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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벗과 함께 자락길을 타다

참으로 오랜만에 친우와 약속을 잡아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달비골 입구에 위치한 청소년 수련원으로 달려 갔다.

 

집사람도 동행하려 했으나 사정상 그러하지 못하고,

나를 친히 입구까지 모셔다 주는 수고를 아껴하지 않고..

 

오늘, 친구와 함께 할 코스는 달비골 입구 청소년 수련원에서

앞산 자락길을 타고 고산골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약 9킬로짜리

Trail개념의 일종의 대구 앞산 둘레길이다..

 

달비골에서 용두골을 잇는 터널 공사가 한창인 공사현장을 지나 어스름한 겨울의 잔해가

남아 있는 얕은 오르막을 지나서 집사람이 친히 내려준 과테말라 드립 커피를 한 잔 나눈다..

 

아직 쌀쌀한 아침 기온에 따뜻한 온기와 커피 고유의 싸아 한 향기 그득한

커피를 마시는 친구..저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 보니 벌써 알고 지낸지가

무려 35년 가까운 세월이다..귀 뒷가에 비치는 흰머리가 아스라한 느낌으로 다가 온다..

 

나보다는 몇 배 더 바쁜 학원운영을 하면서도 틈틈히 헬스장에서 벤치프레스와

쓰레드밀을 타서인지 발걸음이 매우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흐뭇하다..

 

요즘 집사람이 추천해주는 미애부 화장품을 꾸준하게 발랐더니

잔주름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피부도 제법 윤기를 보인다..

사실 아침에 고양이 세수만 하고 나왔는데도 특유의 미남얼굴에 빛이 난다..ㅋㅋ

친구는 왼쪽 어깨에 실어 담았다..^^

 

그간의 근황과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다 보니 어디선가 홀연히 강아지

두 마리가 부산하게 내려 오더니 휑하니 가버린다..주인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산에서 버려진 개로 살아가는 것인지..그다지 사납지는 않았다..

 

한시간을 걷고 10분 쉬는 형태로 걷다가 아랫방향의 승마장을 지난다..

 

친구가 MP3 파일에 담아 온 7080시대의 음악에 흥얼거리기도 하고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아침의 앞산 공기를

즐긴다..마음을 내니 몸이 호사롭게 반응을 한다..상쾌하다..

 

우리의 이런 기분을 알았을까?..말 한마리가 푸르륵 하는

콧김소리를 내면서 바깥으로 고개를 내민다..

 

앞산 자락길은 달비골 평안동산에서 시작해서

매자골-무당골-안지랑골-큰골-강당골-고산골-용두골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앞산에서 내려온 자락을 둘러 둘러 걷는 길이다..

 

군데 군데 엊그제 내린 비로 질척거리는 곳이 있었지만 대체로

평이하게 곱곱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어제는 직장의 아주머니들과 남산 산행을 했고 오늘은 몸풀이겸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둘레둘레 한가로움을 즐기는 산책이다..

 

중간 중간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지만 가끔씩 왼쪽 오른쪽을 잘 틀어야

불필요한 알바를 줄일 수 있다..살펴 갈 길이다..

 

매자골에는 어서 봄을 당기라는 시위성 계곡물이 소리도 아름답게

흘러 내린다..늘상 이곳에 이정도 물이 흘러준다면 팍팍한 세상살이에

조금은 저마다의 근심거리를 씻겨내릴텐데..

 

매자골 계곡수의 간지러운 속삭임에 감응한 듯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는 친구..

전도유망했던 대기업의 고급간부 자리를 버리고 나와서 초기 3년간 눈물없이는

회고하기 힘든 고생을 거치고 이제는 어엿한 중견 학원대부로 자리를 잡았는데..

지나친 정부의 간섭과 불합리한 규제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늘상 그러했듯이 심도 있는 고민과 적절한 판단을 통해

자기 앞가림을 충분히 할 잠재력,능력,대인관계를 갖추고 있고..

특히 제수씨도 뛰어난 직관과 통큰 의사결정력을 지니고 있기에

무리없이 앞으로의 사업전개를 잘 해 나갈 것이다..

 

아직은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산자락의 아침..싱그러움과 쭈빗한 차거움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친구와 함께 하는 산행에 맛보는 오랜만의 청결함이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런 저런 부침과 대학생활,군대,사회생활,주재원생활등을 통해

자주 만나기도 했고 뜸하기도 했지만 서로간에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고 이해하는 심언心言소통이 되는 벗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있는 상선약수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고..

내가 나를 낮추면 결국 공형순환우주론의 원리처럼 다시 나를

대접하나니..물에서 배울바 지엄하도록 많다..

 

누군가 요산요수라 했던가..산을 즐기고 물을 반기면 군자로서의 삶..

손색없이 가꾸어 나갈 이 시대의 잔잔한 감동요소임이 틀림없다..

