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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백두대간 조령 3관문 ~ 마패봉 ~ 부봉 ~ 탄항산 ~ 하늘재

오늘은 대구지역에 아침부터 대단한 비가 내렸다.

 

왠만한 비에는 끄덕도 않는 내가 ' 이거..만만치 않은 산행이 되겠는데..취소되는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번 주는 월,화,수,목,금요일에 이어지는 줄기찬 술자리로 심신이 말이 아니다..

특히 어제 저녁에는 조금 과음을 했는지 아침이 되어도 머리는 띵~!하고

속은 울렁 울렁, 사지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이

 

오늘 산행에 꽤나 욕 좀 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

 

단촐하게 시리얼바와 물만 챙겨서 우산도 없이 방수자켓과 고어텍스 바지만 껴 입고

나섰다..폭우경보쯤 되면 어차피 젖는다..

 

 

 도착지점..지난 구간 때도 비를 맞으면서 끝을 냈던 곳이다..알바조는 열외하라는 지난번 알바대장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조선시대 입신양명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불렸던 장원급제-어사부임의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어사또가 행차하던 길..실제 조금 부풀려 지긴 했지만 어사가 탐관오리들을 징벌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구세주 역할을 하는 것은 지금이나 예나 다 같은 서민들의 간절한 바램이다..

 

 언제고 살아생전에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그 대간길을 반드시 발로 밟아봐야 할텐데..

 

 넘는 새도 쉬어간다고 해서 새재..또는 조령이라 부른다..산세가 높이는 그닥 높지 않아도 깊이가 있고

 바위와 계곡이 수려하여 많은 사람들의 여름철 휴식처로 쓰인다..

 

 몸은 이미 비실비실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걍..때려 치우고 저 계곡물에 알탕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 청허가 쉬이 포기할 수는 없는법..눈 크게 뜨고 단전에 기운 가득 채워서 올라가야지..

 오늘 코스는 접속거리 포함 총 11.5킬로로 비교적 아주 짧은 코스이니만큼 이런데서 포기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다..

 

 이 곳이 남한 땅에서 백두대간의 중간치쯤 되는 곳이다..이제 슬슬 북쪽으로 올라가면 경사나 산행의 난이도가

 남달라 질 것으로 보인다..

 

 어사 박문수의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한양에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서생의 상이다..

 어째 서생의 얼굴이나 흔하디 흔한 부처의 얼굴이 저리 똑 같을 수 있을까..

 

 내게도 조선시대의 전생이 있었다면 이 길로 과거시험 보러 갔을까?

 아니면 마님 사랑했구머유로 머슴살이나 했을까..

 

 조령 3관문으로 가는 길이다..

 

 어쩌면 임진왜란 때 건곤일척의 승부처가 되었을 수도 있는 이 곳..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만약 신립장군이 이 곳에서 왜군들을 저지했다면 최소한 굉장한 피해는 입힐 수

 있었을 것이다..신립장군이 이런 패착도지를 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전설들이 많지만..다음 기회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용감무쌍한 백두대간 1기팀들..

 

 오늘은 어찌 알바를 하지 않고 곧바로 치고 들어오는 지난주의 히어로..조 사장님..

 

 오늘 대간멤버가 총 15명인데..그중 12분을 모시고 한 커트..저마다 내공들이 만만치 않은 분들이다..

 

 조령약수이다..맛은 약간 떫은 듯..단맛으로 지나가는 과객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을 것이다..

 

 비 젖은 3관문터의 전경..시라도 한 수 읊고 싶다..

 

 3관문에서 마패봉으로 가는 길은 경사도가 높고 비로 인해 바위는 미끄러웠다..

 우리 백두대간 1기팀의 산대장님..

 

 오늘 어쩌다가 처음 참석하신 세 분의 산행..쉽지 않았을텐데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박문수 어사가 마패를 걸어 두었다고 해서 마패봉..마역봉이라고 한다..

 

 한 때 정상석 역할을 했을 돌탑..오히려 더 서정적이라서 마음에 든다..

 

 참 특이하게 생긴 벌레가 보여서 찍었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국립공원 지선답게 안내판은 잘 만들어져 있다..

 

 연간 평균 1,500킬로를 산행하신다는 우리의 산대장님..

