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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남해 금산 보리암

 

 

화사한 봄 날, 연일 계속되는 음주행사, 간담회, 지인과의 술자리..

왠만큼의 체력은 되지만 나른한 춘곤증에 이런 저런 사람들과의

지낌과 술꺽음은 아무리 즐겁다 하더라도 진이 빠지게 마련이다.

 

어제 저녁의 간담회에서는 소주를 한박스..비 맞으면서 오랜만에

족구도 하도..늦게 집에 들어와서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만개한 봄의 향연을 즐기기 위한 갈망이 더 컸던 것일까?

 

집사람과 함께 푸근한 봄 나들이를 남해 금산으로 다녀 왔다.

 

함안 휴게소에서 만난 벚꽃..완전한 만개는 지났지만 여전히

그 화사한 자체는 충분히 봄의 대명사라 할 만 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의 전경이다..

보기에도 딱 보통 여느산과는 다른 포스와 외모를 가지고 있다..

산신의 기운도 남다르게 다가 온다..

 

 

 

초반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시작하였으나

봄이라기 보다는 여름에 가까운 땡볕의 기온이 벌써 20도를 훌쩍 넘어서고..

 

이내 깍아지른듯 묘기가 넘치는 바위들이 그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무지개가 쌍으로 핀 것 같다하여 쌍홍문인데

어찌보면 사람의 해골바가지 같은 느낌도 든다..--;;;

 

요즘 왠만한 산에는 스틱을 가져 오지 않는데..스틱이 길을 파헤쳐 놓고..

바위에 크고 작은 스크레치를 남겨 놓아 여간 보기 흉한 것이 아니다..

 

쌍홍문 동굴 내부는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쾌한 바람이 매우 시원했고..절묘한 형상과 외부와 꾸불꾸불하게

연결된 구멍들이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쌍홍문 동굴의 내부..돌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쌍홍문 내부에서 바깥을 바라본 모습..

 

오는 길에 차멀미로 나 못지 않게 컨디션이 비실비실한 집사람..

그래도 같이 오니 좋다..^^

 

조오기 바깥에서 왼쪽으로 가면 일월봉,제석봉,좌선대,상사바위를 거쳐

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보리암이 나온다..

 

쌍홍문 뒷 쪽에서 정면을 관통하여 본 모습..

 

쌍홍문에서 불어 나오는 쾌적한 바람을 즐기고 있다..

 

바깥에서 나와 보니 제법 깊숙한 골이 있어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집사람의 걱정스러운 만류를 뒤로 하고 내려가 본다..

밑에서 위로 어떤 와류가 뿜어져 나오는데 그 청량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별다른 장비없이 내려가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폭도 좁아서 다시 올라온다..ㅋㅋ

 

 

모자를 안썼더니 얼굴이 발그레하게 햇볕에 익었다..

 

일월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일월봉의 옆자태에 떡 하니 뿌리를 내린 소나무..

정말이지 저 나무들의 생명력에는 신비함 그 이상의

강인함이 넘친다..

 

일월봉의 자태..아래서 올려보면 한자로 日자로 보이고

위에서 내려보면 月자로 보인다고 하여 일월봉이라 부른단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그런 뜻 보다는 생명의 근원인 해와 달을 숭상하는

의미가 훨씬 더 그럴듯 하다..

 

일월봉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도중에 귀여운 표정을 짓다..^^

 

 

Weather Master가 가리키는 기온은 벌써 26도..거의 한여름 같은데 아직

풀들이나 나뭇가지에는 겨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제석봉에서 바라 본 상사바위 방향..아찔한 기암괴석의 정열이 느껴진다..

 

마치 봉정암의 그것을 보는 느낌도 들고 속리산 천황봉에서 문장대 가는 길의 느낌도 든다..

 

일월봉 모습인데 아무리 봐도 한자 日,月은 안 보인다..

 

연분홍 진달래만이 봄이 완연함을 알려 주는듯 하고..

시간이 일러서인지 보리암과 해수관음상에 사람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 천하절경이 남해의 소금강산이라는 별명에 전혀 손색이 없는 빼어남을 보인다..

 

아직도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비몽헤롱한 상태..@@

 

그래도 산에 오면 이런 즐거움이 있어 피곤하지 않고 온 몸에 가득

원기,진기를 채워간다..

 

상사바위와 좌선대로 가는 길에 자리잡고 있는 금산산장이다..

