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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심설 백두대간(두문동재-금대봉-비단봉-매봉산-삼수령)산행

 날씨는 맑고 청명하며, 마음은 음력설이후로 새로운 각오를 다져 나가는 시점..

 대구에서 멀고도 먼 길을 향해 백두대간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코스는 원래 두문동재 터널에서 두문동재-금대봉-비단봉-매봉산-삼수령을 거쳐

상사미동으로 하산하는 약 20킬로의 코스였으나

고지와 길에 쌓인 눈의 량이 너무 많고 깊어서 부득불 삼수령에서 마치게 되었다.

 

겨울산은 그런대로 다녀 봤으나 오늘 코스처럼 힘들고 거친 심설산행은 군대이후로

처음이었으며 두문동 터널에서 두문동재까지의 3km코스는 전국에서 모인 산악회원들 때문에

속도도 내지 못하고 거의 한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이번 산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2012년 임진년 산행을 앞두고 백두 한라의 산신과

천지신명께 안전을 기원하는 시산제였다.

 

총무이신 이원식 교수님과 회장님, 그리고 산대장님과 여러 자발적인 분들의 힘으로

훌륭한 시산제를 지냈고..음복과 힘든 산행이 아주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명품산행이었다. 

 

이번에 러셀도 하고 일취월장한 산행능력을 보여준 류덕연씨..멋지고 멋진 사진이다..

 

요즘들어 산에서 포즈를 취할 때 자주 웃어서 좋다..그냥 허파에 바람이 들어도 좋다..

산행을 통해 그 힘들고도 단순한 오르내림을 통해 마음의 어둠자락을 걷어내고 내일을 보는 지혜와 여유를 가진다.

 

출발직전 두문동재 터널입구에서..먼거리에 힘든 산행임에도 40여분이 참석해 주셨다..

 

시산제를 지내면서 모든 산행객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기원한다..분명 천지신명과 우리 한반도의 주 산신들께서 그리하실 것이다.

 

오랜만에 같이 포즈를 취한 회장님과 그의 갑장..ㅋㅋ

사실 내가 뒤에서 폼 잡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헐~!!

금대봉은 한강의 실질적 발원지인 검룡소를 품에 안고 있고

금선..즉 신선중에서도 최상급의 신선이 거취하고 있다고도 하고..

금이 많이 나온다고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귀염둥이 덕연씨와..뻘쭘한 나..그리고 회장님과 교수님..

 

얼마나 눈이 깊고 미끄러운지 한발 한발이 마치 진흙탕을 걷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체력소모도 크고 힘들기는 배가되었다..그래도 그 느낌은 참 좋다..

 

청명한 하늘과 흰 눈..그리고 네명의 산객들..이름하여

淸明以天 白雪粉淡 四人鮮人들이다..

 

시산제에 예를 올리는 회장님..그리고 축을 담당하신 교수님..

 

애면글면 눈지옥을 헤치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 비단봉을 안는다..힘들텐데도 표정이 저리 밝은 것은

세상살이가 단지 육체적인 단면으로만 보고 이해되고 겪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디 대한의 모든 사람들..아니 지구인들 모두가 산행을 통해 넉넉한 덕심과 배려..그리고

잠시나마의 자유로움을 통해 이 세상이 선경으로 가게 되었으면 한다..

 

뒤에 듬직하게 서 있는 금대봉과 흰 눈..비단봉의 비석과 하늘이 너무 잘 어울린다..

비단봉이라는 이름은 함백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에서 은대,금대등 보석과

비단을 칭하는 귀하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추측할 뿐이다..

 

체력은 바닥이 나고 건성으로 때운 점심 때문에 기력도 헬렐레..그래도 뚜벅 뚜벅 가다 보면..

 

이렇게 매봉산에서 저 거대한 비석을 친구삼아 잠시 여유도 부려보고..매봉산은 산세가 매처럼 예리하고 똑똑하며

세상을 널리 멀리 본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풍력발전 단지를 품고 있기도 하다..

 

이전의 사진이 같이 함께한 지기님들의 사진을 차용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직접 똑딱이 디카로 찍은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산행사진들이다..출발은 힘차게 노랑색 자켓의 이 사장님은 오늘 저 무거운 돼지수육을

직접 짊어지고 가시는 노익장을 선 보여 주셨다..내가 좀 매려고 했으나 아직 작년에 다친 허리부분의 뼈에

과한 하중을 주니 자꾸 통증이 와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나이가 드니 한번 부러지거나 다친 곳의

회복이 옛날같지 않음을 느낀다..--;;;

 

두서너개의 산악회 멤버들이 서로 엉켜서 두문동재까지 일렬로 줄을 서서 진행하고 있다..최소한 60cm이상의 눈이 쌓여 있다..

