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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명리학 이야기(19편)

 

 

 

지금 청허가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나름 욕심 없이 해 오면서

우리 한국의 중소, 영세기업의 대표나 오너 들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반드시 버려야 할 몇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내나 해외나 글로벌한 대기업의 경우에는 주지하시다시피

대기업에 걸 맞는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개별 조직원이

하나의 팀 단위나 사업부 단위로 묶여져서 자체적인 역할과

목표, 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일부 문제가 있는 대기업들은 소유주 위주의 전횡적인

제왕적 운영체계를 돌리기도 하고

 

부 사업부 단위들의 중복적인 업무가 겹치면서 불필요한

인력, 자금의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 대부분의 대기업은 마치 개별 인원이

하나의 부속품 역할을 하는 것이고

창출되는 거개의 이익을 나누는 곳도 있지만

 

투자라든지, 연구개발비용이나 이익잉여금으로 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에서 당기 손/이익을 부풀리거나 줄이거나 몇 년에 걸쳐서 나누는

분식회계, 소유주나 핵심관리자의 뒷돈을 마련하기 위해 교묘한

비자금으로 전횡하는 경우를 자주 보고는 한다.

 

그래도 결정적인 시황이나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나

천재지변 등의 변수가 아니면 꽤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대다수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생존력이 높고

이름에 어울리는 고 연봉을 주면서 한편으로 하청업체나

협력업체의 고혈을 쥐어짜는 고리타분한 전세대적 운영을 한다.

 

어쨌든 이익의 창출은 기업의 존재이유요 생존동력이기도 하고

기업의 형태나 규모를 떠나서 지상목표이기도 하다.

 

청허가 대기업에서 유유자적 근무를 하고 있으면서 접해 보고

직접 경영지도도 해보고 또 몇 군데에서 직접 근무를 해 본 경험상으로는

 

기업은 소유주의 창업, 발전,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초기의

설립목표나 창업정신을 그대로 이어가는 기업은 어지간한 위기나

어려운 환경이 닥쳐도

 

내실을 다지고 사람을 보완하고

기술을 개발 적용하는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람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왜 수 없이 많은 고학력, 화려한 스펙의 고급인력들이

대기업을 지향하고

 

알차고도 괜찮은 중소기업들이 있음에도 도매금으로

중소기업의 나쁜 이미지를 쏟아내는 덕분에 회피하고

꺼려하는 중요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거시적이지 못하고 눈앞의 현상에 흔들림이 많다는 사실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희일비하는 허약한 체질이라는 것이고,

 

둘째 소유주가 회사 전체가 마치 자기 자신의 전유물인 것처럼

행동하고 운영한다는 것인데,

 

경상도 말로 내키고 꼴리는 대로 사람을 내치고 받고

다시 견제하고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국내나 해외나 조직의 우수한 운영 시스템에 적응된 수 없이 많은

대기업 출신 간부나 임원들이

 

거의 100%에 가깝게 중소기업에서 일 년 이상을 버텨내기가 힘든 이유는

이러한 개인회사의 개념이 너무나 강한 조직문화, 운영법칙에 기인한다.

 

세 번째가 지인위주의 운영이다.

 

대구, 구미에 있던 그리고 전국에 걸쳐 마찬가지로

사장은 아들,

사위는 경리 자금담당,

이는 이름만 걸려 있고,

부인은 비상근 이사로

누나는 사내 식당 운영,

삼촌은 구매 담당

그리고 자신은 회사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 같지만

 

지분의 대다수를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한

가족 패밀리로 운영하는 방식이 꽤나 많다.

 

물론 독일이나 스웨덴, 대만과 같이

패밀리 위주의 회사운영이 가지는 장점은 너무나도 많다.

 

그들은 검증된 나름대로의 시스템을 가지고

능력과 그릇을 충분히 만드는 과정을 거쳐서 중요 업무를 맡기 때문에

 

스펙의 화려함은 물론

내가 주인이라는 의식의 자연스러운 확보로 엄청난 장점을 발휘한다.

 

그리고 능력 있고 명망 있는 인사들을 과감하게 기용하여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배치하여

 

그들의 전문성을 120% 활용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패밀리 그룹이라 해서 여타 다른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동종업계의 경쟁업체에 전혀 밀리지 않고

 

더 확실한 기술/자금/경영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국내에서 종업원들을 가장 우대하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많은 중견/중소기업 CEO들이 있다.

 

내가 만난 그들은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낸 근본 동력이 바로 어려울 때 자신을 지켜 준 것은

 

거래은행도 아니요,

거래업체도 아니요,

 

바로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직원들이었고

 

그들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간신히 이겨내니

비로소 오늘과 같은 아주 괜찮은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굳게 믿는 분들이다.

