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까지 이어진 술자리, 상가집에서의 조문행사등으로
지난 주일은 몸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게 흘러간 한 주 였다.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현미김치라는 우수한 영양보조,건강식품을
섭취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술자리와 늦은 시각까지의 여러 가지 행사는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다.
11월 26일(토) 백두대간 산행 42차 41구간을 다녀왔다.
지난 산행때의 날머리가 이번에는 들머리가 되고 오늘의 날머리는
도래기재가 된다.
총 산행거리는
- 들머리 생달리 - 늦은목이재 (3.3km, 45분 소요) : 10:15 -11:00
- 늦은목이재 - 선달산(1.8km 55분 소요, 고도차가 무려 500여미터로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 : 11:05 - 12:00
- 선달산 - 박달령(5Km, 1시간55분 소요,중간에 점심시간 포함) : 12:05 - 14:00
- 박달령 - 옥돌봉(3.1km, 1시간 소요,계속되는 지겨울 정도의 오르막) : 14:05 - 15:05
- 옥돌봉 - 도래기재(2.8km, 50분 소요, 중간에 550년된 철쭉나무 구경) : 15:15 - 16:05
총거리 16킬로, 5시간 50분 소요..순수산행 시간 5시간 10분
몸의 컨디션은 별로였지만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와 구간내내 계속되는 눈길을 밟는 느낌은 너무 좋았다.
아마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550년 수령을 자랑하는 보호수 철쭉나무..언제 봄날에 와서 이 고목이 피워내는
그 꽃들의 향연을 한번 지켜보고 싶다..
늦은목이재로 올라가는 길에 마주친 얼음..확실히 고산지대의 얼음은 모양도 이쁠 뿐더러 옹골찬 느낌이 강하다..
늦은목이재를 눈앞에 두고 펼쳐진 목제 계단에 쌓인 눈..오늘의 산행은 조망은 별로였지만 눈길을 밟는 그 느낌 하나로 충분했다..
늦은목이재에서 잠시 반가운 해후를 한 선두조와 준선두조..
그 틈에 나도 끼여서 한 컷..표정들에 여유가 넘친다..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땀을 뒤집어 쓸 즈음..나타난 선달산..태백산 권역으로 들어서는 지점이기도 하다..
항상 대간팀의 뒷바라지에 신경을 쓰고 계시는 이원식 교수님과 동안에 미남이며 늘 꾸준하신 김재현 사장님..
그리고 나..
발목이 잠길 정도로 쌓인 눈..올 가을들어 처음 접하는 눈이지만 왜 그 옛날처럼 두근거림은 없는 것일까..--;;;
빠드득..뽀드득..걷는 느낌은 참 좋았으나..뭔가 허전한 느낌..아마도 빼어난 조망이 개스로 인해 잘 터지지 않았기 때문일게다..
변함없는 셀카질..눈이 저렇게 쌓여 있어도 그다지 춥지 않았고 바람마저 불지 않았기 때문에
느낌상으로는 한 여름 산행을 하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모든 나뭇잎을 다 떨쳐내고 이제 맞이할 한파와 바람과 눈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나무들..그리고 청명한 하늘..
거의 두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달려 온 교수님께서 잠시 휴식을 취하시고 다시 출발하려 한다..
박달령 도착하기 전에 시장기가 돌아서 집사람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준 김치 볶음밥에 나물국으로 근사한 점심을 먹고
식후 불연초 하면 평생 재수옴부라..한 대 하는데 뒤에 오신 지기님이 협박용으로 찍은 증거사진이다..
담배 맛은 구수하고 진하였으며 그 연초의 품질은 유달리 깊디 깊은 백두대간의 참 맛 그자체였다..^^
그렇게 도착한 오늘의 마루금 중간기점인 박달령..울고 넘는 그런 느낌은 없다..
곧 뒤따라 오신 분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또 오신 분들과 함께 기념 샷을 찍기도 하면서..
백두대간 박달령에 깊은 사진을 하나 아로새겨 놓는다..
다시 지겨운 오르막을 오르고 또 오르니 문수지맥 갈림길에 접어들고 옥돌봉은 지척에 있다..
누군가 고도미터를 지워놓았는데 대략 1,242미터 정도 되는 것으로 추측한다..
조암이 시원스럽게 터졌다면 표시된 모든 산들을 감상할 수 있었겠으나 불행하게도 날씨는 구름이 가득 끼어있었다..
옥돌봉은 일명 옥석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옥석을 가리는데 아주 좋은 산인 것 같다..^^
한시간여를 쉬지 않고 3킬로 이상의 오르막 길을 올라왔더니 헥헥 거린다..그래도 이 좋은 기분을 주체 할 수 없음은..
생면부지의 얼굴들이 같은 대간코스를 타게 되면서 안면이 트이고 말을 섞고
안부와 서로의 힘듦을 도와가면서 이제 태백권까지 올라 왔다..내년 9월쯤이면 끝나겠지만
그 때부터는 다시 남진南進하는 코스로 한 이년을 같이 다녔으면 정말 좋겠다..
저 연도표가 맞다면 이 철쭉나무는 정확히 555년된 고령나무가 되겠다..
오늘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주변에 같이 하신분들이 없어서 계속 셀카질이다..^^
그 유명한 진달래 터널이다..참꽃 피는 계절에 저 터널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참 좋을 것 같다..
도래기재로 내려오는 마지막 계단..저 위에서 부터 오뎅이 먹고잡다~~라면서 내려왔다..소주 한잔과 오뎅국물..ㅎㅎㅎ..
먼저 도착한 선두조가 막 하산주 준비를 하는 모습..
교수님께서 가져 오신 개솔린 버너..그 옛날 등유버너처럼 펌핑질을 잘 해야 한다..그런데 교수님의 연세가 있어서 그런지..
펌핑에 실패하고 조금 더 젊은 산객이 결국 펌핑을 완료했다는 소문이 있었다..ㅋ
어서 빨리 오뎅탕이 완성되어야 알싸한 막걸리와 쏴한 소주 한잔에 피로를 풀텐데..
이렇게 훌훌 불면서 뜨거운 국물을 넘기고 부드럽게 씹히는 오뎅과 감자 수제비의 맛..그리고 소주 한 잔이나 막걸리 한 툭바리면..
긴 시간 산행으로 긴장되어 있던 몸과 마음에 비로소 여유와 안식이 찾아온다..
교수님의 지휘하에 마무리 체조를 하는 모습이다..나의 빨간 모자와 오렌지색 자켓..그리고 완벽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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