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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직녀의 만남(2)-머체왓숲길+이승악오름

외돌개와 거문오름 트레킹이 너무도 습하고 더운 날씨에 진행이 되어서

오늘은 그늘만 찾아서 다니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제주의 날씨도 그다지

햇살이 강하지 않다고 하니 습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급적 강한

햇살을 피해 갈 수 있는 곳, 내가 사는 남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

두 곳을 택했다. 이름하여 머체왓숲길과 이승악 오름. 둘 다 그다지

힘들지 않으면서도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잘 알려 지지 않은 곳이라

한적하게 산들바람, 계곡바람 맞으면서 천천히 트레킹하기는 안성맞춤이다.

 

 

 

이 곳 머체왓 숲길은 인근에 머체오름을 끼고 있고 2012년 12월에야 비로소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비교적 New Trekking Course이다.

 

 

입구 옆에서 느긋하게 명상 삼매경에 빠진 우공..무엇을 음미하는 것일까?

조금 전 먹었던 소꼴풀의 향을 즐기는 것인가? 우생의 의미를 관조하고 있는 것인가?

 

 

온통 초록의 숲에서 소들의 움직임은 전혀 서두름이 없다..

그래서 도를 닦음에 있어 우보처럼, 가끔씩 땡그랑 거리는 워낭을

죽비삼아 그렇게 천천히 서두르지 말라고 성현들이 얘기했던 것일까?

 

 

길은 한적하고 완만하며 누구나 부담없이 걸어낼 수 있는 편안함으로 가득차있다.

날씨만 선선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텐데..

 

 

간편하게 차려 입고 배낭에는 얼린 물 2병, 사과 1개, 제주도산 감귤주스 2개가 달랑이다..

 

 

아마도 이 평원을 보는 누구라도 저렇게 두 팔 활짝 펴고 자연을 안고 싶어 할 것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소들이 길 중앙에 턱 하니 버티고 서 있다.

맨 앞에 있는 녀석이 대장급인 것 같은데 어제 거문오름에서 본 녀석보다는

많이 순하고 덩치도 작아서 그냥 개의치 않고 뚜벅 뚜벅 걸어갔더니

냅다 줄행랑을 친다..ㅎㅎㅎ..너 오늘 잘 선택한거다..

아니었으면 피칠갑을 시켜줬을텐데..운 좋은 놈..

 

 

이렇게 평화로워보이지만 곳곳에 소똥이 지뢰밭처럼 조밀하게

위치하고 있어 자칫 한 눈 팔다가는..Oh Shit~!! 소리가 절로 난다..ㅋㅋ

 

 

비옥한 대지에 나무와 풀, 그들의 천국이 펼쳐진다..

 

 

어제 웃밤오름에서 받은 기운이 너무 셌던가..오늘은 다소곳하게 포즈를..ㅎㅎ

 

 

오십줄 부부의 애교 가득한 포즈는 계속된다..쭈욱~~~

 

 

깊은 숲 속에는 그들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을터..서늘한 기운이 가득하다..

 

 

목장길은 돌았고 이제 제대로 된 머체왓 숲길을 향해서 간다.

 

 

이름하여 Beauty and the Forest,,

 

 

제주 숲길의 특징은 쭉쭉 빵빵한 삼나무를 융단처럼 온갖 풀들과 작은 나무들이

장식하고 있고 어두운 듯 밝은 듯 경계상에서 오묘한 풍미가 있다는 점이다.

 

 

늘 그늘이 있으니 습도를 항상 머금고 나무둥지에 이끼가 슬며시 피어오른다.

 

 

그 옛날 이런 깊은 숲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못내 궁금하다..

 

 

한라봉으로 멋을 낸 숲길 안내판..친근함이 더한다..

 

 

늘 영화나 소설에서 보고 그렸던 숲길..돌담길은 옆에서 거들 뿐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하면서도 편안한 느낌..

 

 

비가 많이 오면 넘쳐 흐르지만 지금은 건천인 상태인데..시원한 바람이 얕은

계곡을 따고 불어준다..시원, 상큼한 바람의 느낌..이것이 힐링이다..

