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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 직녀의 만남(1) 외돌개-거문오름

 

온대지가 펄펄 끓어대는 폭염의 한 중간에 무려 두어달 만에 집사람이

제주로 왔다. 이전에 왔을 때는 다친 발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된 구경도 못하고 마음만 아릿하게 보냈던 시간이었는데 이제

많이 좋아진 상태라 평소대로 제주의 숨은 비경을 두루 두루 구경하면서

그야말로 찜통 더위인 대구에서의 고생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다녀야 한다.

 

도착 첫 날은 제주홍암가에 출근하여 이런 저런 일도 조금 도우고, 나 자신도

할일이 너무나 많아 온 종일 빡세게 일을 쳐내느라 바빴다. 신제품에 대한

디자인, 소개 문구와 판매정책에 대한 고민, 어떻게 하면 좀 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건강을 위한 섭식을 할 수있겠는가 하는 물음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안을 짜내고 도안을 그리고 문구를 써냈다.

 

그리고 오늘 따라 습도 가득한 제주의 남쪽 해안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쏟아진다. 이름하여 습식사우나에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

 

 

밤 아홉시, 칠십리 시공원의 한적한 곳에서 바라본 천지연 폭포..

아바타의 한장면 같은 환상적인 모습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습도 높고 끈적이는 날씨,

집사람과 함께 외돌개를 찾았다.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이미지의

정원이 너무나 소담스럽다..

 

 

멀리 새연교와 범섬이 은은하게 보이는 외돌개 주변, 올레길 7코스의 하일라이트 역할을 한다.

 

 

이 곳은 1968년 고도로 훈련된 북한 공작원 14명이 배로 침투하다가 아군의

작전에 의해 12명이 사살되고 2명이 생포된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도

서귀포시로 진입할 수 있는 천혜의 위치라 상시 경계활동이 필요한 곳이다.

 

 

그 아픈 역사는 뒤로 하고 여과없이 제주 해안가의 아름다움을 듬뿍 안고 있는 곳.

몇 번을 왔지만 올 때마다 명불허전..멋진 곳이다..

 

 

날씨가 끈적하니 나의 표정도 끈적이는 땀에 절었다..^^

 

 

지난번 왔을 때는 불편한 다리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다행이다..

역시 우리 부부는 자연을 벗삼아 걷고 오르고 땀을 흘려야 한다..

 

 

바람 한 점 없는 습기찬 바닷가..그래도 우리는 행복함을 나눈다..나누면서 더 커진다..

 

 

천지연 폭포로 가는 길..새연교와 문섬이 백그라운드를 장식하고..

 

 

아찔한 직벽에도 추호의 두려움도 없이 성큼 성큼..간이 오그라 붙는다..헐..

 

 

언제 봐도 멋지고 아름다운 경치..제주의 가치를 더한다..

 

 

난 이상스럽게도 이 외돌개를 볼 때마다 맹인가수 이용복님의 ' 달맞이 꽃'이 자꾸 생각난다..

김태곤님의 망부석이 더 어울릴 듯 싶은데..

 

 

새연교를 건너면서 바라 본 서귀포항 주변의 초저녁 경치..

 

 

어둠이 내려도 미모를 감출 수 없는 것은 화려함 보다는 은은함이 더..

 

 

칠십리 시공원을 산책하면서 언듯 비치는 파란색 하늘과 어둠..

그리고 흰 빛이 엮어내는 조화로움이 눈에 띈다..

 

 

그렇게 날이 새고 토요일 아침, 지금 국제 트레킹대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의 대표적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찾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다.

 

 

거문 오름의 유래는 이 곳의 돌과 흙이 유달리 검은색이고,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에서

그리 되었다고 하는데 곳곳에 현지인들의 애환이 가득 서린 숯 가마터와 4.3사건 당시의

아픔도 간직한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금은 경사가 있는 출발점..

 

 

제주 특유의 삼나무 군락지가 쭉쭉 시원하면서도 깊은 숲의 내공을 엿보게 한다.

 

 

잠깐의 숨고름이 끝나고 전망대에서 바라 본 전경..오름의 가장 큰 매력은 오름에서

다른 오름군락의 올망졸망한 경치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다..

 

 

가만히 헤아려 보니 내가 제주에 와서 오르내린 오름도 열군데가 훨씬 넘는다.

368 오름을 다 오르려면 한참이 걸리겠지만 참 인간친화적인 산책코스이다..

 

 

몇 번 더 다른 오름을 오르고 나면 이제 산경도 개념으로 머리에 정리가 될 것 같다..

 

 

평소에는 예약을 하고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탐방이 가능하지만 이번 행사기간동안에는

입장료도 무료, Admission Card를 받으면 자율적 탐방이 가능하다..

