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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지

직장동료와 함께..산성산을 가다

 

 휴가도 이틀 있으면 끝나고

 이 더운 폭염에 다시 출근할 생각을 하니

 답답하지만, 그래도 내가 출근하여 일을 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름 큰 복이요..즐거움이라..

 

 회사 간부들에게 간단하게 산행이나 하자고 문자를 보냈더니

 염색부서장을 맡고 있는 정용학 차장만 구미에서 직접 차를 몰고

 나타났다.

 

 고산골 관리사무소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아침 여덟 시..

 집에서 7시 15분쯤 나섰는데 도착하니 50분이 되었고 정차장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혹여나 추가로 더 올까 싶어서 20분여를 커피 한 잔 하면서 기다렸으나 오지를 않았고

 확인차 전화를 하는 자체가 휴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까 싶어서 바로 출발했다.

 

 오늘 산행코스는 여러 명이 오면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약 4시간짜리 힘이 드는 코스였지만

 결과적으로 세시간 조금 못 걸려서 종료하고 간단하게 막걸리 한 병과 정구지 찌짐..국수로

 하산주를 대신했다..

 

 높은 습도에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치는 코스라 정차장이 땀으로 목욕을 한다..

 아마 십전대보탕 한 그릇 가뿐하게 마신 보약효과를..

 

 정상부위에는 안개가 잔뜩 끼여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도 매우 드물었다..

 

 한시간 30분만에 산성산 정상에 도착한 정용학 차장..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내가 할 일은 부서장들이 120%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어려운 의사결정 신속히 해주고

 대형품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챙겨주는 것이다..그리고 가끔씩 술 한잔 하면서 하소연 들어주고 해결해주고..^^

 

 이날 정차장이 가지고 온 복분자 음료수는 정말 천상의 맛이었다..복분자..아..아..

 

 나도 지난번 지리산 등산화 굴욕사건이후 아픈 발목이 걱정이 되었으나 다행이 별 탈은 없었고 며칠 째 계속 된 술자리에 쌓인

 피로와 찌꺼기가 쏴악~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땀은 많이 흘렸지만 정말 상쾌..통쾌..유쾌..

 

 안개비에 이슬을 촉촉히 머금은 달맞이 꽃의 모습이 너무 청초하다..화려함보다는 이런 곳에서 저런 소박한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우리 들꽃 산꽃 야생꽃들에게 나는 늘상 배우고 존경심을 보낸다..

 

 흔하디 흔한 나팔꽃을 닮은 메꽃..정말 이쁜지 아니한가..

 

 이제 내려가는 시간..

 

 다음 휴가 때 (아마..추석 전후가 되겠지만) 집에서 나서서 저 비슬산까지 종주를 할 생각이다..

 총 거리는 약 27킬로에 아홉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다..같이 갈 사람..요이..요이  모이라..

 

 미래를 내다보고 조성한 전나무 군락..가을이면 잣축제가 벌어진다..청설모도 다람쥐도 운 좋은 산객들도 입에 저마다

 잣을 물고 오물거린다..

 

 얼굴도 씻고 잠시 휴식차 내려 선 계곡..계속 내린 비에 수량도 풍부했고 물도 제법 시원했다..

 한 이십여분을 이 곳에서 담배도 한 대 피우면서 쉬었다..

 

 내가 머리를 쳐박고 머리를 감았던 물이다..그리고 머리를 흔들면 온 몸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내려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런 가까운 곳에 이런 계곡을 즐길 수 있다는 자체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기분 좋게 이십여분을 쉬고 일어선다..

 

 중간 중간 작은 폭포도 있고..물소리도 제법 장쾌하니 시원스러웠다..

 

 늘상 다니던 곳이지만 오늘은 왠지 더 새삼스럽게 친근하고 소중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

 

이끼 옷을 입고 나 봐주세요 하면서 자랑하는 나무..충분한 습기가 이 계곡에 있다는 증거이다..

 

좀 더 많은 간부들이 함께 했으면 이 알싸한 기분을 누릴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