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박 2일의 지리산 종주를 위한 대장정의 끝 부분입니다.
참고로 세석산장의 하룻밤은 너무 아늑했습니다. 일요일 밤이라서 그런지 190명 정원에 고작 20여명이 숙박을 했으니
넓기도 넓었을 뿐더러 코고는 분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늘로 통하는 문, 선계로 들어가는 문 정도로 해석되는 통천문입니다.
통천문 입구부터 천왕봉까지는 약 500미터인데, 거의 대부분을 박박 기어가야 하는 수준이고,
고도도 1815미터에서 1915미터까지 100미터를 올려야하는 가파른 코스입니다.
이날 아침은 유달리도 매순간 마다 기온변화가 심했습니다.
지리산은 그래서 한여름이라도 항상 방풍,방수되는 자켓을 준비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습니다.
아직 초가을인데도 군데군데 단풍이 든 모양새를 벌써 보이고 있습니다.
한가을이라면 정말 산이 불붙는다 했겠지요.
천왕봉 옆지기로 있는 만물바위상, 우연히 맨 왼쪽에 까마귀가 앉아서 자연스레 포즈를 취해주는군요.
까마귀는 절대 재수없는 동물이 아닙니다..우리 단군창세기 신화에도 삼족오라 하여 성물로 취급받는 동물입니다..
가파른 코스를 애면글면 올라와 천왕봉을 지척에 두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사실 사람으로 터져나가는 곳인데 인적이 그리
많질 않았습니다..그래서 가능하면 평일하루를 시간을 내어 천왕봉을 가시라고 권합니다..고즈녁한 분위기의 천왕봉은
정말 나누고 대화할 것이 많지만 사람으로 북적대는 천왕봉은 쉬이 감흥을 잊어버리게 만듭니다.
천왕봉 군상, 한 어르신이 바지를 내리려다 저에게 딱 걸렸습니다..^^
산행시간만 열 다섯 시간을 들여서 드디어 올라선 천왕봉..집사람의 말이 걸작이었습니다..일년에 네번씩만 오자고..--;;;
언제 지리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들의 이름을 좀 알아와야겠습니다..주위에 둘러쌓인 명산들이 즐비한데
산수화처럼 배경을 잡으니 몇몇 산외에는 이름을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올라선 저 곳이 실질적 지리산의 최고봉 Peak 입니다.
장터목에서 올라 온 길입니다..저희는 중산리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내려가기 싫었습니다..그냥 한 없이 앉아서 주위풍광을 돌아보고 끝없는 무한질문에 답도 해보고 지리산 산신과 얘기도
해보고 마냥 그러고 싶었습니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것 처럼 힘이 듭니다..깍아지른 벼랑이라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고만고만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내려가야 뜻하지 않는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 멀리 중산리가 보입니다. 천왕봉에서 약 5.4킬로이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천천히 가야 합니다..
내 한몸에 내 정신을 바로세우는 一身一心法의 正法~!
천왕봉에서 해보는 국선도 호흡은 정말 깊이가 있었습니다..
천왕샘에 도착해서 이정표를 봅니다..올라가는 코스로도 참으로 힘든 코스이지만 천왕봉을 가장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약 3 ~ 4시간 소요됩니다..설악산의 오색 - 대청봉 코스와 길이도 비슷, 경사도 비슷하며
굳이 누가 더 어렵냐고 물으신다면 지리산 중산리-천왕봉이 더 힘듭니다..왜냐구요..지금 그 코스를 내려오고 있으니까요..^^
거의 말라버린 천왕샘..정말 한번 시원하게 마셔보고 싶은 샘물이지만 인연이 안되나 봅니다..
개선문입니다..올라갈 때 보던 느낌하고는 많이 다르더군요..
개선문 바위 통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없이 좋았습니다.
법천계곡에서 천왕봉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코스와 장터목 경유하는 코스로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대부분 장터목으로 올라가서 일박하고 천왕봉을 보나 봅니다..담배 한 대 피면서 쉬는동안 스무명정도가 지나가는데
전부 장터목으로 가더군요..^^
검의 끝부분처럼 날카롭다 하여 칼바위입니다..
성삼재에 차를 두고 왔기 때문에 중산리에 도착하여 대중교통으로 성삼재로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중산리에서 진주가는 버스를 타고(1시간10분) 나가서 진주에서 하동으로 (1시간 내외) 하동에서 구례(40분)
구례에서 성삼재로 가야 한답니다..배차시간간격까지 따져 보니 잘 못하면 밤을 새겠더군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택시기사와 협의하여 10만원에 낙찰을 보았습니다만, 실제 소요시간이 택시로도
두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어쨌던 무사히 종주를 마치고 대구로 오는 길에 혼자 하는 산행보다는 부부가 또는 연인이
또는 친구나 동료들과 같이 오면서 힘든과정을 같이 한다면 없던 정이나 사랑도 새로 생기고 동료애의식이
훨씬 배가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혼자 종주산행을 하면 사진찍을 시간조차 아까워 휘리릭~! 찬물에 밥말아 먹듯이 오고 마는데 집사람과 함께 오니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듬뿍찍고 시간들여서 맛있는 식사도 준비하고 훠이훠이 다니는 맛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앞으로 혼자하는 종주산행은 접기로 했습니다.
집사람 덕분에 함께하는 산행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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