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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초등학교 동창들과 가산산성 산행

 

 겨울바람이 제법 얼굴을 얼얼하고 하고

 마음을 못내 막막하게 만드는 초겨울..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근교 가산산성을 찾았다.

 

 갖은 이유와 사연으로 오기로 했던 친구들의 결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래도 산을 즐기고 오랜 친구들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굳굳하게 나온 친구들..

 

 이제 지천명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거친 말투와 거리낌 없는 대화들..

 어쩌면 거추장스러운 겉껍질을 벗어버리고 겨울의 맑고도 추위 가득한

 하늘처럼 그렇게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일게다..

 

 오늘은 특히 그동안 한번도 산행행사에 참석하기를 한사코 거부해 온

 신재봉 동기가 참석하여 지난 3년여간 동기회 산악대장으로 최선을 다해 준

 노성진 동기의 마지막 행사에 큰 선물이 되었다..

 

 

 

 

 

 

나뭇가지들은 자신들이 달고 있던 모든 잎들을 떨쳐내고 어찌보면 삭막한 이겨울을 스스로 몸으로 이겨내려 하고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맑다..겨울은 몸은 쉴지라도 마음을 닦으라는 자연의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구르고 내려선 이 너덜지대의 돌들도 같은 모양새나 크기가 거의 없다..

인간이 다양하듯이 만물의 생성에는 어찌보면 혼돈이론의 실재가 있었으리라..

 

쉬지 않고 주차장에서 한 40분이면 충분히 올라오고도 남을 거리..몇 몇 동기들의 호소로 두어번을 쉬어서야 도착했다..

 

처음 온 재봉동기가 역시나 눈감기 신공으로 첫사진을 장식한다..

 

누구는 보이차를 누구는 홍차를 꺼내어 별로 힘들지 않은 산행의 노고를 달래려 한다..

 

" 이거 뭐냐 이 말이야..우뛰..벌써 세번째 쉬는건데..이카다가 날 새겠다..이거..아놔..--;;;" 주호동기의 심사가 별로다..ㅋㅋ

 

그래도 우야겠노..넉넉한 내가 마음을 다스려야지..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재오동기의 마음 다스리기..

 

출발할 때 부터 마치 안나푸르나 극지를 오르는양 완전 중무장한 동환동기의 영양섭취는 계속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혼자 혹한지 동계산행을 온 것처럼 보일게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성진동기가 노가리를 풀고 강화동기는 그저 즐겁다..

 

별 것 아닌 것에도 혼자 매서운 눈매를 째리는 재하후배..요즘 부쩍 살레와 브랜드를 많이 갖추고 다닌다..나의 영향인가?

 

너거들은 캐라..나는 맛있는 귤이나 물란다..순영동기의 말귀 못알아듣는 증상은 여전했다..

쯔쯔꾸미에..봉연이 이름을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는..

 

상열동기의 표정은 여유가 넘치고 인현동기는 그냥 마..푹 쉬고 싶은 표정..동환동기는 혼자 에버라스트 산을 다녀온 양..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의 온도는 꽤나 낮아서 역시 겨울산행은 준비를 잘 해야 함을 느낀다..

 

싱그러운 차가움..초겨울 하늘은 늘 그런 모습으로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벌써 10분이 넘도록 이카고 있다..우움..우움..

 

그래도 가산산성의 묘미는 편안한 산길..완만한 경사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다녀갈 수 있다는 장점이다..

 

과연 이재하 후배는 25기가 맞는가..가끔씩 헷갈린다..

 

가산바위의 위용..

 

 

가산바위에서 바라 본 안동방향..

 

칠곡 동명의 송림사와 저수지가 보인다..

 

칠곡지구 방향인데 연무가 끼여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재오동기가 싸 온 즉석 불고기와 내가 가져간 나가사끼 짬뽕..그리고 인현동기의 연잎쌈밥..성진동기가 가져온 시원한 어딤채..로

간단한 점심요기를 하고 단체 인증샷~!!

 

팔공산 방향인데 잘 보이지는 않는다..

 

이럴수가..하산 길에 회사내 사내기업 대표님과 사모님..그리고 제일모직 후배..

 

산에서 만나는 지인들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참으로 반가웠다..

 

가산바위 하산길에 한티재 방향.치키봉 가는 길에 자리잡은 파충류껍질 바위..(내가 지어낸 이름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오랜 세월 같이 살다 보면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을텐데..할배할매바위는 아직도 고운 시선으로 서로를 보고 있다..

 

히말라야 원정대장..

 

바위의 암질이 참으로 수수하면서도 단단해 보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할배할매바위 사이를 지나갔을까만..이 두 바위는 그냥 그대로 세월을 지친다..

 

위에서 아래를 볼 때는 따뜻한 시선으로 볼 것이며 밑에서 위를 볼 때는 우러러 모시는 존경이 있어야 함을

산행을 통해서 배우고 깨친다..

 

재봉동기가 파안대소한다..초행 산행길이 쉽지는 않았을텐데..마음공부가 잘 된 친구중의 하나다..

 

술만 좀 줄이면 아픈 곳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아 갈 봉연동기..

 

이 전망바위에서 우리는 또 한참을 이야기 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이 산행에서 나온 대화중 가장 고상한 표현은 재봉동기의 말을 빌리자면.." 고즈넉 하다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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