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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계룡산행

 

  요즘 계속되는 병환으로 심신이 매우 지치고 힘든 상태에서

  엎친데 덮치는 격으로 좀 해서 잘 걸리지 않는 독감몸살이 덜컥 걸렸다..

 

  열은 열대로 나고 오한은 오한대로 들고 온 몸은 마치 장작으로 두들겨 맞은 듯

  아프기 그지 없고 목은 붓고 어지럼증에 기침이라도 할려면 내장이 끊어질듯한 고통..

 

  토요일 가공부서의 GWP 행사가 있다고 했으나 몸 상태가 워낙 아니라

  포기 하고 있는데 행사 결재품의내용을 보니 안전기원제를 같이 한단다..

 

  그냥 단체 야유행사면 다음 기회도 있으니 넘기려 했으나 적어도 안전기원제를

  한다면 내가 참석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산제도 아니고 우리 생산팀 모두의 안전무사고를 기원하는 행사라면

  내 몸이 뽀샤져도 가야 하고..또 천지신명과 백두 한라의 영험한 산신을

  초청하려면 북선의 경지에 이른 내가 가야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인은 이래저래 힘들다..아프다고 해도 아프지 못하고..이게 다 아직은 불완전한

   인체의 구성때문에 그런 것이니..)

 

  집사람과 어머님의 태산같은 걱정을 뒤로 하고

 

오늘 첫 테스를 하는 새로 구입한 잠발란 라싸 중등산화이다..오늘 같은 산에 신기는 좀 오버스펙이긴 하지만

중등산화 길들이기(Break-In)을 위해 신고 나왔다..뽀대,간지가 장난이 아니다..하지만 몸 상태가 엉망진창이라..

 

버스안에서 비몽사몽 오한과 근육통에 시달리다 거제 종합운동장에서 10여분 걸어 올라 왔을까..아직은 한 겨울임을 알려주는 빙폭..

 

어여쁜 우리 식구 조해심씨와 3월이면 결혼하는 멋쟁이 김인혜씨..

 

내 몸상태가 아마 이랬을 것이다..머리는 빙빙돌고 오한은 갈수록 심한데..그래도 돌탑이다..목을 좌방향으로 꺽어주는 센스..

 

나 혼자 가파른 산길로 들어섰는데 이것이 오늘의 결정적인 승착이었다..나 혼자 거의 최후미에서 출발했음에도 정상에

다른 선두조보다 30여분 일찍 도착했다..역시 산꾼의 감이란..다른 사람들은 완만한 둘레코스를 경유해 오느라 최후미와는 거의

1시간 가까이 차이가 나고 말았다..

삼성 중공업 선박건조공사장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 한국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장점이 있고 전통적으로도 꽤나 전투력이 높은 선박건조..가슴이 뭉클하다..

 

그 옛날 이 곳에 이런 중공업 단지를 선정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할 때 그 과감한 결단을 내린 선도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해발 566미터라고 해서 내심 산책거리 정도로 생각했는데 오르막 침이 예사롭지 않고 이런 바위,릿지길이 꽤나 위험한

산이었다..역시 산은 쉬운 산이 없다..근육통에 온몸이 비명을 지른다..

 

산세가 높이에 비해서 아주 뛰어나고 오르막 된비알이 제대로 되어 있다..높이만 보고 만만하게 달려들었다가는 코피나기 십상이다..

 

날카로운 바위군들이 이곳이 아무나 날라리처럼 오를 산이 아님을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고..

 

그 척박하기 그지 없는 바위틈새에 저렇게 고고하게 뿌리내린 나무에 대한 경외심만큼이나 이 계룡산에 대한 새로운 경의감이 든다..

 

거의 대한민국 최고의 절경이자 로망인 설악산 용아장성을 축소시켜놓은듯한 산세이다..

 

이제 희미하게 보이는 정상..이정표에는 5백미터라 했는데 실제로는 1킬로가 넘는다..그만큼 몸상태가 영 아니다..

 

정상부위에는 억새와 날카로운 첨바위가 고즈녁한 겨울의 정취를 더하고..

 

그래도 친절하게 계단을 설치해 두어 우회의 번거로움과 나름의 안전장치를 제대로 해 두었다..

 

가을에 오면 저 억새밭에서 한 숨 푹 자고 쉬었다 가련만..

 

일부러 땀을 쏟으려고 격하게 산을 탔건만 매섭게 차가운 날씨에 땀도 잘 나지를 않는다..

 

저 위태롭게 자리잡은 바윗덩어리도 언젠가 힘이 다하면 굴러 떨어져 돌로 바스러지고 다시 흙의 일부분으로 돌아가는 것..

자연의 변함없는 순환의 진리이다..

 

산세가 계속 이런식으로 이어진다..만만하게 보고 왔다가는 그야말로 깨갱소리 날리겠다..

 

눈이 없고 얼어붙지 않아서 다닐만 한 산이지만 겨울에 눈이라도 얼게 되면 정말 위험한 산이다..

 

산의 형상이 마치 닭의 벼슬과 용처럼 길게 늘어진 모양새라 해서 계룡산이라 한단다..실제 그러하다..

기운도 남달라서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올라서 기운을 취하면 부지런함과 필요할 경우 일도파쇄할 용기를 능히 기를만한 곳이다..

 

깍아지른 절벽..이 산에서는 불경한 술타령은 절대 금해야 한다..

 

정상에서 한시간을 기다려 간신히 안전기원제를 지내고 추위에 얼어버린 몸에 오한과 근육통은 절정을 달한다..

사진 찍는 것조차 힘겹다..--;;;

 

하산길에 접한 샘터..바위로 구성된 산이라 물맛이 좋고 미네랄이 듬뿍 담겨있어 위장병 앓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 하다..

 

어찌 어찌 하산을 하고 화장실에서 설사를 하니 그야말로 서 있기 조차 힘들정도로 괴롭다..

다시 하산주 하는 장소로 이동 매운탕에 밥 조금 말아먹고는 오는 내내 댓바늘로 찌르는듯한 고통에 죽을 맛이었다..

언제 가을이면 다시 찾아서 선자산까지 이어지는 종주를 할만한 좋은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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