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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백두대간 8차 거림골-세석-벽소령-의신

 지리산은 가면 갈수록 힘이 들고,

 돌아보면 볼수록 또 가고 싶으며,

 그 아늑하면서도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하는 능선에서

 꿈속에서나 볼듯한 장대한 굴곡을 보노라면

 이 순간의 행복스러움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계속 지속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백두대간 8차 코스로

 거림골-세석산장-영신봉-칠선봉-덕평봉-벽소령을 거쳐 의신마을로 하산했다..

 

 

 지리산의 장점은 장쾌한 능선이 연출하는 자연스러운 모습 그 자체이다..

 

 

 거림골에서 9시쯤 출발해서 6킬로를 완만하고 급한 된비알을 거치면 세석산장이 모습을 나타낸다.

 도착시간은 약 12시..

 

 세석산장과 연하천산장의 최대장점은 물이 풍부하다는 점..

 세석산장에는 두 곳의 급수대가 있는데 물 맛은 아래쪽이 더 시원하고, 달콤하다..

 

 세석산장에서 바라본 촛대봉..저 곳에서 지리산 동부능선, 서부능선의 대 장정의 코스를 가름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지리산의 최대경관을 경험하는 코스는 촛대봉-연하봉 코스와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을 경유하는

 코스이다..

 

 설악처럼 웅장거대한 바위나 암릉은 없으나 지리의 그것은 무덤덤하면서도 편안하다..

 

 영험한 신들이 거주하는 봉우리..영신봉이다..해발 1651미터에서 느끼는 자연은 도심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짙푸른 녹음이 눈을 시리게 한다..

 뉘라서 저 푸르름에 녹아들지 않겠는가?

 

 마치 오랜친구처럼 지나가는 모든 이들을 바라보고 바라보는 고독한 바위..

 어머님의 저 깊은 속정을 느끼게 한다..

 

 영신봉에서 내려가는 공포의 104계단..내려가는 사람은 편안하지만 저 곳을 역으로 오르려면

 한숨과 탄식과 속내 깊은 갈등을 수없이 겪어야 한다..

 

 지나가는 산객들이 저 곳에 자그마한 돌탑을 쌓아 올리고 있다..

 그들의 염원은 무엇이었을까..지리를 타면서 바래는 바람은 의외로 순수한 것이 많을 것이다..

 

 수만년의 무게를 버티다 이제는 지쳐 떨어져 자신의 한 몸이었던 곳에서 또 다른 영겁의 세월을 쉬고 있는

 바위쪽..사람의 영원한 환생을 통한 궁극적 도달점은 어디일까?

 

 바위와 나무와 희뿌연 비바람을 동반한 구름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이토록 아름다운 현실이다..

 

 선비샘이다..지리를 경유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명품샘이다..

 

 벽소령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2킬로는 참으로 편안하다..마치 동네 뒷산처럼 눈에 익고 그동안 지쳐 부르튼

 발길을 감싸준다..

 

 동화속 나라에 나오는 요정의 집처럼 예쁘디 예쁜 벽소령 산장..

 벽소령은 벽소명월이라하여 보름달을 즐기는 장소로 그만이다..

 

 뒤돌아본 벽소령 오는 길..가는 길, 길은 하나이지만 사람의 주관에 따라 쓰임새가 다를 뿐이다..

 

 벽소령에서 의신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계곡은 원시림 그 자체이다..

 지리산의 다른 코스에 비해 이동산꾼들의 수가 현저하게 적어서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마치 원숭이가 나무에 붙어 있는듯한 형상이다..한국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는다..

 일본에는 원숭이가 살고 있다..진짜 원숭이..그리고 원숭이 같은 ...

 

의신마을에서 본 도라지꽃..도라지..도라지..도~오 라아지이..블루 빛 바이올렛 색상이 너무 이쁘고 청초하다..

 

이번 코스는 거림 - 세석산장 : 6Km 약 세시간 언저리 소요, 세석산장 - 벽소령 : 6.3Km, 3시간

                 벽소령 - 의신    : 6.8Km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점심시간과 휴식을 포함하면 아홉시간정도

                 소요되는 코스이다..실제 길이는 22km 정도..

 

다음 9차 코스는 성삼재-노고단-임걸령-반야봉-화개재-벽소령을 거쳐 대성리로 하산하는 24Km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