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땅에서 별도로 당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다닐 수 있는
등산코스중에서 가장 뛰어난 장관과 만만치 않은 체력, 준비를 요하는 곳이
바로 설악산 공룡능선이다..
더 힘들고 더 아찔한 코스로는 역시 설악의 용아장성이 있지만
법적으로 통제되어 있고, 실제로 날고기는 산꾼들도 힘들어하는 코스이다..
요즘에는 공룡능선을 잘 닦아놓아서 시셋말로 고속도로라 하지만
한 때 산꾼들의 로망이었던 곳이다..
코스는 마등령에서 희운각 직전에 있는 무너미고개까지 또는 역순으로
약 5킬로인데 오르내림이 만만치 않아서 최소한 4시간을 땀을 흘려내야
목적한바 이룰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박으로 다녀와서 실제 조망을 두루두루 살펴 볼
시간은 적었지만 그래도 명불허전..빼어난 곳이다..
준비할 것은 인당 2리터 이상의 식수와 충분한 간식,행동식이며
절대 무리해서는 중간에 탈진하기 십상이며 개인체력을 충분히
안배한 절제된 속도의 산행이 절대필요하다..
왜냐하면 공룡능선을 거쳤다고 산행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선대쪽이나 천불동 방향으로 적어도 3시간은 더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야 하는데 체력이 바닥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대구에서 저녁 9시에 버스타고 출발..새벽 두시 반에 오색 도착..
통제소 문을 여는 시간이 새벽 3시 부터라 몸을 간단히 풀고..
대청봉 찍고 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대피소(아침식사)-무너미 고개
- 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까지 총 12시간이 소요되었다..
새벽 3시에 오색약수터를 출발하여 대청봉 찍고 여명이 밝아올 즈음에 중청 대피소에서..추워서 잠깐 몸을 녹였다..
소청으로 내려가는 길에 속초시 방향..먼동이 트고 있다..
줌으로 당겨 본 울산바위 전경..참으로 멋지고 대단한 자연의 조화물이 아닐 수 없다..
공룡능선 초입부, 신선대이다..줄기줄기 솟아 오른 것이 꼭 공룡의 등뼈와 같은 형상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절경들..
저 때만 하더라도 팔팔했었는데..^^
중간에 빨간 점이 등산객들이다..가을 초입이라 사람들이 꽤 많았었던 기억이다..
아직은 체력이 남아돌지만 공룡이 그렇게 만만하게 등어리를 타게 내버려 두진 않았다..
잠도 오고..다리도 쬐금씩 후들거리기 시작..
말이 필요없다..그저 속 깊은 감동과 입술사이로 터져나오는 감탄이 있을 뿐..
이름 없는 봉우리지만 내가 상어대가리봉으로 이름지어 주었다..ㅎㅎㅎ
사람을 압도하는 바위군..
저런 곳에서 레펠 탄다고 하면..후덜덜 할 것이다..
깍아지른듯..그러나 한편으로는 교만하게 한편으로는 무덤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등뼈들..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았지만..생각만해도 장관이다..
더없이 푸른 하늘과 바위와 나무와 구름이 연출하는 빼어난 경치..공룡이 그렇다..
군데 군데 솟아오른 바위가 얘기하는 것은 몰라도 그 메세지는 확실하다..
땀 흘리지 않고 나를 즐길 수는 없으리라..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멀리 중청과 대청봉이 보인다..
천화대 방향을 보면 또다른 화려함이 빛난다..
마등령을 앞두고..체력은 거의 바닥상태..정말 잠이 밀려왔다..
그러나 마등령에 가면 마지막 남은 간식과 이슬이가 기다리고 있다..그거 먹으려고 다시 가야 한다..
저 푸른 하늘을 내 가슴에 담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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