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되는 장마기간, 2주만에 실시되는 백두대간이
연속으로 비를 맞았다.
한번은 이화령 ~ 조령산 ~ 신선봉 ~ 조령3관문 코스에서 비를 맞아서
길을 잘 못 드는 바람에 둘레길 코스로 변경해야 했고,
조령3관문 ~ 마패봉 ~ 부봉 ~ 탄항산 ~ 하늘재 코스에도 여김없이 비가 내렸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는 법..가고 또 간다.
어제 7월 9일도 역시 비를 맞고 간다..비가 와도 간다..폭우경보가 내려도 갈 사람은 갈 것이다..
31코스의 기록이다.
출발당시에는 22명의 건각들이 나름 멋이 있었다.
" 마님 사랑했구먼유~!! " 라고 소리치며 마님의 안방으로 쳐들어 올 것만 같은 씩씩한 고추서방..
백두대간 이화령이다..많은 산객들이 이곳을 경유하여 조령산 당일산행도 하고 쉬어가기도 한다.
실제 영남의 관문이자 떠나는 문이기도 하다..
어찌하여 저토록 길이 명확한데 뭐가 씌였는지 왼쪽의 연풍리 방향으로 잘 못 내려서고 말았다..
없는 길을 뚫어 헤쳐서 겨우 만난 아스팔트 포장길..지나가다가 낙석주의라고 하면 진짜 조심해야 할 이유가 있다..
결국 길을 찾아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아스팔트 둘레길로 변경하고 두어시간을 빗속길을 걸었다..
그 때 나타난 감자바우 식당에서 천하일미 닭도리탕을 시켜서 춥고 서러운 마음과 몸을 달랬다..
어쩌다 보니 같이 하게 된 백두대간 동료들끼리 이왕 먹는 것..어찌 소주가 없겠는가 해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무려 다섯 병의 소주를 까게 된다..그래도 잘 취하지 않고 맛이 있었다..
식당에서 키우는 견공가족이다..비에 젖어 볼품은 없었지만 아빠,엄마,강아지가 묘한 감정을 들게 한다..
저들도 가족을 이루며 살아갈 때가 가장 행복하겠지..
계곡 물은 엄청나게 흐른다..소리도 압권이고 부서지는 탁한 물 빛에 근심거리 가득 담아 내려보낸다..
원풍리 마애석불상이다..누군가 저 바위에 새긴 불상인데 예술적 가치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새기는 마음과
정성은 능히 그 가치를 혜량하기 힘들정도로 소중한 것이다..
워낙 찍을 것이 없으니 이렇게 유치한 놀이라도 해보고..ㅋㅋ
이윽고 술이 조금 깰 즈음..수옥정 관광지가 나온다..
근데 아까 " 마님, 사랑했구먼유~!" 저놈이 언제 머리카락을 염색했고..고추도 빨갛게 익었나..
우리가 걸어 온 것이 신선의 세계였나..@@~~
비는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계속 내렸다..그리고 또 내렸다..밤에도 그 다음날 아침에도 계속 내렸다..^^
오늘 걸은 거리는 산길 약 4킬로, 아스팔트 길 약 8킬로가 전부다..소주와 닭도리탕이 없었다면 꽤나 적막했을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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