 

존경하는 수준을 넘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고

이겨낸 자신감과 따뜻함, 그리고 강인함을 갖춘 분들이다.

 

지금은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국내외의 유명

초일류기업들도 처음 시작할 당시 조촐한 규모로

시작했을 때

 

그 회사들이 운영된 핵심 포인트들을 보면 창업자나

그 가족들이 지니지 못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인재들을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자신의 사주평가를 통해서 뛰어나게 잘하는 장점은 극대화를 시키되

모자라고 미흡한 부분은 얼마든지 외부의 힘이나 주변에서

 

필요한 지원이나 내용을 들여와서 채워나가면 선천적 사주의 영향보다는

후천적 개선, 발전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곤 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많은 우리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넉넉하지 못한 자금사정,

기술의 부족, 인력의 부족 등으로 보다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심지어 조그마한 외부의 충격에도 부도가 나고 인력이 빠져 나가고

 

간신히 확보한 핵심기술들이 통째로 날아 가버리는

경우를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사뭇 다르지만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80년대 초의

한국의 행정수반들을 보면 지금 봐도

참으로 훌륭한 인재들이 많았었다.

 

버마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인해 숱하게 많은

그 분들을 잃어버린 것은 아무리 안타까워해도

더 안타까워지는 한국의 손실이요,

 

만약 그런 사건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의 깊이를

더하는 사건이지만

 

그런 인재들을 중용하여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당시 대통령의 용단은 참으로 범인들은 쉽사리 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지만

어쨌든 청허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은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점진적으로

속도를 내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

강견(강하고 튼튼한)기업으로

성장을 해야 우리의 자식세대들이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 이루어진다고 굳게 믿는다.

 

사주평가에서 내가 모자라고 없다면

내가 없고 모자란 부분을 채워 넣고 보완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면서 다리 사이로 신발을 내려치면서 정신줄을 쥐었다

놓았다 하면서 통곡하는 좌절이 아니라

정확하게 보고 채워 넣는 노력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면

 

이 우수한 인문학이 뚜렷하고도 현실적이며

뜬 구름 잡는 허황한 구태의연한 옛날의 학문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즉시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사구시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요 근래 사회면의 기사를 통해 자주 접하는 내용이 자살인데

실제 근래 몇 년간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계속 OECD 국가들 중에서 항상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가 경탄해마지 않는 놀라운 속도의 경제성장과

나 자신도 불과 30여 년 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우리네 대한국민들의 삶의 외형적인 질은

가파른 속도로 올라왔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내면적 삶의 질이나 행복,

그리고 미래의 가늠지수라고 할 수 있는

실제 청년 실업률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든다.

 

소나타라는 승용차가 처음 나왔을 때가

80년대 후반으로 기억이 되는데

 

대부분 그 당시의 중산층들은 자가용이라는 개념이 희박했었고

일부 중산층들이 가장 애용하는 차는

엑셀, 프레스토, 르망 그리고 기아의 프라이드였다.

 

소나타는 대기업의 중견간부나 임원들의 차량이었고

 

2CC 엔진을 단 몇 몇 안 되는 국내의 고급 승용차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그랜저나 동급의 차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집은 사글세를 살아도 차는 수입차나 소나타급 이상을 몰아야 한다는

사회적 묵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런 외형적 화려함 뒤에 숨어 있는

 

10년 연속 자살률 1,

인구 10만 명당 거의 29명에 해당하는 자살인구,

 

그리고 무엇보다 해마다 증가하는

20, 30대 자살 수는 해마다

 

군대의 일개연대 급에 해당하는 2,200명 이상이고

 

최근에는 노인들의 자살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뭔가를 얻기는 얻었는데

 

뒤로는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은 허전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미국에서 해마다 일어나는 끔찍한 총기사고와 같은 비극은

상대적으로 없고 치안도 꽤나 괜찮은 상태인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사주분석 관점에서 보면 자살을 하는 사주가 따로 있는 것일까?

 

원래 팔자에 자살을 하게끔 운명을 타고 태어난다고 해석을 한다면

이는 시대에 편승한 고무줄 식 잣대이며

 

청허는 단언하건대 자살을 할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주는 없다고 단언하고 싶은데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자살을 할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주는 없어도

그런 위험에 노출된 사주구성을 타고 태어나거나

 

대운이나 세운에서의 운세에서

본인의 체가 극히 약해지고(극을 아주 심하게 받거나 설기를 당하거나)

 

평소에는 나를 도우는 역할을 하는 편인, 인수가 너무 지나칠 때,

배우자와 자식과의 이별수가 겹칠 때,

명예, 사업, 직장, 건강 등에서

 

심각한 충, (특히 삼형)이 중복으로 겹치고 하게 되면

이런 삶의 포기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원리에 충실하게 해석을 한다는 전제하에서

대부분의 경우 미리 예측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정신병원에 다니고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가고

정신과치료를 받고

 

에 좋다는 보약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먹어도

 

정신적으로 휑하게 비어버리는

자기 상실감을 완벽하게 제어해 주는 방법은 기실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심한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나 공포증에 처방되는

 

화학적 요법치료(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개선은 이루어질지언정

 

그 사람이 처한 주변 환경이나 정신적 공허함의 원인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처방은 미리 그 사람의 운세 흐름을 알고

그 시기가 닥칠 조짐이 보인다면

 

그에 맞는 인생처방이야말로

이 사주명리라는 인문학이 지닌 인간의 가치 상승에

참으로 훌륭한 대안이 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서 보자.

