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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백두대간(희양산구간)

작년 3월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벌써 14개월째 29차 구간을 가고 있다.

오늘의 구간은 은티마을에서 은티재-구왕봉-희양산-이만봉을 거치고 사다리재에서 마루금을 찍고

분지리로 하산하는 총 15킬로 정도의 산행구간이다.

 

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편에 속하지만 오르내림이 매우 심하고

밧줄타기가 지겹도록 이어지고 그 난이도도 상상을 초월하는 힘든 구간이다.

 

오늘 모인 백두대간 인원은 총 24명..

중간에 희양산에만 가는줄 알고 탑승하신 한 분은 산행시간이 8시간정도 된다는 말에

도망가 버렸다..

 

8시 40분에 은티마을 입구에서 출정식..

 

등고선만 봐도 오늘 산행은 더운 날씨에 땀 깨나 쏟아내야 할 코스임이 여실히 보인다..

 

 

이곳을 지나치지 않고서는 백두대간을 논할 수 없다..

어지간한 산꾼이면 다 막걸리 한 툭사바리로 피곤함을 달랬던 바로 그 장소이다..

 

난 저 표시석이 왜 저 자리에 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참 돈 쓸 곳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기념촬영은 한 컷 해야 한다..그리고 이사진이 오늘 남이 찍어준,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과 함께 했던

마지막 사진이 된다..ㅋㅋ

 

지름티재로 오르는 길에 펼쳐진 숲 속의 정경이 동화속의 그것이나 마치 누군가의 환상의 장소처럼 느껴진다..

 

지름티재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우움거림을 웅얼거리며 드디어 셀프샷이 시작된다..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파르고 곳곳에 아찔한 경사각에 밧줄이 없이는 등반이 불가능한 장소가 매우 많다..

 

희양산으로 오르는 길에 돌아본 구왕봉..

 

꽃 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아니지..돌위에 살짝 누워 있는데..떠나간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아~~~...희양산에 오르고 있지롱~!!

 

                                         밧줄 하나로는 모자라서 보조 자일처럼 두어개가 놓여 있다..

 

                                         지금이야 초여름이니 괜찮지만 겨울에는 바위가 얼어붙고 눈까지 쌓여 있다면 지난번 대야산 직벽구간보다

                                         더 힘들고 위험한 구간이다..

 

                                         밧줄 타기가 지겨우면 이렇게 암벽타기로 올라가도 되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경사각이 거의 6~70도로

                                         아차하면 밥숫가락 놓는거다..그냥 손바닥이 아파도 밧줄 잡는 것이 상책이다..^^

 

오르다 보면 별 희귀하게 생긴 나무들이 다 있다..혼자 잘 노는 것으로 보이는 특이한 형상의 나무이다..

 

                                         거의 마지막 구간에 놓인 90도 각도의 밧줄타기..물에 젖어 있어 매우 위험했다..

 

                                        거의 4~50미터를 연속으로 타고 오르다 보면 파김치가 된다..오늘도 만만치 않은 산행에 끙끙댄다..^^

 

희양산 가는 능선길에서 본 구왕봉의 자태..듬직하니 제 자리를 지키며 희양산을 이만봉과 함께 호위하며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구산선문에서 사월 초파일 딱 하루만 개방하는 수도도량 봉암사..

 

넉넉한 표정의 인심좋은 아저씨..

 

산에서 보는 꽃은 들이나 길가에서 보는 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더 맑고 소중하며 화장을 덜 했는데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느낌..

 

희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멋진 암릉길의 연속이다..걷기도 좋고 탁트여진 조망과 곳곳의 꽃들이 절묘한 앙상블을 연출한다..

 

참꽃은 더욱 붉으며 초록의 바탕색을 배경으로 싱그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연한 분홍이라도 이렇게 화사할 수가 없다..눈앞에서 마치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다..

어소세염..청허선사뉘임..환영함다..캬캬..

 

그렇다..정상석은 빼어난 필체와 화려한 품질의 비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수수함으로 주변의 경관과 매치가 되는 자연스러움이 좋은 것이다..

 

희양산과 청허..덤덤하니..자연스러움을 더한다..

 

정상석 바로 아래를 잘 살펴보면 멋들어지게 창조된 기도터..백운대가 자리하고 있다..

청허는 저 곳에서 무려 30분 동안 좌사법으로 사념을 털어내고 세상의 모든 빛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내려쬐이기를 기도했다..

 

그렇게 오늘 산행의 본산터인 희양산 정상석을 뒤로 하고..

 

낙락장송과 함께 허공을 휘이 저어도 보고..

 

그냥의 하늘과 바위만으로도 풍족한 자연의 베품과 그 미학을 찬양하고..

 

부끄러움 없이 희디 흰 자신의 속살을 내비치는 희양산의 솔직함과 고고한 지성을 흉내라도 낼 수 있다면..

 

선홍빛 저 참꽃처럼 매마른 마사토에도 절대미학은 엄연히 존재하니..

 

평행우주라 하더라도 매순간의 선택이 미래를 달리 그어가는 심오한 우주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저 성곽의 돌도 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체험적 진리를 숭배하고..

 

마침내 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인간의 도전과 창조의 정신이 살아 숨쉬메..

 

하나가 이쁘다면 다발로는 더욱 이쁘고 군락으로 승화되는 저 초롱처럼 나도 나의 깨침을 진실로 나누고 싶다..

 

중간에 야영장과 샘터에 잠시 들러 숨을 몰아쉬었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희양산의 구조..거대한 봉황이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다..

 

시루떡..아니..시루봉..역시 배가 고파서 여기서 김밥 두 줄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급할 것 없이 천천히 걸어도 잠시면 희양산은 저 멀리 달아난다..

 

평범하지만 재미있는 산길이다..

 

저 틈새의 간격이 얼마나 되어 보이는가..

인생이란 것..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무서울 수도 재미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오른 쪽 아래 등산화가 힌트가 된다.

결국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계도하고 이끌어 주는 것이 인생의 도우미요..선생이요..친구요..스승이 되는 것이다..

 

자연이 빚은 이 암벽이 오히려 인공적으로 만든 느낌도 가끔씩 든다..

 

희양산의 왼쪽 날개에 해당되는 이만봉..씨름선수 이만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지나쳐 바라 본 이만봉..초록과 푸른 하늘의 대비가 너무나 아름답다..

 

아주 저 멀리 대야산이 보인다..

 

다음 구간에 타게 될 백화산 구간이다..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오늘의 마루금은 은티재에서 여기까지..이제 하산할 시간이다..

 

이름하여 산딸기고..복분자 열매이다..조금 있다가 따면 요강을 뒤집는다..그래서 복분자다..클클..

 

고된 땀을 씻어낸 웅덩이..물은 그다지 차지 않았고 물의 품질도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언강생심..이렇게 씻을 수 있다는 것이 복이다..

 

30도를 넘었던 무더위 때문일까..꽃들이 풀이 죽어있다..

 

선두기준으로 여섯시간 30분, 후미기준으로 여덟시간 30분이 소요된 절대 쉽지 않은 코스..

앞으로의 코스가 대부분 이런식으로 거리는 짧지만 엄청난 체력과 인내와 땀을 요구하고

날씨도 더워지는 시점이라 진짜 백두대간 타는 사람들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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