 

안지랑골을 지나 큰골로 가는 길은 이렇게 신작로다..

지금은 비록 회사일과 가정사 때문에 시작하지는 못하지만,

치밀한 준비작업과 실제 가능한 흔적지 답사를 통해

500여년전 당시의 최고 선승이자 대덕이었으며

선도의 대가였던 휴정 청허당 대사에 관련된 역사기행 소설을

써 볼 생각이다..부디 스님이 입적했던 묘향산을 가 볼 수 있게 되기를..

 

배따라기의 노래가 나오자..지나 다니는 등산객들에게 구시대적 음악이라고

놀림 받을까 걱정하는 순간..그래도 좋다..우리가 좋으면 되는거이 아니가..

 

다소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오고 가는 산객들의 숫자는 많지 않았고..

덕분에 호젓한 산책기분을 더욱 만끽 할 수 있어 좋았다..

 

내 나이 이제 50, 지금 몸 담고 있는 직장에서 나의 역할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충분한 자생적, 시스템적 의사결정 체계와 한 사람의 판단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건전한 운영체제..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고 믿고 이해하는

조직분위기..그 때 비로소 10년 이상은 버틸 사업체가 되고 나 보다는 한참 젊은

친구들이 아이들 대학교 보내고 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벌이를 하면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그다지 빼어나지는 않더라도 손색없이 살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되는 것..

내가 이 회사를 떠날 즈음이면 어느정도 기초공사는 튼튼하게 될 게다..

 

나는 그 때 무엇으로 제 3의 인생을 꾸려 갈 것인가..

경제적으로도 한 15년은 벌이를 해야 하고..마음만 굴뚝 같지만 실제

집중하지 못하는 글쓰기..

 

매일 하루 세시간씩 1년만이라도 정말 심취해 보고 싶은 국선도 수련..

전국의 명산 즐기기..그리고 나만의 명상의 통한 영혼의 성숙과정..

하고 싶은 것은 참으로 많도다..하지만 다 갖추고 시작하려면 몇 생을

살아도 제대로 얻어내기 힘드니..우선 내가 지금 손에 쥔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진실에 충실할 뿐이다..그럴 따름이다..

 

전쟁 기념관과 앞산 케이블카가 있는 큰 골에도 물은 풍부하게 흐르고 그 물을 바라보는 50 중년의

마음도 요동치기 보다는 회고하고 정리하는 느낌의 흐름을 음미한다..

 

고딩시절 여름이면 하얀 교복입고 비 맞으면서도 너무나 좋아서

영화 친구의 장면처럼 내 달리고 내 달렸던 바로 그 장소다..

그 시절의 풋풋함을 같이 공유했던 사이..그래서 더욱 정겨운 벗과의 산행이

이토록 상쾌하고 좋은 이유이다..

 

지나가는 과객에게 부탁하여 얻은 같이 찍은 오늘의 유일한 사진..내 손을 거머쥔 친구의 손이

믿음직하고 고맙고 앞으로 기회될 때마다 조금 더 자주 이런 자리를 만들어 가자고 묵언으로 전한다..

그 느낌이 좋다..그래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즐거운 고민..행복한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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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bird - E.L.O.

The streets, the signs are pointing all one way
But you don't realise just what they say
You may fight (you may fight), you may run (you may run),
You may know (you may know) what you've done (what you've done)
Ah, It makes me feel so sad (makes me feel so sad)
To think what I might've had (what I might've had)
I watch the stars (I watch the stars),
I watch the sun (I watch the sun), now I watch for anyone
But it's only make believe.

You work (work, work, work),
You work, you work so hard, and then (work, work, work, work)
Someone, someone will come around again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You may think (you may think) it's for real (it's for real),
But you know (but you know) how you feel (how you feel)
The places that I go (places that I go)
Don't feel good anymore (don't feel good anymore)
I see it all rainbows in fall, I see her face upon my wall
But it's only make believe.

Fly away, bluebird, fly away for me
To a place somewhere far across the sea
Fly away (fly away), far away (far away),
Don't look back (don't look back), go today (go today)
The waves that crash upon the sand (crash upon the sand)
Another place, a far-off land (places far-off land)
And every day (and every day) I have to stay (I have to stay)
But you are free, you could fly away (fly away),
But it's only make believe.

Ooh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Ooh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Bluebird, bluebird, fly away for me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Bluebird, bluebird, fly away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work).

Bluebird, bluebird, fly away for me
(Bluebird, bluebird, bluebird, bluebird)

Bluebird, bluebird, fly away
(Bluebird, bluebird, bluebird, bluebird).

Bluebird, fly away, away, away
(Bluebird, bluebird, bluebird).

A bluebird, bluebird, fly away for me
(Bluebird, bluebird, bluebird)...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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