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요일 아침,
어머님은 천안쪽으로 방생 가시고,
집사람은 장인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딸 아이는 막바지 피치를 올린다고 독서실로..
아침밥 먹고 어줍잖이 집에서 있느니 가벼이 몸이나 풀자고
근처에 있는 고산골 산성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고산골 만남의 터 까지 약 3.5킬로
산성산 정상까지 3.5킬로..하산길에 손 칼국수 먹고 집으로 오니 꼭 14킬로 정도에 네시간 조금 더
걸렸네요..칼국수에 여랍이 들어가서 시원한 점심을 했습니다..값은 3,500원..
신천둔치 공원 산책로입니다..오른쪽 굴뚝 있는 아파트가 제가 13년째 살고 있는 삶의 터전..
고산골 입구에서 당겨 본 산성산과 대덕산 정상 방향..제법 울긋불긋 색을 입고 있습니다.
만남의 터에서 커피한잔 가베얍게 하고 체육공원 끼고 도는 길입니다..차분한 정경이죠..
당단풍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형형불긋..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눈이 시린 하늘과 벅찬 붉은주황색이 썩 괜찮은 조화를 이룹니다..
노랑과 파랑과 연주황 붉은 빛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네요..
인위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그 자체가 더 진실스러운 아름다움입니다..
언뜻 보면 한겨울의 황량한 맛까지 풍기는 등산로..전나무 단지로 조림을 잘 해두어 해마다
잣딴다고 이른 가을이면 난리를 칩니다..
나무사이를 뚫고 들어 온 한줄기..빛..
빛은 입자인가요?..파동인가요?..
싱그럽다는 표현이 적절한 가을 하늘과 전나무 숲의 조화..뉘라서 쳐다 보지 않을 것인가..
산성산 올라가는 임도..오른 쪽에는 억새가 무성하니 가을빛을 무채색으로
감싸안아 줍니다..내가 시인이라면 뭐라고 읇조렸을텐데..
멀리서 바라 본 대덕산 정상입니다..무슨 기지인지 모르지만 첨탑입니다.
청룡산과 비슬산 방향입니다..심심하면 한번씩 비슬산까지 종주를 합니다만..오늘은 생략..^^
집에서 비슬산 까지는 약 26킬로 정도인데 여덟시간이면 갑니다..물론 유가사에서 마지막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더 빨리 가기도 해야 합니다..
가창 청도방향의 전경..멀리 운문산, 가지산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용두골 방향 능선인데 제법 장쾌하니 가을을 탑니다..
용지봉, 욱수골 방향입니다..높지는 않지만 친근하게 저 나름대로의 위상을 갖춘듯..
나무와 바위가 사이좋게 평생지기처럼 대화를 하고 있네요..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굉장히 어색할듯한..
막상 사진으로 보니 느낌이 덜한데..꼭 인디펜던스데이의 외계인 대형 UFO 같았다는..
일근만지一根萬枝..저런 나무를 보면 양자물리학에서 예측하는
평행우주론이 명확하게 설명이 됩니다..그 순간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
나뭇잎은 다 떨어졌지만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가지를 펼쳐내면서
마치 우산처럼 편평한 가지군입니다..
칼국수 한 그릇에 배를 넉넉히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동교와 수중보입니다..
왜가리와 오리떼가 한가로이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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