 

 

어쩌면 저렇게 갖가지의 모양으로 형상을 만들어 낼 수가 있을까?

중간에 옴폭한 곳은 나의 전용 탕으로 했으면 좋겠다..선녀들은 당근..

 

 

이제 컴컴한 숲 길도 다시 들어간다..또 어떤 편안함이 우리를 반길 것인가?

 

 

수수함 가득한 흙길과 제멋대로 자란 나무와 가지들이 우리를 반긴다..

 

 

역발산기개세로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세워주는..

 

 

변함없는 셀카질..ㅎㅎ

 

 

이런 나무를 보면 양자역학이 선택과 결정의 논리를 사뭇 이해하기 쉽다..

 

 

옆으로 누운 굵은 가지에 이럴수는 없다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선 가지들..

 

 

흐름이 없어 다소 탁해보이지만 많은 산짐승들의 옹달샘이자,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누군가 이곳에서 비박을 했을까? 추운 겨울이나 비가 오면 저 나뭇가지에

나무잎들을 가득 채워 놓으면 제법 훌륭한 비박지 역할을 한다.

 

 

서로 자랑하지 않으면서도 나름 자신의 소신을 펼쳐내는 나무들..

 

 

이제 머체왓 숲길을 나와서 간단하게 파전과 라면,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명불허전의 숨은 오름길..이승악 오름길을 향한다..

 

 

길은 편안하고 시원한 숲바람이 우리를 반긴다..

 

 

연신 시원하다를 외치면서 서서히 깊은 숲으로 들어서니 바깥 세상의 폭염은 어느덧 사라지고..

 

 

아리랑 동동..스리랑 동동..에헤라 데헤야..

 

 

이런 길은 하루에 백리를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

 

 

비가 오면 철철 넘칠 작은 계곡인데..이곳은 물이 빠져들지 않는가 보다..

 

 

본격적인 오름길..삼나무 로프로 길을 채워놓아서 무릎이 약하거나 비실한 분들도

얼마던지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숲길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얕은 계곡에서도 시원한 바람은 끊임없이 불어 내려온다..닭살이 돋을 정도다..

 

 

시원스레 솟아오른 삼나무 군락이 절정의 시원함을 자랑한다..

 

 

잠시 돌아보매..신랑을 찾고..^^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이여..감사하고 고마운 자연이다..

 

 

바람에 견디어내기 어려웠을까..나무 한그루가 직각으로 쪼개져서

바람이 불 때마다 딱따구리 소리를 낸다..바스러져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겠지..

 

 

용암이 폭발하면서 날아온 덩어리 위에 나무가 다시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더한다..이름하여 화산탄이다..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다..

 

 

뿌리의 힘이 얼마나 세면 이런 기울기에서도 이 나무는 너끈하게 수백년을 버텨 낸 것일까..

 

 

아기자기한 나무들이 화산탄 덩어리에서 미네랄을 얻고 영양소를 얻어내니..대단하다..

 

 

마치 앙코르와트의 사원을 보는 느낌..

 

 

아예 화산탄과 나무가 하나가 되었다..굉장히 이질적인 존재가 이렇게

함께하니 우주의 섭리는 참 오묘하다..

 

 

이승악 오름의 정상을 향하는 가파른 계단길..

 

 

제법 땀이 난다..그래도 시원하다..산위에서 부는 바람..시원한 바람..그 바람은..

 

 

 

 

이승악 오름 정상에서 바라 본 주변 전경..탁월하다..

 

 

멀리 서귀포, 위미 방향의 해안가..시원한 능선을 보는 것만 해도 시원하다..

 

 

낮이고 밤이고 이런 깊은 숲과 오름을 며칠이고 걷고 싶다..

 

 

옛날 제주도민들이 만들어 사용했던 숯가마터이다..급할 경우 비박지로도 훌륭해 보인다..

 

 

이 깊은 계곡에도 이런 돌무더기 계곡이 있다..제주에 돌이 많다는 사실을 직접 본다..

 

상쾌한 두 개의 숲길과 오름길을 마치고, 집사람은 대구로 떠난다..

 

다음은 더욱 멋지고 알찬 곳으로, 떠나자..즐기자..자연을 찬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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