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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반야성지 묘향대 산행기

 

 

Warning !!! --

본 글에는 때에 따라서는 세상을 포기하고 산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매우 강하게 들게 하는 초자연적 사진이 매우 많으므로 심신이 허약하신

분들은 마음을 단디 하시고 보시기 바랍니다..

 

본 사진과 글로 인해 가정을 내팽개치고 산으로 도 닦겠다고 들어가는 등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과 귀책사유를 본인은 지지 않습니다..^^

 

어수선한 주변상황에 갈수록 생각만 많아지고 일들은 매끄럽게 풀리지 않으며

애써 태연한 척 관조하는 자세로 다수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일은 내 마음 먹은대로 풀리지는 않는다..

 

이럴 때 전전긍긍하면서 담배연기나 뿜어대는 것은 선도인으로써, 실천행동가

로서의 모습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보다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문제를 직시

하고 가장 부드럽고 안정되게 풀어가고자 몇 주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반야봉의

숨겨진 불교성지인 묘향대妙香擡를 가기로 했다.

 

마침 단골산악회에서 어린이날에 성삼재-노고단-임걸령-반야봉-삼도봉-화개재를

거쳐 뱀사골 계곡을 끼고 반선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어 이용했다.

 

우여곡절 끝에 10시 도착예정이던 버스는 30분 지연되어 성삼재에 도착했고 이리저리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끝내고 속도를 내어 목적지로 향했다.

 

산악회 코스와는 별도로 나는 반야봉에서 중봉으로 잠입하여 통제구역인 묘향대 가는

길로 접어들어 이끼계곡과 이끼폭포를 보고 간장소 철교를 거쳐 반선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했다. 빠듯한 시간이고 실제 묘향대-이끼계곡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코스여서

내심 걱정이 되어 이미 아는 길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사상 유래없는 속도로

내달렸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달아뺐다.

 

성삼재 10:35 - 노고단 고개 11:10 - 임걸령 11:50 - 노루목 12:10(점심식사 15분)

- 반야봉 13:00 - 중봉 13:10(묘향대 들머리에서 10분 휴식) - 묘향대 13:40 -

(묘향대에서 30분 보냄) - 묘향대 출발 14:10 - 이끼폭포 15:45 - 간장소 16:25 -

와운교 17:30 - 계곡길 경유 반선 18:00 산행종료

 

푸르럼이 가득 넘칠 때의 압도적인 반야봉의 모습..

그 옛날 지리산에는 반야라는 수도자가 살았는데 노고처녀와 정이 들어 천왕봉에서 알콩 달콩 여느 부부처럼 정답게 같이 살다가

딸도 여덟을 낳고 그랬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러다가 道도 못깨치고 말겠다 싶어 냉정하게 가족들을 버리고 반야봉으로 도망쳐

혼자 수도하고 살았답니다..갑자기 지아비를 잃은 노고색시가 그리움에 복받쳐 지리산 온자락을 뒤지다 반야봉에서 사랑하는 님을

만나고 같이 살자고 졸다대었지만 한번 도의 세계에 귀의한 반야의 마음은 돌아설 줄 몰랐는지라..결국 가슴에 상처를 받은

노고색시는 목숨을 끊고 여덟 딸들은 전국 팔도로 보내버렸단다..문득 자기의 잘못을 깨달은 반야가 죽은 노고색시를 기리는 뜻에서

보고 싶을 때마다 죽은 영이라도 서로 불러 만났는데 그 때마다 저 사진처럼 반야봉에는 구름이 끼인다고 한다..아무리 맑은 날이라도..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절대적 진리를 상징하는 반야봉..진정 어머니의 넉넉함을 갖춘 곳이다.

 

아직 이곳에는 완연한 봄은 일렀다. 하지만 참꽃의 아름다움은 굳이 활짝 피지 않아도 충분하다..

 

돼지평전으로 가는 고개길..새파란 하늘과 아직 겨울티를 못벗어난 가지들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불무장등과 지리산 자락의 산군들..다들 완만하면서도 인심좋게 생겼다.

 

뒤 돌아보니 노고단 고개가 아득하다..사람의 걸음은 보기보다는 훨씬 빠르다..

 

저 산 아래쪽에는 연녹색의 푸르럼이 봄의 색취를 뿜어대지만 아직 이곳 주능선에는 겨울이 끝내 자리를 버틴다.

 

지리산의 야생화는 화려하지 않다..하지만 두드러지지 않는 그 소박함이 오히려 더욱 정겹고 소담스럽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임걸령으로 가는 길..여느 시골길과 다를바 없지만 뭔가 사람의 정서를 편안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임걸령 안내판..옛날에 임걸이라는 도적이 주로 출몰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물론 사실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 임꺽정이 아니었을까?