 

 성인의 고추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듯..물구나무 형상의 남자나무..^^

 

 꼭 자라목 같기도 하다..

 

 조령산성의 동암문 역할을 하던 곳이다.. 

  

 부봉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탄항산을 향해서 간다..

 

 잠깐 잠깐 구름이 걷히면서 여인네 속살 비추듯이 간간히 드러내는 조망들이 조금은 아쉬웠다..

 

 어쩌면 지난 주 마님 사랑했구먼유의 형상모델로도 적합하실듯한 분위기시다..

 

 쓰러지고 얽히고 설키고..목생이나 인생이나 비슷하다..

 

 안전펜스가 없다면 꽤나 위험할듯한 코스인데..그래도 배려를 잘 해 두었다..

 

 술 기운에 쩔어서일까..영 핏기가 없이 헬쓱한 청허..속에서 신물이 꾸역꾸역 올라오는 것이

 산행 내내 죽을 맛이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썩 괜찮은 조형물이다..

 

 구름이 숲을 붙잡는가..숲이 구름을 붙잡는가..잠시 얽힌 인연들이 못내 아쉬운가 보다..

 

 비구름이 아니었다면 멋진 조망이 덩굴채로 들어왔을 산행이었다..

 

 계속 카메라를 의식하시는 마님 사랑했구먼유의 롤모델 산꾼님..

 

 꼭 누가 얹어 놓은듯..묘한 형상의 바위 셋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굳굳하게 가시는 모습이 좋았다..

 

 도인이 산아래를 굽어보는 형상의 바위..

 

 양쪽의 두 바위가 서로 싸우려는데 중간의 나무가 억지로 뜯어 말리는 듯한 모습이다..

 

 그 바위 틈사이에 신념어린 생명력을 보여주는 야생화..뿌리의 철학에서 청허가 자그마한 깨달음을 얻어간다..

 

 주흘산과 하늘재로 가는 갈림길..

 

 가파른 나무계단이 비에 젖어 차분한 경치를 연출한다..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속은 계속 더부룩..울렁증이 오고 땀을 꽤 흘렸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평천재이다..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지만 왠지 아쉽다..

 

 탄항산인데..월항마을에서 보면 삼봉이 연결되어 있다 해서 월항삼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꼭 육식공룡 타이라노우루스가 거대한 대가리로 금방이라도 덮칠듯한 형상이다..

 

 나무도 없고 바위도 없고 모래만 있다고 해서 모래산이다..

 

그냥 두면 유사가 되어 산을 갉아 먹을텐데 하는 걱정을 했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하늘재로 가니..모두들 하산주 하신다고 즐거운 표정인데..

막걸리 병을 보는 순간..욕지기가 솟았다..괴로운 하루였다..그래도 또 한 코스를 안전하게 마쳤으니..

 

아래 사진은 같이 진행하면서 산대장님께서 찍어 주신 사진이다..

 

 월항삼봉으로 부르기도 하는 탄항산..

 

 오늘 예약자는 총 41명이었으나 실제 나타나신 분은 19명 뿐이었다..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이 날 대구지역에는 몇 년만에 보는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은 분들이 많았다..

 

 3관문에서 마패봉 오르는 길 중간쯤..가파른 경사에 로프와 미끄러운 바위가 꽤나 사람을 힘들게 했다..

 

 올라 가는 중간..청허의 엉덩이가 꽤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속에서는 어제의 과음 탓인지 불기둥이 역으로 치고 올라오는 느낌..곧 토할 것 같아서 정말 힘들었다..이 넘의 술..

 

 다들 배낭을 메고 왔는데 나 혼자 허리쌕만 차고 오니 많은 분들이 백두대간을 날로 먹으려 한다고 핀잔을 준다..클클..

 

 술기운이 온통 얼굴로 상체로 쏠렸다..그다지 힘들지 않은 코스인데도 얼굴은 불그레하게 소주 서너병 먹은 사람같다..--;;;

 

 안경에 김이 서려 영 자세가 안나온다..우움..우움..

 

 그래도 점심 먹고 나니 조금 기운이 나는듯..

 

사레와 방수자켓의 방수성능..아주 만족스럽다..투습성..어차피 비오면 다 젖는다..땀으로..

사레와 팩라이트 고어텍스 비옷바지..성능 끝내준다..습기도 별로 안차고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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