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서 술자리도 많았고 고민거리도 많아서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독한 마음먹고 굳굳하게 백두대간 5차 산행을 갔습니다.
금요일 저녁마저도 술이 알딸딸하게 먹었던터라 초반페이스를 잘 조절해야만 짧지 않은 코스에서 낭패를
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먹고 출발했습니다..
요즘 거의 매주 토요일 지나가는 88고속도로가 슬슬 지겨워지기도 했습니다만 앞으로도 대여섯차례는 더 지나
가야 지리산권역과 덕유산권역 종주가 끝이 납니다..
복성이재에서 한 이십여분 땀을 송글송글 흘리고 나면 드디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남한 최대의 철쭉 군락지이지만 요 근래의 이상기후 탓에 미처 피지 못한 꽃망울만 그득 담은
철쭉군들이 보입니다..화사한 맛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파스텔칼라 같은 은은한 맛이 있더군요..
가운데 민머리로 솟아오른 곳이 바로 봉화산입니다..
활짝 피어난 철쭉과 막 피어오른 망울..형님먼저..아우먼저..
제가 뭘 보고 있는지 보이십니까?..^^
은은한 파스텔색상으로 물든 철쭉 군락지..
철쭉 나무 사이로 열린 소담한 길..실제 걸어갈려면 고개를 낮추어야 합니다..
오히려 찔레꽃이 더 화사하게 순백의 화정미를 뽐냅니다..
컨디션이 별로였는데..서서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복성이재에서 한시간 10분여 걸린 봉화산..백두대간의 경유지임을 자랑스럽게 뽐내고 있습니다..
그늘 하나 없는 민둥산인데 누군가 심어놓은 어린 소나무가 그늘을 제공하길래 점심을 먹으면서 바라본 봉화산
제법 암릉구간도 있고 경사도 있는길이 재미있었습니다..발아래 꽃 폭탄을 준비하는 나무들이 연출하는 모습들..
미확인 비행물체 발견..이럴 줄 알고 고남산 중턱 비밀스러운 곳에 로보트 태권브이 비밀기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복성이재에서 네시간 남짓 걸려서 도착한 중치..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버스가 기다리는 마을로 약 5킬로를 걸어갑니다.
나무들이 희안하게도 왼쪽으로만 가지를 뻗었네요..꿀이 왼쪽에서 나오나 봅니다..
마을 언저리에 곱게 치장해 놓은 화릉..
지난번 화림사에서 보았던 삽살개의 미니어쳐 같은 복실이 개..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눈 망울이 꽤 강렬합니다..
다음 산행은 입산통제가 해제되는 지리산 중심으로 펼쳐 집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지만 가장 힘들기도 한 지리산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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