 

 내가 지리산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곳곳에 위치한 이 임걸령 샘터처럼 풍부한 수량의 물과

그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청량감이다..

 물 한모금 마시고 바로 노루목으로 향한다..오늘 워낙 일정이 빡빡하여 잠시 쉴 틈이 없다..

 노루목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다 보면 임걸령으로 가는 하산길이 된다..

세상사 내가 보는 방향에 따라, 내가 가는 방향에 따라 길은 상대적이다..

 

 조금은 꽤째째한 모습이다..^^

 지리산 주능선 길은 둘레길처럼 편안하지만 결코 무리하게 내 달려서는 굉장히 위험한 곳이다..

자기 페이스와 장단점을 잘 알고 걸어야 인생의 묘미와 운행원리에 대한 저변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저 소나무와  바위가 친구가 되어 같이 공존하는 원리..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목적, 아름다움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노루목 올라가는 마지막 계단길..노루가 다니는 길..또는 노루만이 다닐 정도로 길이 좁아진다는 뜻이다..

 노루목에서 바라본 노고단 방향..거리는 4.5킬로 정도이다..꼭 한시간이 걸렸다..헥헥..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자신을 밀어 올리는 나무의 굳건한 자존심과 용기가 돋보인다..이 날 하늘은 너무나 청명하였다.

반야봉에는 사람들이 제법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도 먹고 사진을 찍는데 정면부위를 잘 내어주질 않는다..--;;;

 반야봉에서는 사진 찍을 겨를도 없이 묘향대로 가는 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겨우 길을 발견하고 혹여 국립공원 관리원들과 마주칠세라 얼른 숲속으로 토꼈다..^^

 가파른 경사길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이끼가 자욱한 쓰러진 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드디어 묘향대 도착..겁많은 강아지가 짖다가 제집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ㅋㅋㅋ

 일단 묘향대를 돌아보면서 사진에 담았다..새파란 하늘과 나무..돌담과 돌길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화려하진 않지만 투박스러우면서도 지리적 기운적 배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다..

 강아지는 계속 짖는다..저렇게 라도 짖지 않으면 다시 짖을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그렇게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묘향대 최고의 자랑거리중 하나 석간수..상쾌하고 시원하기가 그 여느 약수와는 비교불허..

 오묘한 물향기가 성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저 한모금의 물이 이 세상사람들이 그토록 찾아헤매이던 절대적 진리의 물이 아닐까..

 집채보다도 훨씬 더 큰 바위..저것이 묘향대를 지탱하고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요..힘이다..

 전망에 시원하게 터진 토끼봉과 명선봉..그리고 좌측 끄트머리에 세석평전이 보인다..

 A drop water hollows the stone이라 했는가..저 똑똑 떨어지는 방울이 이 석간수를 이루고 세월이 지나면 넘친다..

 쏟아져 내리거나 펑펑 솟아나는 물보다 더욱더 이 석간수가 귀한 이유가 바로 저 방울이 모여서 이토록 시원하고 깊이 있는 맛을 토출한다..

 기도처로 사용되는 곳이다..바로 앞은 절대 낭떠러지이다..

 묘향대 주변의 전나무 군락..

 햇볕은 고이 들고 사람들의 욕심은 허공으로 사라지며 깊은 시름속에 영험함이 더욱 빛을 발한다..

 묘향대를 벗어나 왼쪽으로 가면 반야봉, 오른 쪽으로 가면 이끼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스님이 먹거리를 채취하는 밭이다..크지도 작지도 않게 그저 스님과 가끔씩 오고가는 객들이 먹을 정도만 생산한단다..

 하산길은 길도 잘 없고 어쩌다 뚜렷한 길은 저렇게 밧줄을 타고 내려와야 한다..

 30분을 내려왔는데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미끄럽고 경사는 가파르고 시간은 맞추어야 되니 팽팽한 긴장감이 피로도를 더한다..

비오듯이 땀은 흘러내리고 청허가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 같다..그저 우움..우움 거릴 뿐 뾰쪽한 대책도 없다..

 내가 방금 내려온 길이다..아니다 싶으면 다시 올라가 확인하기를 두어 차례 해야 한다..

 산을 자주 탄 경험이 그래도 방향을 엉뚱하게 잡지는 않았다..오늘 청허가 시껍을 하고 혼줄이 난다..

