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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목숨을 건 산행..백두대간 대야산 구간

여태껏 이런 저런 산들을 많이 다녀봤지만

겨울 산행은 그다시 심각하게 다니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덕유산 종주나, 지리산 자락을 돌다 내려온 것..

 

그러나 지난 토요일 백두대간 코스 버리미기재 - 촛대봉 - 대야산 - 밀재 - 용추계곡코스는

겨울철 눈과 얼음이 녹아붙은 암벽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그리고 실제 목숨의 위험, 공포감을 체험한 코스였다.

 

천우신조라고나 할까..

30대 초반의 여성 한 분은 빙벽 중간에 팔 힘이 빠져 오도가고 못하는 상태에서

거의 30분을 고착상태에서 거의 실신상태에 있었고

 

가까스로 힘을 내어 다시 내려오다가 밧줄을 놓치는 바람에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나 정말 대야산 산신이 도우사

나무와 주위 도움조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낙상을 면하기도 했다.

 

여기 그 생생한 사진들과 여정이다..

 

         눈과 얼음으로 꽁꽁 얼어 붙은 밧줄..아무리 악력이 좋아도 미끄러지게 되어 있어

         자칫 놓치기 쉽고..대단히 위험한 상태이다..

 

        거의 90도 각도에 육박하는 가파른 눈 길은 안그래도 힘든 산객들의 진을 완전히 빼 놓는다..

 

        여간한 뱃심이 없이는 엄두조차도 내기 힘들다..

        눈이 없고 얼음이 암벽에 없다면 아주 스릴 넘치는 코스일 것이다..

 

        마지막 구간은 변비환자도 일시에 쾌통을 이룰 정도로 용을 써야 겨우 올라설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온 사방이 탁 터진 조망이 일품이지만 고생이 너무 심하다..

 

        아무도 이 산을 도전하지 않는다..그만큼 겨울철에 위험한 산이기 때문이다..

 

        온통 눈이 가득한 조망은 그래도 한줄기 쉼터로서의 역할을 해 준다..

 

        얼어붙은 바위만 힘든 것이 아니다..깍아지른 눈..무릎까지 푹푹 파이는 눈을 헤치고 가파른 길을

        올라서는 것 자체로도 겨울산행은 이미 힘들고 대단한 체력을 요구한다..

 

처음 30여분 된비알로 몸을 녹녹하게 푼 상태에서 단체사진..

 

산행 내내 계속되는 밧줄타기..때로는 급하고 완만하고 길고 짧으면서 산객들의 발길을 늦춘다..

 

 맨처음 경사하강길..이쯤이야 하는 자신감에 여유만만했으나..

 

 바위에 얼음이 얼어붙어 아이젠이 제대로 브레이크 역할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는

 두 손과 양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저 터벅터벅 걷고 있지만 눈 길이라는 것은 이중의 힘이 부과된다..

 

공포의 직벽구간 1,2코스를 올랐으나 윗 코스에서 처자 한명이 올라가다가 탈진상태..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근 30분을 기다리고 있다..바람을 세차고 눈발도 날리고,

이러다가 판단 잘 못하면 그것이 바로 조난이다..

 

내려오고 나면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로 미끄럽고 위험한 구간들이 즐비하다..

 

고고히 대야산 가는 길을 굽이살펴주시는 미륵바위..

 

겨울 산행은 장비가 충분해야 한다..Alpine Extreme은 여기서 나온 말일 것이다..

 

높이는 1,000미터가 채 안되지만 위험하고 힘들기로 전국에서 소문난 난코스이다..

 

촛대봉이다..해발은 낮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에도 많은 땀과 한숨과 안도의 탄식이 쏟아졌다..

 

저 사진 오른편의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야 한다..오늘 산행 최고의 하일라이트이다..

 

 뭐라고..?..위험하다고..걱정하지 말라 이거야..내가 말이야..그래도 왕년에 강원도에서..^^

 

바위틈에서 곱게 열린 고드름 형제들..

 

쌓인 눈의 높이가 거의 무릎이상으로 치고 올라온다..

 

고래같은 모양으로 곱게 쌓인 눈싸미..

 

가파른 눈길을 애면글면 올라오면 이런 가파르고 미끄러우며 왼쪽은 깍아지른 절벽같은 위험한 구간이 나온다..

 

그래도 조망하나는 끝내주고..

 

떨어지면 죽는거다..미끄러져도 죽는거다..한눈 팔면 죽는거다..

오금이 저리고 찔끔찔끔 오줌이 나오려 하는 위험한 구간들이다..

 

얼마나 용을 썼는지 일행중 한 분은 두 다리의 허벅지와 종아리..발끝에 쥐가 계속나는 바람에

내가 배낭을 대신 짊어지고 내려오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하다가

월영대 지나서야 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나도 죽을 지경이었지만 그 분도 꽤나 고생했을 것이다..

 

용추계곡의 하일라이트 폭포이다..여름이면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한다..

 

오늘 얼마나 용을 썼는지 윗입술이 벌써 터지려하고 아랫입술도 갈라터져있다..

 

설국의 향연은 그래도 계속된다..쭈욱..

 

 

 

재미있는 산행이었다고 자평을 하지만 거의 목숨 걸어놓고 하는 산행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진정한 용기는 남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요..타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며

진정한 용기는 나를 위해 나 주위를 위해 어느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적합하고

비록 지금은 욕을 얻어먹고 비난 받을지라도 가깝거나 멀거나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뒤돌아 보았을 때 나와 그들에게 스스로 떳떳하고 가장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이었다는

종합적인 예견과 직관을 최대한 살려내는 결정..그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