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망대에서 현미김치와 국선도 수련으로 통풍을 물리친 혜운의 모습입니다..
저와 집사람..사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둘이 같이 찍을 기회가 드물었습니다..
지리산의 바위는 설악산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설악산의 바위가 웅대하고 매끈하게 자태를 뽐낸다면 지리산의 바위는 수수하게 투박한 맛으로 정겹게 다가옵니다..
잠시 짬을 내어 호흡수련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있습니다..국선도 수련에서는 좌사법(坐思法)이라 합니다..
힘들게 힘들게 도착한 세석산장에서 지아비의 역할을 다하여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날 저녁 메뉴는 좀 깁니다..묵은지돼지참치고추라면된장찌게..
간단하게 잡탕찌게입니다..^^..옆 테이블의 젊은 커플에게 반을 덜어주었는데 진심인지는 몰라도
" 태어나서 이렇게 오묘한 맛은 처음입니다 " 라고 하더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제가 한번 만들어 드리지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갑니다..참소주 한 팩을 나누어 마셨는데 안주로도 기가 막혔습니다..
세석산장의 밤입니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증에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느낌으로는 엄청난 음기가 몰아치는 그런 느낌이었죠..
세석산장에서 하루 밤을 지내고 아침 다섯시에 기상하여 촛대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 일출장면입니다.
왜 지리산을 어머니 산이요, 모산이라 하는지 잘 보여 줍니다..그야말로 영기가 철철 넘칩니다..
촛대봉에서 장터목 산장으로 가는 길에 본 산군들의 은은한 자태..제가 지리산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실제 걸어 올라가려면 가슴 터집니다..^^) 꽃 단장 길이라 부르고 싶은 연하봉 가는 길입니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도착한 천왕봉 가는 길의 마지막 쉼터..장터목 산장입니다..
옛날에는 경남,전라지방의 사람들이 물물교환을 위해 이용했다는데 고도가 무려 1,600미터가 넘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우리네 선조들은 저렇게 삶과 고행을 같이 즐겼던 것 같습니다..
짚신 신고, 무겁디 무거운 지게짐 지고 그 힘든 길을 오르내렸으니..
빨리 가서 아침 지어먹어야지..배고프다..
아침밥 맛있게 지어먹고 커피한잔 진하게 타서 먹고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뒤돌아서 어제 우리가 함께 온 수십리 길..
그 산길을 되돌아 봅니다..솔직히 숙연해지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우리도 가끔씩 살아 온 지난 여정들을 이렇게
한번만이라도 되돌아보고 앞길을 다시 그려낸다면..인생이 참으로 복스러워질 것 같습니다..
지리산은 그냥 보기만 해도 그림이 되고 파노라마가 됩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 가는 굽이 경사길..
초록과 보라색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하잘 것 없는 것이라도 저렇게 조화로우면 다 아름다워지는 것을..동서고금의 옛 성현들은 그것을 자연에서 깨우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반야봉입니다..지리산 3대 봉우리는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을 칩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고어텍스 자켓을 입었습니다..
보고 또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산무리의 향연..
세번째 편에서 마무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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