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목,금요일에 중국 출장을 다녀 왔습니다.
영파지역, 소주지역을 다녀 왔는데 낮기온이 39도, 40도를 넘었고
습도마저 높아서 생고생을 했지요..
토요일 아침에 상해 푸동공항에서 대구로 바로 들어오는 직항로가 있었지만
그러면 격주로 진행되는 백두대간 산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푸동-인천-대구로 금요일 저녁에 돌아 왔습니다.
집에 와서 여행가방 풀고 산행배낭 짐 꾸리고 하다보니 시간은
열두시가 훨씬 넘어..꾸역꾸역 토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산악회 버스를 탔습니다.
이번 백두대간 산행은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노고단-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연하천-벽소령을 거치는
백두대간 마루금 거리 약 19킬로와 벽소령에서 음정리까지 약 6.4킬로 해서 총 25.4킬로의
대장정의 거리를 아침 9시 30분 출발 오후 저녁 5시 10분에 완료하였습니다..총 소요시간 7시간 40분..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에서 날씨도 후텁해서 땀을 한 열 바가지 쏟아낸 것 같습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향하는 중급경사의 길..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이면 족하게 닿는 거리입니다..
노고단에서 바라 본 반야봉..역시 넉넉한 여인의 둔부같은 편안함이 압권입니다..
구름이 산을 돕는지..산이 구름을 돕는지..오랜만에 보는 장쾌한 지리산 능선의 장관입니다..
감탄사를 아니 연발할 수 없지요..
정말 저 산과 구름과 작은 나무들이 펼쳐내는 한아름의 편안함..넉넉함..편안함..지리산을 괜히 어머니의 산이라 부르겠습니까..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 속의 차가운 바람이 그간의 억눌림과 답답함을 날려버립니다..
불무장등의 다정다감한 모습..약간 비켜 틀어 앉은듯한 모습이 새색시의 부끄러움 같기도 하고..첫키스를 막 경험한 숫처녀의 발그레한
가슴얼굴같기도 합니다..
줌으로 당겨 본 천왕봉..그렇게 자주 왔건만 또 오라고 진하디 진한 유혹과 뇌쇄적 미소를 날립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대에게 가지 못하네..
돼지령 입구길입니다..산돼지들의 근거지였다고 하는데 아직 그 넘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돼지령에서 임걸령으로 가는 숲속길..편안한 흙길..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지나는 가슴 마디마디에 살포시 담겨옵니다..
야생화들도 이끼 가득 머금은 나무들 사이에서 수줍지만 담대하게 자신을 알려내고..불규칙함이 빛어내는 아름다움..
임걸령 샘터에서 몇 백년인지를 굳굳하게 비바람과 눈바람의 날카로움을 비껴낸 모습으로 서 있는 나무..
노루목에서 삼도봉 끝자락에 들어서면 저렇게 돌들이 길을 막은듯 만든듯..폼을 잡고 있습니다..
화개재 내려가기 전 소탈한 나무들로 만들어진 550 계단길..거꾸로 오르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코스지요..
고사목들과 신참내기 나무들..그리고 중후한 연령수들이 어울려 기막힌 자연스러움을 연출합니다..
그저 자연은 스스로 만들고 사라지며 온갖 성상들을 자신에게 녹여냅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 가는 길..물이 넘쳐나면 나름 또다른 지리의 멋을 품어냅니다..
음정리 마을 입구의 커다란 소나무들..군락치고는 아담합니다..
이제 지리산 본류줄기의 대간산행은 이번으로 마치고 다음부터는 산행시간 5~6시간 내외의 비교적 순탄한 대간길이 시작됩니다..
집에 돌아오니 거의 열시 반..중국출장과 장거리 산행으로 피곤한 몸..그러나 마음만은 가득..그 어느누구보다도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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