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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적멸보궁 옥포 용연사

지난 일요일, 문득 대구근교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옥포 용연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들어서 부쩍 새벽잠이 없어져서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새벽이면 잠이 깨이고 일찍 자나, 늦게 자나

늘 일어나는 아침시간은 일정하게 되어 버렸는데, 이 날도 새벽 다섯 시 쯤 잠이 깨어 오늘은 어딜 가볼까 하고 고민하던 중에

전국에 있는 적멸보궁중에 대구 근처에 용연사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서는 집사람에게 밥 일찍 먹고 나하고 데이트 하러 가자고

졸랐다.

 

아이들 약속에 맞춰 아침밥 먹고 이리저리 정리하고 나선 시간이 정확히 아침 아홉시..

애마 그랜저를 몰고 집사람과 함께 앞산 순환도로-대구수목원을 거쳐 비슬잔 곁가지 자락에 위치한 옥포로 향했다.

용연사 입구에서 입장료 또는 관람료로 1,500원을 주고 용연사 일주문 근처에 차를 세웠다.

 

비슬산용연사 자운문이다..붉은구름이 모이는 문이라는 뜻인데 자비로움이 구름처럼 모이는 곳..즉 부처님의 인생 패러다임이 구름처럼

모여있다는 뜻이다.

 

늘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집사람..나또한 그러하다..뒤에 구입한지 2년된 그랜저가 나의 애마이다..

 

나 스스로도 인증샷을 날려보고..

 

6기통 2,700CC 그랜저이다..엔진에 비해 차체가 좀 크고 무거운 편이지만 그런대로 만족한다..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시 거의 15킬로/리터의 연비를 보이기도 한다.

 

별다를 것도 없지만 소나무,전나무와 하늘의 배경..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무념무상의 경지를 보여주는 순수함이 살아있다.

 

물이 그렇게 풍부하지는 않지만 친근한 모습으로 흘러내리는 개울 물..

 

계곡에는 돌과 물과 나무와 흙이 꾸미지 않은 그 상태로 구성되며 그 별다를 것도 없는 상태에서 계곡은 계곡스러워진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진신사리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화장후 화장재에서 건져내거나 골라 내는 것이 아니라 정통 채취방법이

따로 있다.. 높은 제단 같은 곳이 고승의 열반체를 두고 장작불로 화장을 하는 것은 같으나 전통 사리 채취법은 그 제단 아래에 땅을 파고

커다란 항아리에 생수를 채워넣고 항아리는 삼베로 덮어 씌운다..화장을 하면서 그 스님의 영은 하늘로 올라가고 삼혼는 대기로 퍼지며

칠백은 땅으로 흡수되게 되는데 그 백의 기운이 땅으로 스며들면서 물을 채운 항아리를 거쳐 찬 물 속에 응결되게 되며 그 응결체가 바로

사리가 되는 것이다..실제 이런 방식으로 사리를 채취하는 것은 비법이나 밀교에서만 시행될 뿐, 지금은 찾아 보기 힘들다.

 

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 들어서는 입구이다..

 

입구에 있는 약수터에서 벌컥 한모금..물맛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마실만은 하다..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악어떼가 나올라~! 악어떼~~!!!

그 약수터를 지키겠다고 폼을 잡고 있는 돌악어..주의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 아이쒸..깜짝이야.." 할만하다..^^

 

풍부한 수량만큼 맛은 별로였지만 그런대로 아수운 목을 축일만은 하다..

 

 

대웅전옆에는 수없이 많은 애기동자상들이 놓은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 담벽위에 놓여있다..

 

그림자 벗을 삼아 걷는 길은..음음음..방랑자여~, 방랑자여~.. 비파를 쥐고 있는 북방다문천왕이다..

사대천왕은 법불이 계시는 수미산의 동,서,남,북 네 방향을 지키는 동방지국(持國), 서방광목(廣目),남방증장(增長), 북방다문(多聞)

천왕을 말하며 각자 쥐고 있는 법기가 다르다 북방다문천왕은 비파를,동방지국천왕은 검을,남방증장천왕은 용과 용의 여의주를,

서방광목천왕은 불탑을 쥐고 수호하고 있다.

위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누구게요?..(캬캬캬..그래도 모른다 말이쥐..--;;;) 바닥에 깔린 악마구니의 절규하는 표정이 오히려

귀엽다..나살려줘이..Help me Please~!!! 하는 것 같다..^^..감잡았슴메?..길티요..서방광목천왕 아이요..^^

 

위에서 틀렸다고?.,. 그럼 나는 누구게?..용을 비틀어 쥐고 용의 아가리에서 빼앗은 여의주를 희롱하고 있다..멧돼지를 꿰어서 장식도구로

쓰고 있는 나름대로의 코스튬플레이를 즐기시는 이분은?..그렇죠..남방증장천왕 되겠어요..

 

그럼 마지막으로 Who am I?..don't know?..You are bloody idiot~!!..You gotta have lots of stones in your head~!!

one more chance~!..that's right..Eastern state holder of the holly guadian king~!!..한국말로 동방지국천왕이지요..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아직 수 많은 연등이 돌탑과 극락전 앞마당을 장식하고 있다..

 

그 복의 기운을 받아서 멋진 지아비 청허와 알콩 달콩 남은 여생을 살도록 하시요오~!!!!

 

자양루에는 범종과 큰 북(고)가 있고 날씨가 좋으면 인생을 논하고 불법을 폄할 수 있는 다기도 준비되어 있다..