 

태양은 밝게 화사한 모습으로 온누리를 비추고 그 느낌만으로도 포근함을 느낀다..

 

두문동재 주변에 돌탑들과 발려진 눈덩이들..

 

눈은 가루눈으로 무척이나 미끄럽고 조금만 옆으로 잘 못 디뎌도 허벅지까지 푹푹 잠기곤 했다..

 

오늘 처음 참석하신 분을 위해 친절하게 독사진을..^^

 

대단하신 우리 멤버들..산신령님은 드디어 컬러풀한 자켓으로 등산패션창조에 일조를 하시고 김득곤 사장님..두 이사장님..그리고 회장님..

이병호 사장님은 언제나 하산주 및 맛있고도 정이 넘치는 오뎅탕,수제비탕으로 인기를 독차지 한다..

 

계속되는 심설심산 산행에서 늘 선두에서 러셀을 담당하는 정호경 사장님..개인적으로 참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이 백두대간 산행이 향로봉에서 그치지 않고 북녘땅으로 이어져 그대로 백두산 까지 갔으면 좋겠다..

그 날이 올 때까지 남진 산행을 다시 한번 하려고 한다..

 

궃은 일을 도맡아서 하시는 이병호님..

 

거의 1미터 가까이 쌓인 눈의 깊이..스틱을 거의 잡아먹을듯 하다..

 

탁월한 언변과 구수한 인간미..그리고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우리 멤버들을 잘 이끌어 주시는 교수님..

 

뛰어난 조망거리가 거의 이백리를 넘어간다..

 

민둥산 방향인데..겨울 산은 그 산이 그 산처럼 보인다..

 

카페지기님의 세련된 미소..그러나 목소리는 여전히 기차화통처럼 우렁차다..ㅋㅋㅋ

 

금대봉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의 산세들..탁 트인 맛이 그만이다..

 

오늘 멋진 축문을 만들어 오셨던 교수님..

 

산길의 굴곡정도에 따라 눈의 깊이가 사뭇 다르다..

같은 눈임에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사람 또한 그릇이 깊을수록, 넓을수록 더 많은 것을

안을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잠시 선두조를 먼저 보내고 사색과 구름향기 가득 취할 때 뒤에서 따라오는 중미조..

 

최상급 통발미소의 주인공..

 

일전에 한번 백두대간에 온 적이 있다는 참한 두 아가씨..사과도 얻어 먹었다..

 

지난번 거쳐온 함백산이 아련하다..

 

지기님의 몸개그와 찍사본분을 위한 몸부림..

 

갈수록 눈은 깊이를 더하고 더욱 가팔라진다..

 

말끔한 내 얼굴..세상사를 저 흰 눈처럼 밝게 맑게 보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

 

저 풍력발전기 너머에 매봉산이 있고..바람의 언덕도 있다..

 

시리도록 차거움을 숨긴채 투명백색의 색상으로 바람을 안고 산언덕을 덮어내린 눈..눈..눈..

 

바람의 언덕답게 눈에 바람자욱 길고도 아름답게 만들었다..질감이 매우 뛰어나다..

 

앞으로 우리가 진행해야 할 덕항산 방면..그 때도 엄청난 눈사위를 밟으면 진행하겠지..

 

매봉산도 있고..응봉산도 있도 도봉산도 있고..봉은 아름다운 산이로다..

 

저 눈으로 덮인 산군들 너머 구름들이 마치 히말라야 산맥같은 모습으로 당당하다..

 

갈수록 인적은 드물고 눈은 그 깊이를 더하니 우리네 인생에서 느끼고 깨달아야 할 바..나이가 들수록

더욱 더 그러함을 느낀다..

 

봄이 되면 저 눈덮인 봉고트럭은 다시 힘찬 시동을 걸어낼까?...부디 그러했으면 좋겠다..

 

한강, 낙동강, 오십천을 우려내는 삼수령의 모습..영하 5도..하지만 마음만은 힘든 산행을 통해 오히려 더 큰 자유로움을

안아내었던 6시간의 산행..오늘의 거리는 13킬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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