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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회사 줌마산행..^^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이 직장에는 40대 후반을 넘긴 소위 아줌마 직원들이 일곱 분이 있다.

모두 다 성장한 자식들을 가족을 꾸리고 있으며 어떤 분은 손주까지 본 사람도 있다..

 

현장의 궂은 일 힘든 일들을 특유의 아줌마 특유의 끈기와 인내로움으로 젊은 사람들 못지 않게

아니 훨씬 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직장의 보배들이다..

 

젊은 직원들이 비교적 수월하고 편한 일을 선호하고 아줌마들이라고 어찌 힘이 들지

않겠는가만, 실제 불평불만도 상대적으로 적고 가족의 구성원을 이끄는 실질적

가장역할을 하면서 묵묵하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비록 나이는 많지만

생산을 총괄하고 있는 나로서는 여간 소중하고 보배로운 이 시대의 어머니이자

가정,가족 직장의 지킴이들이다..

 

작년 연말 망년회 때 언급했던 약속이 드디어 지켜졌다..

직장에 근무하는 프로페셔널 주부사원들중 다섯 사람과 해당 부서장, 그리고 내가

아직은 때 이른 봄산행을 경주의 명물 남산자락에서 진행한 것이다..

 

차 두대는 구미에서, 한 대는 대구에서 출발하여 아홉시 조금 넘어서 통일전 주차장에 도착했다..

출발 기념 샷..^^

어제 비가 내린후 쌀쌀한 바람이 제법 추위가 느껴졌지만 모처럼만의 산행에 모두들 발걸음이 가볍다..

 

남산 삼층 석탑을 배경으로 기념 샷..동탑과 서탑이 높지는 않지만 각각의 높이를 달리 한 채

부처님이 계시는 수미산의 형상을 하고 있다..특이하게도 동탑의 높이가 서탑의 높이보다

조금 더 높게 지어져 있다..

신라의 수도로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경주는 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지로 손색이 없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런 수수한 탑을 별의미 없이 지나치고 말게다..하지만 배열의 특이성과

미묘한 차이가 주는 관상감은 여느 유명 석탑에 전혀 손색이 없다.

 

뒤에 보이는 남산의 줄기는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온 산 곳곳에 즐비한 마애석불상과 기암괴석..

그리고 빼어난 조망미로 국립공원의 위명에 걸맞는 자태를 하고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들머리로 향하는 일행..참으로 보기 좋은 전경이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봄소식에 꽃망울을 터트린다..

 

맨 왼쪽의 정용학 차장은 택껸의 품새밟기를 하려나..오충석 차장과 박현일 과장의 표정이 정겹다..

 

오래된 오가피나무인가?..온 둘레가 가득한 가시를 품고 있지만 그다지 날카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어제 종일 내린비로 등산로는 촉촉하니 편안했으며 계곡의 물도 한여름의 그것 못지 않게

풍부하게 흐르면서 자연의 소리로 길 가는 산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직원이지만 이 곳 자연에서는 그냥 자연인..같이 세월을 엮고 풀어가는

동반자이다..부디 그런 사실들을 직관하고 매사에 따사롭게 대해야 한다..

작은 개울물이지만 물과 산..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지면 왠지 편안하고 그간의 옹졸함과

스트레스가 저 물소리에, 저 흐르는 담색향기에 묻혀 사라진다..

비록 얼굴에 주름은 늘고 뱃살은 쳐지는 나이지만 야외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때는

십대 후반의 소녀의 모습 그대로이다..정녕 그대들은 자유로운 소녀들이외다..

삼 부서장과 나..직장에서 맺은 인연이지만 지금 이순간의 겸허로움으로 인생을 같이

나투고 서로에게 크고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는 사이가 되길..

남산의 명사찰 칠불암으로 오르내리는 산객들과 신도들이 곳곳에

돌탑을 쌓아 올린다..저마다의 염원과 간절함이 차곡 차곡 그 영험을 이루기를..

오늘 따라 풍부한 수량의 개울이 한층 더 산행걸음을 즐겁고 가볍게 해 준다..

 

단체사진에 반드시 나타나는 일인꼭눈감기..^^

 

비록 대놓고 잘해주지는 못하지만 늘 넉넉한 미소를 잃지 마세요..

 

내가 펼치고자 했던 이상직장향..상사는 부하를 동생처럼..연장자는 연소자를 가족처럼..

연소자는 연장자를 늘 존경하고 받들며 서로가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가족같은 구성..