甲寅/乙卯/己丑/辛亥(정기)로 구성된 남자라면

일단 사주 구성에서 관살혼잡태과에

일간()이 매우 약하고

여기에 양인이나 월령도 얻지 못하고

12운 구성도 쇠약한데다

 

신살의 구성도 길신, 길성이 거의 없는 구성이 되니

참으로 허약한 명이다.

 

거기에 대운의 흐름도

내 자신에 힘이 되는 인수, 편인, 겁재, 비견의 10년 대운이 없고

나를 설기하고 극하는 정관, 편관, 정재, 편재, 상관, 식신 대운이 이어지고

 

어느 한 대운이 비화되어 그 힘이 엄청 강해지는 해에

 

안그래도 약하고 초라한 내가

 

세운에서 또다시 나를 누르거나 극하고

힘을 소진시키는 운이 들어오고

 

그 전후에 배우자나 자식, 직장, 명예와 관련해서

심각한 충돌이나 이별, 좌천, 실직, 손재수, 관재, 소송 등이 겹친다면

이 사람의 자살확률은 그렇지 않은 해보다는 월등하게 높아진다.

 

이런 사람에게 적절한 약물,

정신상담 치료나

가족들의 따뜻한 위로는 참으로 큰 힘이 될 것이고

 

혹 훌륭한 친구나 지인, 종교의 도움이 있어

이 고비를 이겨낼 수 있다면

 

최소한 한 사람의 소중한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돌려 세우는 순기능을 할 것이다.

 

실제 상담을 한 사람들 중에 위에서 예로 든 경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의 사람을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

 

그 때가 모내기가 한 참인 오월 초였는데 사주만 봐도

그냥 그 안타까움이 전해져 오기에 보통은 원거리에 있으면

메일로 작성한 내용을 보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전화 통화나 메일로 추가 설명을 해 드리는 편인데

도저히 청허의 양심상 그럴 수는 없어서 사는 지역을 물었더니

 

지리산 근처라고 해서 실제 없는(?)시간을 쪼개어 털털 거리는

프라이드 디젤을 몰고 다녀 온 적이 있다.

 

만나 본 그 분은 나이가 나와 동갑인데

한 다섯 살은 더 들어 보이는 초췌한 인상에 같이

커피 잔을 드는데 이미 수전증이 심각해 보였다.

 

그 분이 어떻게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나 자신도 전문적인 심리상담교육을 받지는 않았기에

어떻게 풀어 주어야 할지를 잘 모르는 조금은 어색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가져간 간명 파일을 꺼내 놓고 잠시 주저하다가

 

참 세상 X 같습니다. 그죠?”하고

툭 한마디를 던지니 나를 물끄러미 보던 그 분이 빙긋이 웃는다.

 

그리고 털어놓는 사연들,

 

재작년에 실직하고

작년에 처는 집을 나가버리고

 

아들 하나 있는데 연락두절 된지 반년,

친척들은 전국에 있긴 있는데 왕래는 거의 없고,

 

그나마 직장동료들이 몇 몇 있는데

어찌 된 셈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그 흔한 길흉사 고지도 하나 없고,

 

올해 초부터 바닥을 보이는 통장잔고에

원래 못 먹는 술을 한 병 두 병 마시다 보니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판국에

 

새벽마다 위궤양의 고통은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들고,

 

뭐 이런 신세한탄을 듣고 있는데

 

이 분을 소개해 준 지인(과거 수련단체 동기)이 찾아왔다.

 

손에는 베지 밀 한 박스.

 

내가 봤던 사주상의 나쁜 상황보다 훨씬 더 상태가 심각했다.

 

잠시 두 사람끼리 이야기를 나누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가치 빼물었다.

 

남쪽으로는 멀리 반야봉 엉덩이도 보이고

성삼재 에서 세걸산까지 장쾌한 지리 산맥이 눈을 시원하게 해 주고 있는데

마음은 오히려 더 불편해지고 있었다.

 

이거 괜히 온 거 아닌가?