 

 

탁트인 전경과 옹긋봉긋 솟아 있는 오름의 조화..이런 것을 양수겹장이라고 하나..

 

 

그렇게 무더운 날씨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걷다보니 이번에는 표선방향의 오름들이

줄지어 도열하면서 인사를 한다..어서 오시오..청허선생..

 

 

나는 당당하고프다..매사에 그러하고 만물을 사랑하고 만인을 아끼고 베푸는 그런 사람이고프다..

 

 

크지 않은 품이지만 하늘을 안고 구름을 품어내면서 두 발로 땅을 이어내는

맑고 투명한 사람이고프다..

 

 

평야와 구릉의 조화, 편안함과 나눔이 서로 양보하고

빚어내는 즐거움 가득한 경치다..

 

 

마치 지리산 삼도봉에서 화개재에 이르는 공포의 550계단을 연상케 한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힘차게, 대지와 나무와 풀들이 어울려 서정적 교향곡을 시전한다..

 

 

태극길을 갈까, 용암길을 갈까 고민하다가 용암길은 평소에는 예약을 하더라도

폐쇄하는 지역이라고 해서 용암길을 택했다..

 

 

지나가는 상주에서 사는 노부부께서 우리의 원앙금슬을 축복하면서 한 컷 해 주셨다..ㅎㅎ

 

 

사람들이 많을 때는 다소곳 하던 집사람이 한적한 곳에서 드디어 끼를 발산한다..ㅎㅎㅎ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그 소중한 곳을 내딛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누가 인공적으로 만든 것 같은 정돈된 정원..

 

 

울창한 수풀에 하늘 보기가 힘들 정도의 깊은 원시림이 계속된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느낌이 아주 좋은 전경들..하늘도 거든다..

 

 

편안한 길과 깨끗한 공기..그리고 우거진 숲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건강..힐링 그것이다..

 

 

풀들이 구름처럼 운거하며 숲을 하늘로 띄운다..내 마음도 같이 두둥실 뜬다..

 

 

기쁘다..부인오셨네..

 

 

뒤에 보이는 웃밤 오름이 제법 옹골찬 위용으로 버티고 있다..

 

 

누군가 이곳을 지나려면 나의 윤허를 받아야 할 터..웃밤 오름의 기운을 형상화 하니..이런 포즈가..ㅎㅎㅎ

 

 

용암길의 절반 정도 왔을까? 아주 특이한 이름의 벵뒤굴이라는 풍혈동굴이 있다.

잠시 베낭 내려놓고 풍혈에서 불어 나오는 절대온도 영하급의 바람을 맞으니

온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시원하다.. 한참을 앉아 무더운 날씨에 횡재하는 기분을 즐긴다..

 

 

방목해서 키우는 소들중에서 대장급이다..자신의 무리를 지키려는 본능일까..

계속 나의 움직임을 물끄러미 쳐다 본다..나이가 조금만 젊었어도

"어이..황소~!, 나? 나 ! 청허당이야.." 하면서 수도로 저 놈의 뿔을 팍팍 가격하는..

 

 

원시림의 진수를 그대로 보여주는 깊이 있는 숲길..너무나 좋다..푸르고 시원하며

피톤치드도 뭉클 뭉클 솟아난다..

 

 

사람이 자연을 끼고 그 품속에서 걷다 보면 절로 마음에 안정이 오고

싯구 하나 토해내면 이거야말로 자연인의 삶이 아니겠는가..

 

 

다소 짧은듯한 용암길이 끝나고 나무아래 그네 둘이 우리를 빨리 오라 한다..

 

 

잽싸게 달려가서 Swing을 즐기는 오십 다된 나이든 소녀..ㅎㅎㅎ

 

 

마냥 해맑은 모습으로 너무도 좋아한다..아름다운 모습이다..ㅎㅎㅎ

 

 

녹차밭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좋고, 싱그러움 가득한 초록의 여름이다..

 

 

나도 느긋하게 앉아서 소년시절의 꿈을 노래하노라..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동굴의 분위기도 느껴보고..

 

 

풀잎으로 된 털옷을 입고 나 여깃소..하는 나무가 허풍성세를 떤다..

 

 

Miniature Castle..Beauty~!!!

 

 

이제염오..불여악구..을 상징하는 연꽃..Lotus다..

 

 

동굴카페라고 해서 시원한 냉기가 느껴지나 했는데 알고 보니 에어컨이다.

동굴이라기 보다는 움푹 파인 곳에 지붕을 얹은 곳..

 

세계적 자연문화유산인 거문오름을 마치고 다음 코스는

숨겨진 제주의 Trekking Course인 머체왓 숲길과 이승악 오름을 간다..

 

맛있는 한방 백숙으로 초복의 더위를 이겨낼 에너지원을 얻고

다시 남원으로..남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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