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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독백

 

 

 

 

지난 일년간의 결코 짧지 않았던 시간..

나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안정적이고 고연봉이 보장되었던 직장을 스스로 뛰쳐 나와서

1/3도 되지 않는 연봉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가족들과 떨어져 매일을 그리워 하면서 나의 지금 이 희생과 힘든 시간이

내가 평소에 꿈꾸어 왔던 이상적 현실..남을 건강한 삶으로 인도하고

도움이 되는 이타적인 삶..그것이 내가 그토록 얻고자 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현실을 보면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아직 문학소년같은 감성에 너무 휘둘렸던 것일까?

 

백두대간, 히말라야를 종횡무진 누비던 강건한 체력은 두어시간 평지를 걸어도

숨이 차고 무릎이 아릿하게 아픈 저질체력으로 곤두박질 치고,

 

고독과 외로움에 애인처럼 달고 살았던 한라산 소주 덕분에

건강수치도 이전과 비교도 안되게 나빠지고..

 

신바람으로 내 달렸던 그 열정과 순수함에 대한 질시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력 부족, 포용과 관용의 한계..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 지난 1년의 여정에 쉼표를 찍었다.

 

그래도 종업원을 생각하고 아끼는 평소 나의 지론에 아래 여직원의 편지는

나의 그러한 생활과 행동들이 그다지 무의미하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적지 않은 위로와 격려가 된다.

 

아즈버, 인생은 늘 배움의 연속이고 그 배움의 과정은 결코 환상적이지도

내가 생각하는만큼 상대방도 이해하리라는 순진무구의 틀이 지켜지지

않는 복마전의 연속임을 또 한번 깨닫게 된다.

 

순진한 악마와 교활한 천사라는 두 얼굴에서 우리는 어떤 평안을 얻을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나이값을 못하는 인간, 중년의 나이에도 아직

별을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입춘의 일상..씁쓸하다..그래서 술 한잔이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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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무님

강XX입니다.

 

지금쯤 무사히 대구 자택에 도착하셨나 모르겠습니다.

이별도 너무 아쉬운데 가시는 길 이렇게 매서운 바람에 눈발까지 날려서

직원으로서, 또 무엇보다 전무님께 깊은 존경을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너무 편치 않습니다.

 

입사 전 이력서를 내려 홍암가에 방문하던 날 전무님을 처음 뵀던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솔직히 첫인상은 살짝 딱딱한 안경, 조금 낯선 경상도 억양, 뭔가 강직해 보이는 입매 등

조금 깐깐해 보이시고 강렬했었지요^^ (죄송합니당 ㅎㅎㅎ)

생애 첫 개인면접을 즉석에서 준비 하나없이 횡설수설 어설프게 보았던 그 날,

저 스스로 나름 새로운 경험을 했고 충격도 꽤 받았던 터라

그 날 제 일기장에는 전무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입사지원자의 자세에 대해,

그리고 저의 새로운 다짐 내용까지 가득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전무님께서 말씀하신 약속(?)이 현실이 되어 감사히 같은 홍암가 식구가 되었지요.

그래서 전무님께 더 감사했고, 같이 근무하게 되면서 여러가지 배움에 존경심이 커져갔었습니다.

정도 너무 많이 들었고 앞으로도 배울 점이 너무나 많은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시게 되다니요..

정말 아쉽고 서운함이 좀체 가시지가 않습니다.

 

 

일년여동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시시면서 바쁜 업무에 좋아하시는 약주도 같이 나눌 벗 없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가끔 카스에 올라오는 전무님의 고독함을 느껴도 따뜻한 위로의 말, 힘내시라는 말 한마디 건네지를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전무님이 몇 번 말씀하셨던 머체왓숲길도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 거닐지도 못하고.

기회되면 한번 모셔서 가봐야지 했던 곳도 결국 가질 못하였네요.

 

실은 작년 여름부터 전무님이 좋아하실 분위기 같다고, 서귀포에서 회식 자리라도 생기면

꼭 모시고 가야지 점 찍어 놓은 노천카페도 있었거든요^^

맘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데 왜 진작 모시고 가지 못했을까 뒤 늦은 후회감이 큽니다.

감사함도 크지만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투성입니다.

 

평소에 친한 친구에게 전무님 얘기를 많이 했어서인지, 전무님 떠나신다는 소식 듣고 친구도 괜히 기분이 착잡하다며.. 흑

 

저 정말 표현은 못했지만 전무님을 업무적인 능력 외에도 인간적으로 남다르게 존경하고 있었거든요. ^_^

그래도 그렇게 그러우셨을 고향에 가셔서 가족과 함께 보내실 수 있음에 다행이라

혼자 위안삼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경너머 전무님의 순한 눈매와 호탕한 웃음소리, 멋진 말솜씨, 진심이 느껴졌기에 더 당당해 보이시던 위풍,

늘 부럽고 보기좋았던 따뜻한 가족애, 유머러스한 말로 항상 따스하게 보듬어 주셨던 기억........

하나하나 너무 감사드리고 그리울 것 같습니다.

 

어제 귀가하고 밤하늘을 보는데 별이 꽤 많길래 별 보며 전무님 앞날의 축복을 담아 기도드렸어요.

그래서 제 기도로 말미암아 뭐든 다 잘 되실거에요 ㅎㅎㅎ 헤헤헤

 

아쉬운 마음에 두서없이 몇자 끄적여서 내용이 어수선 하지만 제 진심만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생활에서 만난 최고의 상사를 말하라면 단연 김태원 전무님을 꼽을 것이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 ^^

어리버리하고 부족함이 너무 많던 저를 항상 따뜻하게 품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남겨주셨던 가르침과 따뜻함.. 소중한 기억으로, 배움으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전무님, 언제 어디서나 건강 조심하시고 가족의 품에서 사랑 넘치는 빛나고 힘찬 나날 되시길 소망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전무님을 매우 존경하는 강XX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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