라면도 팔고 정식도 팔고 도토리 묵과 동동주도 파는데..

 

동동주를 만들기 위해 고두밥과 누룩을 버무리는 모습..맛있는 동동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금산산장에서 라면 두 그릇을 주문해 놓고 바라 본 좌선대 방향..

마치 응가를 해놓은 것 같기도 하고 프레데터에 나오는 오크형 외계인 두상 같기도 하다..

 

일월봉과 제석봉을 나란히..제석봉은 부처님이 거주하는 제석천의 의미를 본 딴 것이다..

 

 

아주 털털하고 아무에게나 말을 놓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금산산장표 라면..한그릇에 3,000원이다..맛있었다..^^

 

좌선대와 옆 바위인데..누가 좌선대 위에 돌을 가져다 놓았다..

 

좌선대 뒤로 돌아가면 스무명이 비박할 수 있는 암자터가 나오는데 저 바위는

세월의 흔적을 둥글게 말아서 보여주고 있다..

 

원효대사가 좌선하여 입정에 들곤 했다는 좌선대 바위..원효대사 전설은 전국의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그만큼 한국역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성인이다..

 

일월봉 바윗자락에 뿌리 내린 소나무 못지 않게 바위 틈사이에

뿌리내린 봄의 전령..그 기개와 인내와 강인함에 경의를..

 

 

곳곳에 각자의 형이상학적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바위..

사람들이 악산을 힘들어하면서도 오르는 이유는 저런 아기자기한

자연의 형상미가 워낙 좋기 때문일게다..

 

저 큰바위가 부스러져서 작은 돌이 되고 그 돌이 다시 세월과 풍상에

바스러져서 흙이 되는 원리..자연의 힘이요..스스로를 미세원자화 시키는 낮춤이다..

 

석간수를 모으는 약수터인데..수량이 많지도 수질이 좋지도 않지만

모아서 바위에 뿌리내린 나무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면 좋겠다..

 

멀리 해수관음상과 보리암이 보인다..

 

상사바위 가는 길에 나타나는 북쪽 방향의 슬랩지대..명불허전이다..

 

 

바위는 말없이 그저 그렇게 세상을 관조하고 있다..

이 금산을 소금강산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만하다..

 

가야산의 만물상과도 닮았고..속리산 입석대의 경치와도 비슷하고

설악의 공룡능선 끝자락인 마등령에서 바라보는 경치와도 유사한 전경..

 

청허가 오늘 바위구경에 신이 났고 본전을 수십배로 뽑는다..

 

한려수도..장쾌한 바다의 모습인데 역광이라 제대로 나타나지를 않는다..

 

그저 좋을 뿐..무슨 말이나 미사여구가 필요하겠는가..

 

 

바로 뒷쪽은 아찔한 벼랑끝이다..

우리가 천인단애의 지경에 몰리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여성의 펑퍼짐한 엉덩이 모양을 한 바위틈에 나도 엉디를 들이밀어 본다..

 

상사바위 끝자락에서 두 팔 벌려서 세상을 안아보자..

 

자기가 남긴 발자욱이라고 우기는 집사람..ㅋㅋ

 

자 이 청허와 함께 율여의 세계로 가보지 않겠는가..

필요한 것은 세상을 투명하고 바르게 바라보는 관점과 약간의 내공 뿐..

 

아니면 그냥 갈망하는 마음만이라도 충분하다오..

....

 

날씨는 덥고 몸은 술에 쩔고..그래도 오늘의 목적지 남산 정상이다..

 

금산 정상에는 그 옛날 봉수대..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위치와 주변 경관을 보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리암으로 최단거리에 도착하는 주차장과 멀리 보이는 망운산..또 다른 남해의 멋진 산이다..

 

피곤한 기색이지만 그래도 신랑과 같이 오니 좋단다..^^

 

나도 좋다우..^^

 

보리암 뒤를 시립하듯이 받혀주고 있는 바위군..

 

강릉 낙산사와 함께 전국에서 몇 안되는 해수관음상이다..

 

영험한 기운으로 특히 기도빨이 잘 듣는다고 하는 보리암이다..

 

다시 돌고 돌아 쌍홍문으로 돌아왔다..

 

약 세시간 30분의 여유넘치는 산행과 멋진 조망,전경..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진정 작은 금강산이다..

단, 무릎이 시원찮은 사람은 보호대와 스틱을 챙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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