그대들이 잘 풀어서 점점 더 좋아지는 직장을 만들어 가시기를..

상선약수上善若水..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물과 같아서..

수선리불이쟁水善利不而爭..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결코 다투지 아니하니..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사람들이 뭇 꺼려하는 낮은 곳으로 늘 흐르니..

고기어도故幾於道..가히 궁극적 도의 모습에 가깝도다..

 

거선지居善地..머무르면 땅을 비옥하게 하며..

심선연心善淵..마음은 연못처럼 깊고 그윽하고..

여선인與善仁..서로를 사귀고 대함에 어짐으로 행하며..

언선신言善信..말은 깊이가 있어 신뢰를 쌓으며..

정선치正善治..늘 바르게 남을 다스리고 이끌며..

사선능事善能..매사를 조화롭게 풀리게 하고..

동선시動善時..부득불 움직임에 있어서는 때를 구별하며..

부유부쟁夫唯不爭..여간해서 다투지 않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니

고무우故無尤..능히 허물이 없도다..

 

3천년 전에 노자가 읊었던 도덕경 글귀처럼 나는 진정 그리 살려고 노력하나..세상의 풍파가

그리 되게 함에 어려움과 시련을 준다..그래도 그 도의 모습에 끊임없이 가까이 가려고 한다..

 

 

 

 

남산의 높이가 500여미터가 채 되지 않지만 골짜기도 깊고 물도 풍부해서 가히 신라의 주산으로 불릴만 하다..

차거운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풍혈자리처럼 느껴지는데 실제 바람이 나오지는 않는다..

칠불암 직전에 있는 약수터..오고 가는 이들의 목을 축여주기에 충분하다..

실제 솟아나는 용천수가 아니고 계곡물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피로하고

땀흘린 산객과 신도들에게는 가히 감로수라 할만 하다..

가파른 마지막 계단 길을 앞두고 가공 부서장 박현일 과장과 장명자 주임..김현숙씨..양현재씨..

 

특유의 성실함과 현장 제일 우선주의 실천철학으로 놀랍도록 빠른 시간에

가공부서의 체질을 개선시킨 공로가 큰 박과장..

전부 일곱 개의 부처상이 새겨진 바위를 모시는 칠불암..마침 초사흘이라 산신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신선대 마애석불반가상으로 가는 절벽과 칠불암 부처님

 

칠불암 좌측을 호위하고 있는 절벽..마치 설악의 용아장성을 보는듯 하다..

 

저 지극한 열반의 세계..니르바나는 어떤 곳일까..

지긋이 감은 눈에 어리는 절대행복의 세계..

아기 자기한 바위와 가파른 경사길이 산행의 재미를 더하고..

박과장의 표정에 흐뭇한 행복감이 묻어난다..

경주에서 안강으로 흘러가는 평야지대..

 

독특한 모양의 바위와 소나무가 심산의 그것에 못지 않은 절경이다..

 

현장 주부사원의 맏언니 격인 주옥희 주임..건강관리 잘 하셔서 부디 오래오래

즐겁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누리시기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고집스러운 바위와 소나무가 서로를 품고 서로를 안아내는 모습..

우리 인간들에게 진정 영원하게 적용되는 율법의 모습이다..

성치 않은 몸인데도 굳굳하게 산행을 즐기는 오충석 차장..

지금 내가 하는 관리법에 더하여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고 이익도 잘 내는

사업의 역군..리더가 되시기를..

당당하면서도 온화한 모습..ㅋㅋ

 

70년대 설정샷이지만 어색하지 않은 재미가 있다..^^

 

오늘의 이 즐거움으로 더욱 환하고 밝은 직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 가시기를..

 

비록 몸뚱아리는 작지만 마음만은 두 팔이상의 온 세상을 안아 아우르고 싶다..

 

이 멋진 남산의 기운을 읽으면서 산신과 잠시 대화를 나눈다..

두 발은 굳건하고 마음 속 율려세상에 대한 그리움은 우주의 무게로 가슴을 누르니..

화려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아름답고..넘치지 않더라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그런

세상과 사람의 공존을 꿈꾼다..

그 기운 가득 받아 1.5미터 절벽 사이를 가뿐사뿐하게 뛰어넘고..

 

지금의 현실에 치여 내일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늘 내일에 대한 비전을 꿈꾸시기를..

 

왼쪽은 깍아지른 절벽..칠불암 위쪽의 신선암 가는 아찔한 단애길이다..