 저 아름드리 나무도 스러지고 바스러져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우주의 운행원리가 눈으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바위가 나무에 기댄 것인가..나무가 바위에 기댄 것인가..어쨌던 저 나무는 살아가고 바위는 침식을 당하며 표면은 이끼가 성성하다..

 아랫뿌리가 패여져 조만간 스러져 생명을 다하겠지만 그 나무에 다시 이끼가 끼고 새로운 생명의 디딤돌로 거듭난다..

 바위도 돌도 부스러진 나무와 흙에도 이끼천지이다..그래서 이끼 계곡이다..

 40여분을 헤맨 끝에 도착한 함박골이다..누가 그렇게 써 놓은 것은 아니지만 지레짐작일 뿐이다..

 사람의 손길, 발길이 전혀 닿지 않는 곳..그래도 물은 흘러내리고 그 소리는 청명하고 장쾌하다..

 그 소리만으로도 지친 심신이 거듭나고 그냥 시간만 넉넉하다면 주저 앉아 가부좌 틀고 호흡삼매경에 빠지고 싶다..

 얼음처럼 차디 찬 계곡수에 얼굴을 씻어내니 잠시 정신이 돌아온다..그러나 잠시뿐이었다..--;;;

 길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안보인다..그저 본인의 감각을 믿고 계곡 물이 흘러내리는 방향을 계속 따라가야 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일어났던 산사태의 흔적이다..

 요상스럽게 안쪽으로 줄기의 끝을 말아돌린 풀..좀 으시시하게 생겼다..

 왼 발을 내딛는 순간 뭔가가 후다닥 움직였다..나도 놀라고 저 살모사도 놀라고..

 그런데 저 녀석도 너무 놀라서였을까..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자칭 한국 최고반열의 독사라서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이겠지..

 일전에 봤던 칠점사와 함께 한국 최고의 맹독을 지닌 위험한 배암이다..배암..으..

 저 안쪽은 나만한 체구의 사람이 충분히 비바람을 피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래서 이 곳 지리산에는 유독 빨치산과

 토벌군간의 전투가 잦았던 곳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쳐 놓은 출입금지 팻말을 뚫고 조금 진행하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이끼 폭포..

말을 잃었다.세상에 이런 곳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그 폭포는 계속 흘러내린다..그저 낮은 곳을 향해..물이 곧 나의 스승이요..최상의 진리라는 상선약수..

 이끼폭포에서 다시 낑낑거리면서 내려오면 이렇게 출입통제 표시판이 나온다..

나올 때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공단 직원에게 들키면

50만원 벌금이다..하지만 조금전까지만 해도 길이 없어 헤매일 때는

차라리 벌금을 내도 좋으니 사람이라도 좀 봤으면 했다..

간장소 철교..이끼계곡을 내려오면서 저 다리를 보면 십중팔구 " 아이구..살았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뱀사골 계곡의 중상류쯤 되는 위치인데 벌써 수량이 넘친다..

사람이 태어나서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힘든 시기에도 저 계곡수 처럼

풍부한 여유와 객관성을 가지고 인생을 관조하며 즐기는 힘을 가진다..

계곡 보호를 위해 만들어 놓은 나무다리인데 오히려 운치를 더하는 조화로운 모습이 참으로 빼어나다..

빛의 빨주노초파남보라색이 지리산 뱀사골계곡의 초록색과 어우러져 묘한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골 곳곳에 산꽃들이 나름의 존재를 자랑하고 과시하듯이 피어나 지나는 산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그들의 삶을 조금은 더 밝은 색상으로 채워준다..그래서 나는 시간만 되면 떠난다..그 색취를 잊을 수 없어서..

역광이라고 모든 경치가 다 어두운 것은 아니다..에머럴드 빛 물에 빛을 얹어내니

무량수같은 희열과 감동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물론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맛보고 느낄 수 있는..

물은 억지로 흐르지 않고 장애물이 있으면 돌아가고 나아갈 수 없으면 충분히 기다리고 기다려서

그야말로 물흐르듯이 나아간다..서두르지 않는 삶..치열하지만 기다릴 줄 아는 삶..그것을 저 계곡수와 바위들이

온 몸으로 열강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니고 잡아 당기는 것도 아니요..그저 우주에 존재하는 근원적 힘..중력의 원리에 가장 충실하게 흘러간다.

물은 단순히 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와의 마찰, 낙차를 통해 참으로 싱그러운 노래를 불러준다..

콸콸콸, 졸졸졸, 솰솰솰, 콰콰콰, 째릭째릭, 스르르륵..갖가지 화음이 어울려 눈과 귀가 함께 즐겁다..

양지바른 곳이라도 물은 이끼를 적시고 이끼는 그 머금은 물을 다시 필요한만큼만 취하고 내 보낸다.