시간도 시간이지만

 

사실 이렇게 곤란한 지경에 처한 사람을 단순하게

사주 좀 본다고 와서 해 줄 이야기가 뭐가 있겠으며

무슨 얘기를 해 준들 나이들대로 든 이 사람을

내가 Jesus Christ Super star도 아니고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깊이 들었다.

 

담배를 비벼 끄고 그래도 농촌 표준주택으로 지은 다소 어색한 반양옥식

마루에 다시 들어서니 소파에서 얘기를 나누던 두 사람의 표정이 사뭇 더 심각하다.

 

그리고 내가 다시 앉으면서 딱히 더 해 줄 이야기도 없고 해서

작년에 내가 힘들었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따뜻한 남쪽 섬에서 1년간 살았던 이야기,

모직에서 근무했었을 당시 몇 몇 폭행 에피소드,

여자 이야기,

그리고 작년의 수술 이야기,

어렵사리 마음고생 했던 얘기들을 술술 털어놓으니

 

처음에는 건성으로 끄덕 끄덕하던 이 분이 진심으로

내 얘기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한 이십여 분 듣더니 부엌으로 들어가서 소주 댓 병을 꺼내온다.

 

그리고 새우깡과 냉장고에 있던 데친 두릅을

안주로 셋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저녁 늦게까지 계속했다.

 

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와 동년배의 이 분과 수련동기였던 지인이

제법 불콰하게 술이 취했고

 

그 날은 결국 텅 빈 그 집의 마루와 안방,

쓰지 않고 비워 둔방에서 각각 골아 떨어져 자고

 

다음날 새벽 일찍 88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 분은 결국 세 달이 지난 뜨거운 여름날 집에 가져다 놓은

농약을 마시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더운 날씨에 시신이 부패 할대로 부패해서

그 악취 때문에 근처의 이웃이 발견했다고 한다.

 

당시 그 분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내가 무슨 이야기를 건네고 어떻게 했는지는

지금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들이킨 술 때문에 횡설수설 했을 수도 있고

또 술김에 반어법을 실어 머라고 잔소리를 했던 것 같은 기억도 있다.

 

그 분의 사주구성과

8세 단위로 바뀌는 대운,

그리고 세운이 그랬는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7월의 월운조차도

모든 운세가 기운을 빼고 극함이 매우 강했던 사주에 운세구성이었다.

 

결과가 좋았으면 참으로 다행이었겠으나

사람의 생명까지 어떻게 할 수 없는 무력함에

나도 한동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청허의 사주도

작년 갑오년을 기준으로 보면

 

원래 사주구성이 관살이 혼잡 되어 있고

매우 태과하며,

 

작년은 겁재 대운이긴 하지만 강력한 편관 운에 양인이 겹쳐 있으니

그 흉의 강도로 말하자면 그냥 죽어나갔어도

사주구성상 당연한 결과로 비추어질 정도로 나쁜 운이고

 

올해 을미년도 정관 운이니 혼잡의 흉이 더욱 가중되고

未戌 刑까지 겹치니 나쁜 운의 연속이다.

 

올해나 내년까지는

청허가 언제 죽어 나자빠져도

역학적으로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사주구성이라는 얘기이다.

 

실제로 작년에 무릎 수술을 하고 병원에

거의 3주 가까이 누워있을 때는

 

통증이야 그렇다 쳐도

내 신세가 왜 이런가 하는 비관 때문에

 

병원 5층 창문에서 내려다보는 주차장의 바닥이

내가 몸을 던지면 아주 편안하고 푹신한 쿠션 역할을 해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명리를 공부하는 입장과

내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몇 년이면 아흔이 되시는 어머님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

 

그리고 내 하나 믿고 시집와서 살고 있는

집사람을 생각하면서 그 아찔한(지금 생각해보면) 유혹을

능히 이겨내긴 했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청허는 없을 수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사실 그런 것이다.

 

생과 사의 갈림길은 외부적인 요소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요소도 있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은

 

그 순간의 갈등에 무너지느냐,

이겨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청허가 아직 여물지도 않은 각종 우주론을 들먹거리면서

이 사주 명리의 중요함을 언급하는 이유가

 

매순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존재와

내일의 품질과 품격과

내년의 그것들이 방향성을 잡기 때문이고

 

이러한 자유의지를 충분히 반영한 개념의 우주론,

물질의 구성 및 작동 기제와 연결시키려 하는 의도가

이 사주 명 리 학 이야기의 출발의도이다.

 

우리는 매일 매순간 선택과 실행과 갈등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다음 순간을 준비하고

 

의식을 하건 의식을 하지 않건 그 트랙을 걸어가고

다가오는 다양한 주변 환경의 변화를 겪고 쳐내고

뚫고 좌절하고 이겨내고 힘들어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다양한 군상의 모습들이 곧 우주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이론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Landscape universe(경관 우주론)이다.

 

- 계속 -