 

저 너무나 자연스러운 미소를 가득 머금은 마애석불을 만든 석공의 마음은 어땠을까..

존경과 흠모를 넘어 그 위대한 정신과 마음의 투영에 절로 숙연해 진다..

까냑 살포르싯테 우르막야 짓시르타..모탈포리..꿈세영래..낙낫힘냐로이얏..

 

유희좌란 한마디로 반가부좌..또는 항마좌로도 불리며 국선도에서는 결가부좌를..각각의 선도수련 단체마다..평좌를 하는  곳도 있고..다양하다..

 

잠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그윽한 미소로 세상을 정화하는 진정한 부처의 모습 그대로이다..

 

자..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땀 좀 흘리러..^^

 

오늘 청허가 남산에 가득한 묘기妙氣에 흠뻑 취했나 보다..구닥다리 포즈를 많이 자주 취한다..ㅋㅋ

 

이제 산행의 남은 목적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장소를 향하여..진격..

크지 않은 작은 솔방울들이 알콩달콩 매달려 있다..사월이 되면 그 초록 향기 가득한

송화가루를 온산야에 펼쳐 내리다..

나무아미타불 김진자보살..진자보살의 탄생이다..^^

 

불평 한마디 없이 잘 따라오는 오충석 차장..내년에는 부장이 되어..남은 직장생활 무탈하게

훌륭한 리더로써 인생과 직장의 주춧돌이 되시기를..

한 때 서로 엉키어 거대한 하나의 바위였던 것이 세월과 바람과 비와 눈을 품으면서

서로 갈라지니, 먼 옛날 함께 했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때 아닌 차가운 강풍이 휘몰아 치면서 산행을 힘들게 한다..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은 따사롭기 그지 없다..평탄한 오름길에 마음도 여유롭다..

 

높이만 가지고 그 산의 험세를 평가할 수는 없다..남산의 절경은 의외로 깊은 골짜기와

유려한 능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이다..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면 사사로운 감정은 씻긴듯이 사라지니..두 사람의 미소가 너무 정겹다..

 

부처님 석상을 모셨던 곳이지만 이제는 그 흔적만 아련할 뿐..

우리의 이 인생..너무 손아귀에 쥐려하면 저 세상으로 떠날 때 괴로움만 더하다..

따사로운 햇볕과 세찬 강풍..그리고 바위의 모습..

 

 

바위가 있는 곳..청허가 서서 폼을 잡는다..남산이 이렇게 좋고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곳인줄 잘 몰랐다..

 

저 단단한 바위틈새에 뿌리를 내린 어린 소나무..몇 천년이 지나면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대할까?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시간..주부사원들이 알뜰하게 준비해 온 각종 음식에 거의 3인분을 먹었다..

 

저 아득한 바위 끝에 독특한 모습으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그야말로 독야청청이다..

 

 

오늘 산행의 회귀점 금오산..전부의 모습들이 흥겨로움에 푹 젖어 있다..

 

황금색 금거북이가 내려 앉은 형상이라는 금오산..남산의 주봉역할을 하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 대한민국의 보배산(珍山)이다..

오늘 일년치 웃음을 다 터뜨린 두 여걸..양현재씨..장명자 주임..

 

이 참에 금오산 산신령으로 눌러 앉아 버릴까나?

 

담당님, 안됩니다..우리 제일모직 식구들은 어찌하란 말입니까..절대 반대..

 

그 의사에 절대 반대..저도 추가요..^^..

늘 웃음짓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뛰어난 주부사원들의 정신적 지주..김현숙씨..

멀리서 보면 저 거대한 바위가 공중에 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남산 부석浮石이다..

신기하기도 하거니와 당당한 모습에 경외심마저 든다..

그래서 가끔씩은 자연의 조화로운 미적 감각은 상상을 초월하고

많은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곤 한다..

뭇 사람들은 저 바위처럼 편협된 시각으로만 만사를 대하는 것은 아닌지..

 

자연동굴 안에 종유석이 자란다..

 

처사 한 사람이 충분히 기거할 만한 공간의 자연동굴..수도하기에도 아주 그만이다..

 

자 이제 하산이다..

즐겁고 행복했던 4시간여의 산행..세찬 꽃샘바람도..

이 용감하고 의젓하며 생활력,정신력 강한 우리의 어머니,누나,여동생들의

강인한 파워를 꺽을 수는 없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아줌마들의 아름다운 삶에 박수와 격려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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