과유불급이요..간담상조라 할까..작위주처요 입처개진이라..

큰 계곡과 작은 옆가지 계곡이 만나도 서로 싸우는 일이 없이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어울려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더하는 모습..진정 스승이다..몸으로 보여주는 인생의 스승..

저 넓은 바위에 잠시 숨고르고 단전행공에 내관반청한다면..

선도인들이 꿈꾸던 수행처가 바로 이런 곳이리라..그러나 저런 자연의 수행처 보다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그자체가 커다란 시련속의 구도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 흘린 땀이 모자에 투과되어 하얀 소금기로 남는다..

정신적 수련의 깊이가 더 하면 그것이 고승들의 사리가 되고 선도인들의 내단이 되며

신부,목사님들의 보혈이 될 것이다..

옆가지 지류들의 힘을 입어 이제 뱀사골은 더욱 힘과 수량을 더하여 강의 모습으로 거듭나려 한다..

저 곳에서 용한마리 " 나 여기 있지롱~!!" 하고 고개를 내밀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맑디 맑은 물..계곡..

나무와 수달래와 빛을 가득 머금은 나뭇잎 조차 꽃처럼 환하다..

주님의 빛과 반야의 진리,지식, 선승들의 오도송이 매한가지 원류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함이다..

와운교의 한가로운 모습..거대한 바위가 금강역사처럼 계곡을 지키고 있다..

연보라빛 색으로 계곡을 화려하지는 않으나 주인처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수달래..감동은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하고 아름다우며 선선하다..

내가 탁족을 한 요룡대 아래의 沼..이무기가 나즈막히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거대한 돌들이 나의 공기돌이 되고 자연의 놀이가 되며 지나는 객들의 탁하고 찌든 마음을 두들겨 부숴주는 파쇄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위와 물이 함께 어울리며 영겁의 세월을 노래하는 곳..아즈버~!..이곳이 내가 찾던 그런 이상향인가 하노라..

 

저 거대한 바위에 간신히 뿌리를 내리면서 질기고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현상..

일개 작은 나무가 저러할진대 우리네 사람들은 그저 더 가지려 하고 앙탈하며 나와 내 주위의 모습만 건사하려 하니..

저 초록빛 투명한 옥수탕에 풍덩 뛰어 들어 선녀들이 내 등도 밀어주고 걸사하니 곡차도 한잔 한다면..

아아..일장춘몽이여..마음으로만 담아 두어야 할 소박한 욕심이다..

내려다 보되, 깔보지 않고..올려다 보되 질시하지 않는 나무와 자연의 모습..진정 스승이 그대들이더라..

물이 얕고 흐름이 약하면 작은 조약돌이 모인다..그렇다고 물이 가지는 본성이 흐트러지는 것은 아니니

물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베풀고 함께 나누고 싶다.

그냥 감상하면서 들뜬 기운이 단전으로 모임을 느낀다..이를 수승화강이라..차분한 아름다움이 온몸을 감싼다..

서로 자랑하지 않는 아름다움..서로 경쟁하지 않는 배려와 관심..

이 시대의 선각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다..

무심하다 할 정도로 지리산 백미중의 하나인 뱀사골 계곡은 그렇게 나를 떠나 보내려 한다..

얼음장 같은 저 계곡수에 발과 얼굴을 씻고 벌써 100만원의 벌금을 벌었다고 태연자약 자랑하는 청허.

적어도 나의 피질이 단백질 부족에 허덕이는 산천어들에게 좋은 영양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다음에 또 오라고 저 야생화들이 손짓하네..너무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늘 그리워할 것이네..

 

출렁다리가 세 개 연달아 연결되어 있다..출렁임도 제법이라서 엄살끼 내숭끼 많은 연인들이 꽤나 좋아하겠다..

지리의 계곡이여..내 오늘 바삐 스치고 지나가지만 다음에는 알탕으로 나의 온몸을 보시하겠소..

뱀사골 계곡 입구

 

 

오늘 내가 걸어낸 산행도이다..총길이 20여킬로에 소요시간은 약 7시간정도.

그러나 묘향대에서 간장소까지의 내리막은 3킬로 내외의 짧은 거리지만 소요시간이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매우 험하고 가파른 경사, 곳곳에 길이 사라지고 흙이 매우 무르고 디딤돌도 쉽게 흘러내리는 위험한 등로이다.

따라서 아무나 절대 혼자서 다닐 곳은 아니며 산행경력이 풍부하고 배려심이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녀야 할 곳이다..물론 벌금도 충분히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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