 

극락전 옆 요사채를 지키는 모녀견..

" 엄마,엄마..저어기 저 사람 포스가 장난 아닌데염? " " 얘야..나도 그걸 느끼고 있단다..그냥 모른 척 눈깔아라..된장 바르면 우린 끝장나는거다이.."

 

" 알것슈..지도 모른척 할텡게 엄마도 조심하시라요이.." ' 우움..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무심한 척 해야지.."

 

저 바라고 바라는 염원을 담은 연등이 실제로 원력을 발휘하여 많은 중생들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이치를 깨닫고 실제로 행하기를 비나이다..

 

삼세여래 일체동이라..과거와 현세와 미래의 여래불이 모두 한 몸에서 나올지니..그저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야 현생의 업이 소멸되고..어쩌고..저쩌고..

 

영작을 누가 했는지 군데 군데 엉터리가 난무한다..굳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일본식 영어냄새가 풀풀 난다..

 

저 현란하고 화려한 연등도 결국 빛이 없으면 암흑에 파묻히고 만다..

사람들이..특히 지나친 욕심과 성취욕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조금이라도 깨우치길 기원한다..

 

적멸보궁으로 들어가는 길목주변에 대나무도 있고 삼나무의 위용이 제법 웅장하고 울창하다..

 

누군가의 보시와 공덕으로 이런 돌비가 세워졌지만 산사의 분위기와는 사뭇 맞지 않는다..참 촌스럽다..

 

금강계단이다..굳이 번역하자면 어떤 고난에서도 변하지 않는 굳건한 심지로 법계를 지켜내는 곳이라는 뜻이다..

 

적멸보궁이다..적멸보궁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고 대개 뒷자리에 진신사리를 모시는 부도탑을 두고 배향원리에 입각하여 세우게 된다..

 

차라리 저 영문번역판은 없었으면 좋겠다..정말 짜증나는 일본식 구닥다리 엉터리 영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여덟신장이 굳굳하게 지키고 있다..사실..저런 형식도 계급적 카스트제도가 발달한 인도에서 불교가 발생함으로써 생겨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신성한 진신사리를 무형의 존재, 음영의 존재가 어찌 건드릴 수 있다는 말인가..도적이라면 괄괄한 진도개 한 마리면 충분하다..

 

팔만사천 사바세계의 전개도처럼 나무가지가 어지러이 펼쳐져 있다..

세상의 모든 번뇌로 부터 자유로이 기거할 수 있는 귀한 자리라는 뜻의 적멸보궁..

우리 삶의 터전 그 자체가 그리 될 날을 기다려보자..

 

누군가가 하늘의 구름을 바가지로 떠낸듯한 모습이다..

 

저 나무가 가지를 뻗어내는 원리..그것이 무엇일까?..결국 주변환경의 영향과 고유DNA의 몫이요..

고타마 붓다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리..그것에 답이 있을 것이다..

 

적멸보궁 입구에서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이다..거리는 약 1.5킬로 40여분이 소요된다..

 

편안하게 정리된 산행길..산책길로도 그만이다..

 

내 귀여운 짝지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길을 시립한다..

 

오름길에서 만난 오랜만에 보는 풍뎅이..

청녹색 형광빛이 참 아름답다..

 

적멸보궁을 다녀와서일까..미소마저 부처의 그것을 닮았다면 돌 날아오겠지..ㅋ

 

약수터에 거의 다 왔을 무렵..거대한 산 달팽이가 누군가의 버린 담배꽁초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이래서 법정스님이나 성철스님은 산에 다닐 때 조차도 미생물 하나라도 덜 상하게 하기 위해 그리 하셨나 보다..

 

약수터 전경..물 맛은 청송 달기약수보다 매우 약한 쇳맛이 난다..탄산만 있다면 사이다 맛이라고도 할까..

 

이 약수터 전빵의 물가는 비싸다..하지만 이곳까지 저런 물자를 나르는 주인의 몸고생을 생각하면 즐겁게 먹어줘야 한다..

 

 

그다지 특이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정감이 있다..

 

저길로 올라가면 대구 산악인들이 명품코스로 꼽는 앞산-비슬산 종주코스가 나온다..이곳에서 비슬산 정상까지는 두어시간 남짓..

앞산까지는 대략 여섯 시간 정도 소요된다..

 

라면 두 그릇을 주문하고 기다리던 중..

 

부부라고 맨날 보고 산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바깥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는 맛..그 정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세월의 흔적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눈에는 무조건 이쁘다..참하다..

 

집사람이 셀카 시늉을 한다..

 

맛있게 끓여져 나온 라면과 단무지..가격은 한 그릇에 3,500원..귀한 맛이다..

 

하산 길은 오름길과 다른 코스를 택했다..날씨도 청명하여 조망이 뛰어나다..

 

탁트인 전경을 보며 삼매경에 빠진 집사람..

 

비 온 다음날이라서 그런지 더없이 공기는 상쾌하고 조망은 멀리 멀리까지 트여져 있다..

 

山이라는 한자를 파자로 풀이하면 사람을 가두어 머물게 하는 곳이라는 뜻이 나온다..

 

이름하여 X폼을 잡는다..ㅋㅋ

 

 

저 돌과 나무와 흙과 공기가 어우러져 이 소중한 우리의 우주와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하찮은 것이라는 것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주관과 상황논리에 불과한 것으로 이세상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 것은 없다..

 

하산길에 또 다시 만나게 된 풍뎅이..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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