺾여진채로 또 그렇게 오랜 세월을 맞이하니 그 자체로도 하나의 성상이 된다..

 

 

 

속밭대피소와 진달래 대피소 중간즈음에 위치한 샘터..

지리산 선비샘과 임걸령, 세석대피소의 시원통쾌한 맛은 아니고,

설악산 소청대피소 아랫쪽의 전신을 휘감는 강렬한 맛은 아니지만

나름 푸금털털한 맛이다.

 

 

 

가만히 보니 혼자서 털털 거리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이다..--;;;

 

 

 

오르다 보니 사라오름으로 올라가는 길 왕복 40분이라는 표지가 있어

다녀오기로 했다. 이 선택은 정말 탁월한 의사결정이었다.

 

 

 

마치 지리산 화개장터에서 삼도봉 오르는 공포의 550계단을 연상케 하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믿기 어려운 산정, 아니 오름 정상부위에 너무나도

멋진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탄성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

 

 

 

어이~!..친구 같이 가자니까..

 

 

 

얼마전 내린 비로 만수상태라 산책 데크에 아직도 물이 찰랑거린다.

 

 

 

마치 길 가다가 5만원짜리 지폐를 주운 기분..횡재한 기분이 이런 것일까..

오늘 전혀 예상밖의 경치와 감동을 챙겨간다..이름하여 사라오름 산정호수..

 

 

 

산정호수에서 바라 본 오늘 가야할 목적지 한라산 정상 동능부위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이 없다면 훌러덩 벗고 뛰어 들어가고 싶은 곳..

 

 

 

차분한 물결에 하늘이 담기고 뭇 산객들의 감동을 선사한다..

 

 

 

약간은 어설픈 하늘과 호수와 산자락의 데칼코마니..

 

 

 

사라 오름 전망대에 다시 올라서서 바라 본 제주도 서남쪽 방향..탁트인 조망이

너무나 시원하다. 때마침 불어주는 바람결이 상처입은 사람들에게는 부드러운

위로와 어루만짐이 되리다..

 

 

 

크고 작은 오름들이 모여서 마치 이쪽을 향해 정다운 윙크를 날린다..

 

 

 

육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전경..편안함과 장쾌함을 동시에 안고 있는 멋진 전망이다..

 

 

 

하늘의 구름인가, 켐트레일인가..한라는 무심하게 누군가를 기다린다..

 

 

 

누군가 까꿍하고 인사를 내밀 것 같은 모습..편안함이다..

 

 

 

다시 급경사를 내려와서 천천히 올라가는데 뭔가 경운기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짜안~!!

 

 

 

진달래 대피소에 공급할 생수를 가득 싣고 올라가는 모노레일이다. 저 직원은 스마트폰 삼매경에..ㅎㅎㅎ

 

 

 

진달래는 이미 지고 없지만 이름하여 진달래 대피소..많은 산행객들이 시끌벅적 요란스럽다..

 

 

 

그래도 대피소 주변에 몇 가지 남아 있는 진달래..털진달래라고 한다..

 

 

 

다시 애면글면 경사도가 제법 있는 길을 올라가니

앞이 탁 트이면서 장쾌한 경치가 펼쳐진다..아까 올랐던 사라오름이

오른쪽에 뚜렷한 황갈색 옷을 입은채 누리를 지켜본다..

 

 

 

여기만 올라와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알겠다..ㅎㅎ..

스멀스멀 연무가 피어오르고 넓디 넓은 초원처럼 가슴이 열린다..

 

 

 

오르다가 보고..보다가 오르고..이러다가 날 새겠다..^^

 

 

 

웅장하되 거만스럽지 않고 힘들지만 애를 먹이지는 않는 한라산 정상..

 

 

 

아직도 능선 곳곳에 군락으로 무리진 진달래 터..묘한 섹시함이 느껴진다..

 

 

 

너무 높아서일까..1800미터 이상에서는 나무가 거의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공기밀도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사랑의 농도나 밀도가 낮은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법..

자연의 이치가 곧 사람의 이치가 된다..

 

 

 

작은 봉분처럼 무리지어, 또는 홀로이 봉긋하게 솟아있는 오름과 제주도 남동쪽 방향 전경..

 

 

 

제주의 남서쪽 방향 전경이다..오늘 박무가 있어 깨끗하진 않지만

이만하면 횡재다..

 

 

 

마지막 경사 길에 모두들 뙤약볕을 지고 힘들어한다..

 

 

 

거의 다 왔다..아주머니 한분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듯 한참을 게기다가

내가 계속 서 있자, 슬그머니 옆으로 비켜준다..힘든 모양이다..ㅎㅎ

 

 

 

드디어 동능 정상..새벽부터 왔는지 일개 중대는 될듯한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언제 조용한 평일에 올라서 나만의 명상과 호흡을 실은 산행을 해봐야지..^^

 

 

 

동능정상에서 바라 본 백록담 좌편 능선의 모습..백두의 그것과 닮은 듯 다른 듯..

 

 

 

백록담의 물과 청허의 갈증..

 

 

 

열에 너댓은 이 좋은 정상에서조차 스마트한 삶을 놓칠 수 없다는 듯..열공모드..

 

 

 

넓이가 3킬로쯤 되는 백록담..만수를 경험할 기회는 적겠지만 참 대단한 곳이다.

수천만년 전 엄청난 폭발.. 그 자연의 힘이 만들어 낸 장관이다..

 

 

 

烏선생은 오늘도 하염없이 뭐..떨어지는거 없나 하고 사람들 주변을 배회한다..

 

 

 

엷은 구름들이 바라춤을 추듯 한들거리고..

 

 

 

언듯 보면 지리산의 천왕봉을 닮은 듯..설악의 대청봉을 닮은 듯..

 

 

 

인증샷을 찍으려 했으나 줄이 이십미터는 서 있다..가베얍게 포기..^^

 

 

 

큰 산이 있어 작은 오름들이 빛을 발하고 작은 오름들이 있어 큰 산이 완전을 이룬다..

 

 

 

당겨서 본 사라오름 산정호수..새끼 백록담이라고 해도 좋을 듯..

 

 

백록담 주변의 경치도 빼어나다..그냥 저 곳도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데..

 

 

 

점심 먹고, 간식먹고, 물 마시고 한참을 놀았다. 이제 내려가야겠다..한시간 가까이를 놀았다..

 

 

 

초여름의 한라산..조금은 더운 듯..그러나 나름의 바람과 하늘과 물과

산능성을 한껏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 가득한 산행이었다.

 

성판악 08:30 - 백록담 12:30 - 하산 : 13:05 - 성판악 15: 45

 

성판악 코스로 한라산 정상을 가시는 분..사라오름은 반드시 필히 꼭 다녀 오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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